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여자 남자

by Jaepil

boundary


2013년 4월 12일 철민은 대학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평소 버스보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일찍 집에서 나와 역으로 이동한다. 출근 시간이랑 겹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조용한 곳에서 이동하며 책을 읽기 위해서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철민은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표지는 딱딱한 양장피로 되어 있고 큰 글자로 ‘데미안’이라는 한글로 적혀 있다. 유독 여름이라 땀을 많이 흘려 책을 바로 펴서 읽기보다는 지하철 안에 시원한 바람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채를 대신해서 들고 있는 책으로 바람을 일으켜 땀을 식힌다. 그가 다니고 있는 대학은 서울에서 동떨어져 있는 경기도에 있는 곳으로 이동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그것을 잘 알기에 철민은 평상시에 가방을 무겁게 하고 다닌다. 휴대용 보조 배터리, 책, 손수건, 핸드크림, 텀블러 등 사람들이 보부상이라 불려도 무관할 정도로 철민은 무거운 짐을 늘 메고 이동한다.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허리가 너무 아파 학교를 자체 휴강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수요일로 교양과목이라 별로 중요하게 생각을 안 해서 집에서 쉬면서 마음속 부 담은 없었다. 땀을 다 식히고 책에 집중하고 있던 철민은 목이 아파 고개를 든다. 우연히 문 옆에 광고가 눈에 띈다. 새롭게 오픈한 병원으로 보인다. ‘어두운 날은 오늘로 만족 밝은 내일 을 위해’라는 문구가 유독 촌스럽게 느껴진다. 밑을 내려다보니 정신병원이라고 적혀 있다. 평 상시 관심이 없던 철민은 코웃음을 하고 다시 책 내용에 집중한다.


머리에 세한 느낌이 든다. 또 한 번의 두통이 그녀의 뇌를 스쳐 간 지나간 것이다. 한참 잠에서 자고 있던 지민은 일어나 눈앞에 있는 약과 페트병을 열고 같이 마시듯 삼킨다. 누웠던 자리에 몸을 일으켜 약이 몸에 흡수되기를 기다린다. 잠깐 어제 꿈꿨던 것이 기억나 다시 기억을 되살려 본다. 눈앞에 새 한 마리가 자신의 어깨에 앉는다. 어떤 새인지 모르겠지만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두통 때문에 더 꿈이 진행되지 않고 눈을 뜬 것이다. 더 잠을 잘지 고민을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창밖을 바라본다. 밖은 온통 어두움만이 자리 잡았고, 빛이라고 하면 건물에 있는 불빛과 가로등 조명 말고는 없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와 함께 고동을 친다. 지민은 발을 돌려 부엌으로 간다. 모든 문을 열고 먹을 것이 있나 살펴본다. 그러나 열었을 때 먹을 것이라고는 유통기한 지난 바나나우유 말고는 없다. 순간 지민은 배가 고픈 나머지 뚜껑을 열어본다. 생선 썩는 냄새와 함께 질퍽한 느낌의 향이 난다. 지민은 쓰레기통에 우유를 던져 버리고 옷을 간단하게 걸치고 집을 나선다. 밖에 나가니 여름이라 풀 냄새 냄새가 코를 반긴다. 순간 기분이 좋아진 지민은 옅은 웃음을 내비친다.


