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프로젝트

우리들의 영원한 마왕 신해철

by 유티샘

지난달 9월 22일. 정말 오랜만에 나의 살 던 고향인 서울시 도봉구를 다녀왔다. 무려 30년 만에 찾아온 우리 동네 도봉구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변한 것이 없었다. 아니 많이 변했지만, 무엇보다도 뜻깊었 던 것은 30년 전의 나를 잠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이번 여정은 3년 차에 접어드는 우리들의 걷기 모임인 <만행> 크루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우선, 예전 국민학교 시절에 살았던 동네인 창동시장을 찾아갔다. 도봉구의 핫플로 많이 알려진 <창동 할머니 토스트>에서 우리는 아메리카노 커피와 대표메뉴인 할머니 토스트를 필두로 햄 토스트, 치즈 토스트, 햄+치즈 토스트까지 모든 토스트를 맛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치 회전초밥 먹듯이 골고루 사이좋게 식도락을 즐겼다.

그리고 다음 코스를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시장 골목을 지나서 주택가를 지나 9년 전 tvN에서 절찬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88>라는 드라마의 주무대인 쌍문동에 도착했다. 여기 쌍문동은 나의 신혼생활이 시작되었 던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1988>의 몇 회차 방영분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마왕 신해철의 데뷔곡이기도 한 1988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수상곡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내 귀에 우렁차게 들려오는 듯하다.

올해가 마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10주년이라고 한다. 내가 마왕 신해철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방송반 새내기 신해철을 스치 듯 본 기억이 전부였다. 그 후, 그는 고교시절 음악 밴드활동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신해철은 그 친구들과 함께 1988년 여름 강변가요제에 도전했으나, 예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그해 겨울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팀을 이끌고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거머쥐게 된다.

그는 대한민국의 가장 위대한 가수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음반 프로듀서, 라디어 DJ, MBC 100분 토론의 달변의 논객으로 활동하며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많은 팬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0년 전에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해마다 10월이면 마왕 신해철이 우리 곁을 찾아오는 듯하다. 특히, 요즘은 SBS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을 팟캐스트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MBC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 형 신해철’ SBS ‘과몰입 인생사 2’ KBS2 ‘불후의 명곡’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에서 그의 발자취를 되짚은 시간을 마련해 줘서 마왕 신해철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최근에 나는 안타깝고 아쉬운 소식을 이제야 접하게 되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신해철 거리에 위치한 ‘신해철 음악 작업실’이 지난 2월 23일 완전히 철거됐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확산시기부터 일평균 방문객이 5명 이하에 그치고, 분당구 도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예산이 필요해지면서 ‘신해철 음악 작업실’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해철 음악 작업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신해철 거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올가을이 다 가기 전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신해철 거리를 찾아가서 우리들의 마왕 신해철을 오랜만에 만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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