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타워>를 읽고, 도쿄에 가다
일본은 내게도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가까운 일본을 여행지로 선뜻 선정하지는 않았다. 아마 내게도 역사적 저항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리라.
여행자로서 일본 땅에 발을 들여놓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바야흐로 문화가 트랜드가 되는 문화의 시대가 되면서, 일본 문화가 한국에 밀려들면서 일본 만화, 소설, 영화, 애니에이션, 노래 등을 쉅게 접하게 되었다. 문화로 접하는 일본은 역사적 긴장감을 해제시키고, 동경케 했다. 심지어 학창 시절에 매우 즐겨 봤던 (들장미 소녀 캔디)가 일본 만화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충격이 컸었다.
드디어 나도 일본 땅을 밟게 됐다.
몇 해 전이었는데 도쿄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도쿄타워를 보고 싶었다.
도쿄 관광을 하고 밤이 되자 도쿄타워 뷰가 잘 보이는 곳으로 갔다. 도쿄타워 사진을 찍었다. 왜 그토록 이 장면을 간절히 보고자 했을까?
(사진 1) 도쿄타워 야경
(사진 2) 디즈니랜드 씨의 카페에서 잠시 글을 쓰고 있는 필자.
그날 일본 도쿄에 갔던 이유는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그 당시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도쿄타워>를 읽었고, 또한 동명의 영화 오다기리죠의 주연의 <도쿄 타워>를 보고 난 이후에 도쿄를 마음에 담았다.
소설 <도쿄타워>는 유명세를 타는 일본 여성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었고, 도쿄타워라는 인상적인 제목이 흥미를 끌어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타워>는 금지된 사랑, 불륜, 연상연하의 로맨스를 다루던 내용이었다.
소설에서의 도쿄타워는 도시의 비밀스러운 사랑의 배경, 성적 긴장과 위태로운 낭만을 담은 불온한 상징이었다. 너무나 건조하기 짝이 없는 결혼 생활과 그 가운데서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위태로운 불륜을 하는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를 읽고, 도쿄라는 도시에 대해 상상하게 되었다. 도쿄에 사는 사람들은 매우 외롭고, 고독하게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거대담론이 휩쓸고 간 이후의 공허함 때문이었을까? 바야흐로 포스트포던적인 증세가 문학, 영화, 드라마를 휩쓸던 시대였다. 이 당시 '불륜'을 주제로 하는 아름다운 영화나 드라마가 상당히 유행이었다. 그러한 증세가 도쿄도 예외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 영화 도쿄 타워 포스터 )
감독 : 미나모토 다카시
출연 : 오카다 준이치, 구로키 히토미, 개봉 2005.11.23.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영화한 영화 <도쿄타워>는 불륜을 이어 가는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치닫지 않고 " 이 사랑은 과연 어디로 흘러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영화 도쿄 타워 :
감독 :마츠오카 조지, 니시타니 히로시
출연 : 오다기리 죠, 키키 키린, 우치다 야야코, 마츠 다카코, 고바야시 카오루, 개봉 2007.10.25.
오다기리 죠가 주연한 영화 <도쿄타워>에서의 도쿄타워는 어머니와 아들의 기억과 삶을 감싸는 상징이다. 오다기리죠가 주연한 <도쿄타워>는 릴리 프랭키 원작 <도쿄타워: 오카상과 나>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마사야(오다기리 죠 분)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간다. 어머니는 가난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아들을 헌신적으로 키워낸다. 어려운 시절 어머니는 아들 마사야와 언젠가는 같이 도쿄타워에 오르자고 약속한다. 성인이 된 마사야는 도쿄에서 예술을 꿈꾸지만 방황하고, 결국 어머니의 병을 겪으며 삶과 사람을 깊이 깨닫게 된다. 하지만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다.
이후 마사야는 홀로 도쿄타워에 올라간다. 그 순간 도쿄타워는 어머니와의 기억과 사랑을 되새기는 상장적 장소가 된다.
매우 이질적인 주제인 두 영화를 보면서 도쿄에 가보고 싶다는 이유를 가지게 되었다. 도쿄에 도착해서 실제로 도쿄타워에 오르지는 못했다. 도쿄타워를 잘 감상할 수 있는 반대편 건물로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올랐고, 주황불빛으로 발광하는 도쿄타워의 모습을 한껏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 1) 도쿄의 밤 풍경, 투어버스를 타고 보는 도쿄의 밤풍경은 메가폴리스답게 과히 압도적이었다. 이 밤풍경을 통해서 도쿄인의 고독함과 쓸쓸함과 황폐함을 상상해 보았다.
사진 2) 공중전화 부스와 연녹색의 공중전화가 메가폴리스의 도쿄와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공중전화 부스마저도 쓸쓸함이 묻어 있는 것 같았다.
사진 1) 한낮의 도쿄 빌딩숲 안의 공원.
점심시간 무렵쯤인데 개방적인 잔디공원에 앉아 담소를 즐기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에쿠니 가오니 소설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도쿄의 최대의 사찰인 아사쿠사센소지이다. 메가폴리스 속에 공존하는 낯선 전통의 모습
소설과 영화 속의 현실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곳에 도착했지만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다 체험할 수는 없었다. 분명한 것은 생각보다 도쿄는 정돈된 세련됨과 안정감이 있어 보였고, 사람들도 온화하고 다정했으며, 성실히 이방인 관광객을 대해 주었다.
문화적 관심에 이끌려 그곳엘 갔지만 그로 인해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게 되었고, 솔직히, 상당한 문화적 쇼크를 받았던 여행이었다.
이 여행 이후로 일본은 몇 번 더 다녀왔다. 도쿄 여행을 통해서 보편성과 특수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 때문에 과거가 망각되지는 않았다.
아무튼 문화의 힘은 컸다. 어쩌면 그것을 그들이 기획하는 바가 아닌지 모르겠다. 도쿄를 다녀오고 난 뒤부터 일본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일본사를 공부했다.
한국사적인 입장에서 일본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입장에서 일본사를 공부하니 느낌이 달랐다.
그들의 역사적 행위를 이해하기보다 제대로 맥락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내 여행은 여행을 하고 난 뒤에 다시 공부를 함으로써 기억하고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