책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까먹은 철민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목적지를 확인한다. 다행히 한 구역만 지나면 학교 근처 역에 도착한다. 철민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가방에 넣고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학교 근처 역에 도착한 뒤 철민은 학교로 걸어간다, 오늘따라 안개가 자욱하다. 내가 오늘 수업을 들을 건물을 보물찾기 하듯 조금씩 걸어간다. 철민은 너무 일찍 도착해서 사람들이 별로 없다. 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꺼내려는 찰나 누군가 철민에게 말을 건넨다 “일찍 왔네? 원래 이 시간에 학교 오니?” 알고 봤더니 지도 교수님이셨다. 철민의 지도교수님은 키가 작으시다. 수업 때 들은 여담으로는 어렸을 때 부모님의 회사가 부도가 나 집에 빨간딱지가 붙여졌고 그로 인해 먹을 것이 없어서 키가 작다는 것이다. 원래 잘 먹었다면 키가 남들보다 컸을 것이라고 수업시간마다 아이들에게 하소연해서 철민은 교수님을 배고픈 교수님으로 기억한다. “담배 하나만 줘봐” 교수님께서 철민의 담배를 빼어간다. 철민은 할 수 없이 교수님의 요구에 할 수 없다는 듯이 하나를 드린다. 철민도 교수님께서 피우시는 담배를 따라 자신도 불을 붙여 피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한다. “교수님 궁금한 게 연애를 해 보신 적 있으세요?” 너무 뜬금없는 질문에 교수님의 당황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만히 담배를 피우시면서 먼 산을 바라보더니 철민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있지 왜 없겠어! 다만 옛날이라 기억이 안 날 뿐이지” 생각보다 무료한 대답이라 철민은 고개만 끄덕인다. 시계를 확인하고 철민은 수업시간이 다가오자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급히 자리를 떠난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지민은 호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꺼낸다. 담배 이름은 말보로 골드 보통 남자들이 흔히 피는 담배이다. 여자가 피기는 독한 담배지만 지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불을 붙여 피기 시작한다. 담배 연기가 폐 안을 씻어 내듯 흘러내리다. 다시 입 밖으로 빠져나온다. 긴 한숨과 함께 연기가 입에서 뿜어져 나온다. 지민은 순간 자신의 전 남자친구와 데이트했던 일들을 회상한다. 그 당시 지민은 18살로 고등학교 들어와서 처음 연애라는 것을 시작했다. 같은 학교에 같은 나이 또래인 친구랑 연애했었다. 처음 고백한 것은 남자 쪽으로 지민은 연애할 생각이 없었지만, 남자가 쫓아다녀서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지민이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행복한 시간은 얼마나 흘렀을까 남자가 군대에 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었다. 특별한 사연은 아니지만, 지민의 마지막 연애가 된 거었다. 어느새 담배를 다 피우고 지민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는 남자를 안 만나겠다고 다짐하며 편의점에서 산 먹을 것을 들고 집에 들어간다. 지민은 현재 대학생이지만 휴학 중이다. 참고로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둔 시점이라 취업 준비를 하느라 학교 가기가 모호한 상황이라 교수님께 잠시 쉬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학교를 안 나가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취업 실패에 은둔 생활을 하면서 낮에는 자고 밤에만 활동한다.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철민은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을 빌리고 집에 갈 준비를 한다. 또 학교에서 집까지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 철민은 자신의 신세에 한숨을 쉬며 학교를 나선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찾아 나서는 순간 뒤에서 자동차의 클락션 소리가 들린다. 경박스러운 음과 함께 고막을 흔들거린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 대화를 나누었던 교수님께 손을 흔들고 계셨다. 평소보다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신다. “야 김철민! 집 가는 길이니? 데리러 줄게!” 나는 지하철 타고 갈 생각에 기분이 안 좋았지만, 교수님의 말씀에 즐거운 마음으로 대답하고 차에 탔다. 교수님의 차는 지프 차로 비포장도로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즐겨 타는 차종이다. 안에 들어가자마자 담배 냄새와 방향기 냄새가 뒤엉킨 알 수 없는 향이 난다. 약간의 구역질이 날 것 같지만 감히 교수님 앞이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타고 간다. 밖에 창문을 바라본다. 하늘은 유독 학교 마치고 집에 갈 때가 되니 분홍으로 물들어 있고, 중간 구름이 유화의 한 모양처럼 굳은 상태로 모여 있다. 갑자기 노래가 흘러나온다. “교수님 이거 무슨 노래예요?” 흔히 말하는 소울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환희 찬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지금 상황이랑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Louis Armstrong) - What A Wonderful이라는 노래야 멋진 노래지?” 마 치 교수님께서는 뿌듯하다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집에 도착할 때쯤에 교수님께서 궁금하다는 듯이 물으셨다. “학교생활은 할 만하니?” 아마 신입생이라 물어 신 것 같다. 철민은 처음에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듯이 “네”라고 대 답하고 집에 도착하자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차에서 내린다….


