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09. 빛 뒤의 겨울

by 한서진



거리엔 벌써 크리스마스 불빛이 켜져 있다
어쩐지 오늘은

유난히 마음이 가라앉는다.


반짝이는 거리에서
누군가는 손을 마주 잡고
누군가는 함께 웃고
나는 잠시 멈춰 서서
흐려진 마음을 붙잡고 있다


기억해보면
겨울은 늘 작고 조용한 상처들을
빛 뒤에 숨겨두는 계절이었지


빛이란 게 원래 그런 걸까


누군가에게는 기쁨이고
누군가에게는 위로이고
누군가에게는 행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다시 걷게 하는 작은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겨울밤의 차가운 공기 위로
트리 불빛이 번져 나가고
그 불빛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어쩐지 내일을
조금은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From: 조용한 밤에도 빛을 기다리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