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는 차 안에서의 넋두리

맞아요. 망상이에요.

by 김은석

질문을 받으면, 잠시 생각이 멈춘다.

그 질문의 뜻을 이해할 수 없고, 그 질문을 한 이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기에.

그리고, 생각해 낸다.


맞아요. 망상이에요.


신호등을 기다리는 할머니도 없었고,

내게 달려드는 아이도 없었으며,

나를 불러 길을 묻는 사람도 없었어요.


불안에 사로잡혀, 눈앞에 보이는 이들에게 일어날 일을 떠올리는 일도 없었고,

그들이, 겪을 일도 나는 본 적이, 없어요.


맞아요. 망상이에요.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미 겪었고, 현재 겪고 있으며, 이미 본 것 들을.

스스로도 망상이라 정신을 깎아내며 현실을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만인이 현실이라 인정하는 '지금'을.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시리게 만드는 감각에 조금 더 현실을 느끼며,


네. 맞아요. 망상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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