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서진 Oct 05. 2024

애니메이션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상글 #1

한줄평: 현대판 <미녀와 야수>
지나치게 생략된 서사는 호불호를 남겼지만 노래만으로도 황홀한 감동을 준다.

개인적인 평점 8.7 / 10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다.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등 이후로 오랜만의 작품이었다. 각본을 처음으로 감독이 직접 작성했다길래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서사는 나쁘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구멍이 뚫려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매끄럽지 않다 보니 등장인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설프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연출도 뚝뚝 끊기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점 때문에 오히려 가볍게 볼 수 있었고, 애니메이션에서 추구하는 영상미와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연출과 노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을 정도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서사의 아쉬운 부분을 충분히 채워줄 만했다. 그래서 서사의 흐름이나 주제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연출과 노래 때문이라도 보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이 영화를 집에서 본 게 아쉬울 정도였다. 감독의 독특한 애니메이션 스타일과 노래에 어울리는 색감, 그리고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대비를 통해 연출을 극대화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호소다 감독 작품에서 항상 드러나는 주제는 "정체성"인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벨이 가상 세계의 모습과 현실 세계의 모습 사이의 괴리,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용 역시 트라우마와 분노를 극복해 나가며, 벨의 여정과 맞물려 서로의 성장을 이끌어낸다.

    재미있는 점은 정체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 즉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 익명성에 가려진 자유와 책임 등 다양한 주제를 영화를 통해 조금씩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결국 정체성과 자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나 자신은 누구인가", "너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라" 등 존재의 본질에 대해 우리에게 묻고 찾아가 보라고 말한다. 정답은 없겠지만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이 될 뻔했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후에도 '호소다 마모루'가 남아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추신: 감독은 고래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생각나는 건 덤.
작가의 이전글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