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복되지 못한 끝

시: 끝에 찍힌 흰 점

by 파선

언니, 흰머리가 되지 못한 한 올이 있어.
네 손가락에 감겨서 잘 보이지도 않아.
정말 끝에 흰점이 찍혔네.
검은 머리 지망생이었을 수도 있지.


색이 다 빠져 하얗게 세면, 물들이기 좋을 텐데.
언니 색이면, 더 예쁠지도 모르지.
나는 그 말을 들으며 한가락 하는 새치들 사이에서도
차마 굽을 줄 몰랐던 머리카락의 가엾은 종말에 대해 생각했다.


끝을 보는 이가 누가 있다고.



네가 뽑은 내 머리카락 끝은 점처럼 하얗게 변해 있었다.
잘 보이지도 않아서, 굳이 뽑아야 하나.
새치는 뽑아도 아프지 않다고 하던데, 이건 아플까.
백발이 되면 뽑는 것도 아플 것 같고, 어차피 뽑지도 않을 거고. 그러다간 전부 뽑고 말 테니까.
새치가 검은 머리로 끝까지 버텨보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발견되지 않았으면, 흰 부분까지 수복했을지도 모르는데.
거의 막바지였는데, 아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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