지민은 집에서 아까 사온 음식을 먹으며 유튜브를 본다. 요즘 즐겨 보는 것이 있는데 남들의 생활을 기록한 브이로그를 보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지민은 고민에 빠진다. 자기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하지만 선 듯 용기가 생기지 않아 가만히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탄식한다. 밥을 다 먹은 지민은 다시 침대로 들어가 누워 잠을 자려고 한다. 하지만 아까 잠을 많이 잔 탓인지 눈을 감아도 도무지 잘 수 없음을 느낀다. 지민은 옷을 간단하게 입고 담배를 팔려고 집을 나온다. 안쪽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려는 순간 누군가가 말을 건넨다. “저기 혹시 라이터 빌려주실 수 있나요?” 지민에게 말을 건넨 남자는 대학생처럼 보이고 지민보다 조금 큰 키에 머리는 양 갈래로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지민은 한동안 아무도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없어 어색한 표정과 함께 눈을 못 마주치고 “아…. 네” 작은 소리로 말하면서 손에 있던 라이터를 건네준다. 남자는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자기 담배에 불을 붙어 한 손으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 지민은 낯선 남자가 있어 어색해하면서 자기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 얼마쯤 지나서 남자는 고개를 까딱하고 자기 갈 곳으로 사라져 버린다. 지금은 곁눈질하며 그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았고 자기도 반쯤 남은 꽁초를 바닥에 버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철민은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담배를 꺼내 피려고 한다. 하지만 호주머니를 뒤져봐도 라이터가 느껴지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하나 살지 고민하던 중 눈앞에 어떤 여자분이 담배를 팔려는 모습이 보였다. 철민은 망설이다가 라이터 사러 가기 귀찮아서 고민하다 끝에 여자에게 말을 건넨다. 여자는 떨떠름한 표정을 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심드렁한 대답과 함께 라이터를 건넨다. 철민은 속으로 기뻐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다 피고 난 후 감사하다는 표시로 고개로 인사를 하고 철민은 집으로 간다…. 가면서 여자의 인상착의가 유난히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철민은 생각으로 그 여자가 왠지 모르게 다시 만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지만 애써 자기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집에 들어간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 가방을 던져 버리고 익숙하다는 듯이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시작한다. 철민이 자주 하는 게임은 중세 시대 배경으로 자신이 영웅이 되어 전쟁터에서 싸우는 내용의 게임을 한다. 현재 그 게임은 아무도 하지 않지만 철 미운 유일해 보이는 것이 좋아 집에 오면 무조건 컴퓨터를 켜고 게임 세상에 접속한다.




