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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끔 Jun 13. 2023

무계획러가 여행다니는 법

MBTI P 98%


때는 2022년 2월 언저리....



모든 대학 생활에 지친 나는 도피성으로 휴학을 때렸다.




나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아침형 인간임에도 매일 새벽까지 게임하고 (레인보우 식스 시즈 1500시간을 기어코 찍었다.) 인생 처음으로 하고 싶어졌던 게 없던 순간. 나는 그저 침대에 누워 유튜브나 주구장창 보고 있었을 뿐이다.






게임폐인으로 살던 그 시절 .. . * 나 아님





그때, 나강님의 스페인 여행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강님의 자유로운 여행 스타일



나강 NAkANG


https://www.youtube.com/channel/UCisYbbOKLN32oQ-lLJcBabA




나강님은 여행가로서 블로거 / 유튜브를 하시는 분이다. 한 나라를 약 3개월간 장기 여행하신다. 곳곳의 소도시들을 둘러보기도 하고, 호스텔에 묵어 항상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신다. 러닝을 뛰며 체력 관리도 하고, 틈틈이 책을 읽으며 자기 계발도 하신다. 나강님을 보면 자신만의 여행을 개척해 나가는 게 참 멋있다고 느꼈다. 영상을 보면 자신이 발이 닿는 대로 자신의 길이 개척되는 것이 보였다.




나는 저렇게 나도 저렇게 여행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자유를 갈망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무작정 스페인 여행 간다고 선언을 때리고 1년간 1000만 원을 모았다.





그리고 2023년 1월, 여행 2주 전이 되었다.


그 사이 나는 남자친구가 생겨 정신없게 놀러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내 한 달 여행은. . . .  








놀랍게도 아무 계획이 없었다!









P 성향 90%인 ENFP가 여행 가는 법





나의 mbti는 enfp이다. 그중에서도 p 성향은 98%의 결과도 나온 적이 있을 정도이다. 휴학하는 1년간 여러 번 여행 계획을 세우려는 시도를 해보았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다 보면,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일 뭐 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내가 한 달을 어떻게 미리 살지?!라는 생각에 계획하다 말고의 반복이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을 어떻게 예측하는가?




그리고 아주 최소한의 계획을 세우고, 떠나버렸다. 

그 결과는. . . 대만족! 

너무 부족한 계획을 들고 여행을 간 후기는. . .



더 계획하지 말고 갈걸! 








계획하지 않았기에 할 수 있었던 것들




1. 계획하지 않았기에, 그때그때 우연히 기회가 찾아올 때 바로잡을 수 있었다.







내 인생 최고의 풍경





바르셀로나에서 인도 친구가 스쿠버다이빙할 계획이라며 따라갈래? 하길래 바로 따라갔다. 그리고 나는 천상의 기회를 얻었다. 다이빙하러 아침 일찍 해변 열차를 타다, 내가 사랑하는 분홍색 일출을 보게 되었다. 어느 블로그에도 바르셀로나 해변 기차를 아침 일찍 가면 핑크색 하늘의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적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누군가 블로그에 가봤던 다른 사람의 경험을 쫓는 경험이 아닌, 내 스스로 직접 길을 개척해나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광경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것이어서 내 마음속에 더 벅차도록 기억된다.





테이다섬의 꼭대기에서





 테네리페 3000m 고도의 

테이다 산을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테네리페 테이다 산맥 근처에서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2. 진짜 스페인을 여행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사람들은 계획을 짜고 또 계획을 위한 계획을 짜는 동안,
 그들에게 유일한 시간이자 자산인 '현재'를 헛되이 흘려보낸다.
- 블래즈 파스칼 - 






 한국에서 오신 관광객분들의 특징이 있다. 바로 계속 폰을 보면서 계획을 짜는데 시간을 엄청 쓴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사실 그 시간은 한국은 여행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한국인들의 블로그를 보고, 다른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획일화된 루트로만 가면, 그것이 진정 스페인을 여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해외여행에서 폰을 놓고, 현재를 자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신기한 것들이 많이 보인다. 바닥 타일은 왜 이런 모양인지, 이곳 태양은 왜 이렇게 따사로운지, 사람들이 왜 벤치에 앉아서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지, 궁금한 게 참 많아진다! 그러면서 그 나라를 진정으로 느끼게 된다. 나는 이러한 경험들이 나의 견문을 정말 많이 넓혀주었다.








내가 유일하게 대비한 것들




첫 번째, 비행기 표를 6개월 전에 예약해뒀다.




비행기는 무조건 미리 예약해라! 환율이 오르기 전에 비행기 표를 구매한 나는 스페인 왕복 비행기를 7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다. 심지어, 아부다비 경유 여행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에티하드 항공에서 무료 호텔 제공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다! 비행기를 미리 예약함으로써 이득을 너무 많이 본 탓에, 비행기는 무조건 6개월 전부터 스카이스캐너를 계속 찾아보길 권장한다.




두 번째, 2주치 숙소를 예약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나는 이 선택을 후회했다. 그때그때 계획을 변경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라나다에서 머물 때는, 영상 5~10도의 날씨였다. 저녁에는 영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원래 그런 동네가 아닌데, 1-2주 만에 급격히 날씨가 구려졌다고 한다. 한마디로 예측하지 못할 문제였다. 고산지대이기에 바람도 많이 불고 하늘은 항상 우중충했다. 날씨가 안 좋았음에도 숙소에 머물러야 하는 기간이 남아있었기에, 함부로 탈출하기 어려웠다. 나는 이 기억이 참 힘들었었다.




세 번째, 대강의 머물 기간을 짜두었다.



나의 대강의 여행 계획



나는 그래도 도시나 지역별로 며칠씩 머물 것인지 정했다.  대충 블로그나 구글링 또는 유랑 카페에서 정보를 뒤지면서 다른 사람들의 코스를 모방하면 된다.  이렇게 큰 틀을 잡는 것은 나의 여행의 중심점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이렇게 틀을 잡지 않았으면 이 사람 저 사람 따라가느라  동선이 정말 개판이 되었을 것 같다.  




나처럼 '나'를 위한 여행이라는 테마로 큰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수정해가면서 움직이면, 최고의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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