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메 프로젝트

용산전자상가라는 유토피아에서

by 유티샘

1989년 신촌의 Y대학교 영화동아리에서 주최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사이버 펑크의 경전이라는 오토모 가츠히로의 <아키라>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그리 개운치만은 않았다. 뭐랄까? 일종의 어지럼증… 내가 평상시 생각하던 만화영화와는 엄청난 차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게 그럴 것이 그때 당시는 한국 만화영화라면 김수정 님의 <아기공룡 둘리> 말고는 대표적인 것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으니… 물론, 국민학교(초등학교) 때는 길창덕 화백님의 <꺼벙이>가 연재되었 던 [소년중앙],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변칙 복서>, <강가딘>이 연재되었 던 [어깨동무], [새소년] 등의 어린이 잡지를 통해서 만화를 접했다. 물론, 용기(?) 있는 친구들은 만화방이라는 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겠지만…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보물섬]이라는 아주 두꺼운 만화 전문잡지가 출간되었으나, 어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해 가며 아주 조금씩 조금씩 죄인(?)처럼 섭렵해 나갔다.

세월이 흘러 흘러 20대 중반이 넘어서야 용산전자상가라는 유토피아에서 아니메를 접하게 되었다. 우선,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를 만나게 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다카하타 이사오의 <헤이세이 너구리전쟁 폼포코>를 보면서 이슬 같은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만화를 보면서 두 눈의 눈물이…ㅠㅠ 나에게도 말도 안 되는 감동이 쓰나미처럼 찾아들어온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어린이용이라고 공언하면서도 어른들도 봐야만 하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미야자키 하야오이다. 2024년 11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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