낮과 밤, 여자 남자


그녀를 처음 본 장소는 골목길 사람들이 별로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었다. 다리와 팔은 문신이 옷에 가려져 있었고 혼자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풍겨 왔다. 시간대는 7시쯤 한참 여름인지라 주변이 아직 밝아 사람 형체가 잘 보이는 계절이었다. 모든 일을 마치고 집에 들러 갈려던 찰나 담배를 피우고 싶었지만 라이터가 없어 편의점에 가려고 했지만 거리가 멀어 귀찮았던 시 점에 그녀에게 라이터를 빌렸다. 모자를 눌러쓴 모습에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고 고개만 끄덕여 네 라는 대답만 들려왔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곁눈질로 처다 보았다. 키는 생각보다 크고 운동복이 잘 어울리는 몸매였다. 더 말을 걸고 싶었지만 차마 분위기 때문에 묵묵히 담배만 피고 말았다. 손등이 뜨거워진다. 불이 필터까지 올라오기 전에 바닥에 버리고 목례만 가볍게 하고 집에 들어간다. 집에 들어와 보니 아무도 없는 공간이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소파에 피곤한 몸을 쉬려 드러눕는다. 갑자기 배가 고파 냉장고를 열어 본다 어제 먹은 음식이 남아 있어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잠시 기다릴 겸 컴퓨터 전원을 누른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어제 먹은 음식의 향이 다시 피어오른다. 나는 음식을 들고 의자에 앉아 컴퓨에 서 늘 하던 게임을 켜고 마우스로 연신 갈겨가며 누른다. 오늘은 드디어 보스를 잡는 날이다. 나는 어느새 게임에 빠져들어 현실을 잊기 시작한다. 보스의 피가 점점 줄어든다. 줄어드는 동시에 나는 동시에 흥분으 고조되기 시작한다. 30. 20, 10 피가 점점 줄어들고 내가 싸운 괴물이 죽어서 아이템을 뿜어 되기 시작한다. 나는 환호를 지르고 다시 아까 데운 음식을 입에 가져 덴다. 차가움 느낌과 함께 딱딱하게 굳어졌다. 할 수 없이 쓰레기통에 음식을 던지고 다음 스텦을 향해 게임에 집중한다. 시간이 벌써 저녁에 되고 잘 시간이 되었다. 아직 피곤한 느낌은 없지만 찝찝한 기분이 들어 샤워를 하려 간다. 여름인지라 찬물에 몸을 씻겨 오늘 하 루 있었던 일들을 깨끗하게 씻어낸다. 침대에 누워 내일 일정시간표를 확인한다. 다행히 별 일이 없어 안심한다. 나는 게임을 더 할지 고민하다가 눈꺼풀이 무거워져 잠에 빠진다.


다음날 문 앞에 골목길에서 또 그녀를 보았다. 라이터를 빌릴 겸 말을 걸까 고민하다 오늘은 집에서 들고 나와서 말을 거는 것을 포기하고 나는 그녀를 모른 척하며 갈길을 나선다. 지하철을 타러 역에 도착했다. 오늘은 출근 시간이 지나서 학교를 가는 날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 또한 없어 역 안이 한산하다. 기다리면서 어제 읽은 책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한다. 오늘은 110P을 읽을 차례다. 한참 책에 집중하다 보니 지하철이 도착했 고 자리에 앉아 두리번거리다 다시 책을 읽는다. 무릎에 이상한 진동이 울린다. 전화가 온 것이다. 나는 공공장소라 거절할까 생각 중이었지만 교수님 전화라 할 수 없이 받는다. “철민아 학교 오고 있니 오면서 커피 한잔 사와 부탁한다” 늘 생각하지만 교수님의 목소리는 무언가 갈라진 틈처럼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신다. 나는 별 수 없이 대답하고 전화를 끊는다. 학교 근처 도착해서 커피를 타고 교수님 작업실 앞에서 문을 두드린다. 침묵이 흐르는 것 같지만 무언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귀를 귀 울려서 듣고 싶지만 차마 변태 같아서 한 번 더 문을 두드린다. “들어와!” 문을 열고 교수님 얼굴과 함께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앞에 나타났다. 아까 골목길에서 본 그녀 얼굴이었다. 나는 반가운 척을 하려 했지만 무안할까 봐 모른 척하고 커피를 두고 얼른 복도로 나간다. 뒤에서 처음 듣는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저기요” 고 개를 돌려 얼굴을 보니 모자에 가려진 그녀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것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창백해 보였고 눈은 갸름하고 찢어져서 흰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는 척을 할까 싶지 만 일단 모른 척을 하고 대답을 했다. “네?” 그러자 그녀는 살짝 미소를 보이며 “저 아시죠? 라이터 빌려 드렸는데” 나는 끝까지 모른 척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옅은 웃음에 “담배 피우러 가실래요?”라고 답을 하고 말았다.


“제 이름은 지민이에요. 강지민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철민이요. 김철민”

“아하 그러시구나 철민 님 앞으로 잘 부탁해요”

“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그리고 말없이 담배만 피웠다. 공기가 너무 어색했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녀가 또 말을 걸어왔다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ENFP요”

나는 MBTI에 관심이 없었어 확실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더니

“아 그러시구나 이제 집에 가시나요?”

“아니요 수업 들으러 가요”

“잘 가요”

“네”


그녀와의 대화는 이렇게 맥없이 끝이 났다.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수업 들으러 갔고 이상한 여자구나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인상과 다르게 다른 모습이 활기찬 모습에 의외라고 생각했다. 나는 자리를 벗어나 수업을 들으러 갔다. 오늘 수업은 B133에 창조관 건물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업으로 ‘프로이트의 심리학’이라는 수업이다. 한참 심리학에 빠 져 있을 때 도서관에서 철학책을 즐겨 읽었을 때 프로이트를 알게 되었고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그 뒤부터 이 사람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언제 한번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쯤 때마침 교양수업 중 하나로 새로 생겨 재빨리 수강신청 때 신청을 했다. 교수 님의 첫인상은 참으로 신기했다, 부엉이가 인간이 된다면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모습이었고 키는 생각보다 크시고 덩치가 권투선수처럼 우람하셨다. 한참 본인의 연구하신 것을 자랑하시듯 떠들고 계셨고 나는 아까 본 그녀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옅은 미 소로 나를 바라볼 때 보이던 의외의 모습이 인상으로 남아 기억에 남는다. 수업을 다 마치고 집으로 갈려고 밖을 나왔다. 밖은 교실에서 본 것처럼 화창했고 점심시간이라 무더웠다. 학 식을 먹을까 하다가 맛이 너무 없어 집에서 먹기로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간다.


지하철을 타러 역으로 왔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지만 크나큰 오산이었 다. 사람들이 각자 어디로 가듯 분주하게 자리를 가득 메워 앉을자리가 없었다. 나는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일어서 1시간 30분을 이동하는 것이 젊은 나이라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에 가면서 아까 보았던 그녀의 옅은 미소를 생각하게 되었다. 참으로 반가우면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한 나는 집 앞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차마 반갑게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 또 만나 뵙네요. 집 가는 길이세요?”

“네...”


그녀의 미소가 또 한 번 나를 당황시키게 만들었다.

“혹시 라이터 있으세요?”

“담배 피우시려고요? 저한테 담배, 라이터 말고는 할 말이 없으세요?”


사실하고 싶은 말은 적지 않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그냥 웃기만 하면서 라 이터를 건네주었고 우리는 학교에 있을 때처럼 담배만 말없이 피우고 있었다. 그러다 나는 한마디 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아까본 풍경을 물어보았다.


“교수님 하고 많이 친하시나 봐요”

“친한 건 아니고 지금 휴학계를 내고 있어서 내년에 복학할지, 휴학할지 어떻게 할지 면담하고 있었어요” “아... 네”

“근데 원래 말이 없으세요? 아니면 낯을 가리시는 편이세요?”

“원래 조용한 편이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서요”

“아! 그러시구나~”


처음으로 그녀랑 말을 많이 한 날인 것 같았다. 나는 더 물어보려고 하다가 더 이상 필 담배가 없어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럼 잘 고민해 봐요 또 뵙겠습니다,”


“뭘 고민해요?”

“휴학할지 복학할지 고민 중이라면서요”

“아! 아!”네 알겠습니다. 또 봬요 “


나는 바로 집에 들어갔고 또 만날 수 있을지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다시금 그녀를 볼 일이 없었고 그날이 마지막 날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