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향하는 길 혜성은 운동을 마치고 근처에 마트에 저녁거리를 사고 골목길로 향한다. 오늘 저녁은 매운탕을 해서 먹을 생각이다. 원래 오늘 같은 날은 가볍게 먹을 생각이었지만 한참 운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 음식 영상을 들으면서 무거운 철덩이 같은 것들을 들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우럭, 콩나물, 무, 팽이 버섯 등 을 구입을 한 뒤 밖으로 나와 집으로 갈 일만 남았다. 혜성의 집은 근처에 학교들이 있어 약간 경사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항상 자고 아침이면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날은 너무 시끄러워 이사 갈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느덧 걷다 보니 집 앞에 까지 왔고 건널목만 지나면 현관문이 보인다. 혜성이 운동 마치고 집에 가는 시간대는 8시쯤이라 주위에 차가 별로 없어 아무런 장애 없이 길을 건너 집으로 들어간다. 현관문 도어록을 누르고 안 으로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 가스레인지를 켜 요리를 시작한다. 물을 넣고 끓기까지 기다리며 아까 본 영상을 마저 보려 폰을 꺼낸다. 문자 메시지가 한통 와 있었고 누르자 설문 조사 같은 내용이라 그냥 무시한다. 때마침 물이 끓어오르자 아까 산 내용물을 넣고 간을 본다. 역시나 기대한 만큼의 맛이 안 나오자 라면 수프를 꺼내 과감 없이 털어 넣는 다. 다시 숟가락으로 맛을 보고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혜성은 대충 보이는 책으로 받침대로 쓰고 밥을 꺼내 국에 넣고 말아먹는다. 책은 새해 때 본격적으로 독서를 하겠다고 구입한 자기 계발서 같은 내용으로 일주일 읽다가 포기하고 다음부터 라면이나 그릇 받침대로 사용하고 있다. 밥을 다 먹은 뒤 혜성은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본다. 어두운 하늘과 조금 구름같이 보이는 하햔 물체가 떠 다닌다. “오늘 하루는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네” 오전에 면접을 보고 기분이 찝찝하던 참에 운동을 하고 밥을 먹으니 혜성의 기분은 한참 좋아진 것 같다. 오늘 면접 본 곳은 무역센터로 자기 전공에 맞게 취업을 하려 했으나 면접관에 건방진 태도로 과연 여기가 자신한테 맞는 회사인지 고민을 하던 찰나였다. 잡생각을 잠재우고자 자리에 누워 아무런 생 각을 안 하고 있던 혜성은 갑작스러운 개소리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현실적은 성격이라 다른 곳을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천장에 불 전원을 내린다. 다음날 혜성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진다. 왜냐하면 또 하나의 회사 면접이 남아 있기 때문이 다. 전날에 꿈을 꾼 것 같지만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니 칙칙한 배경에 사람을 본 것 같은 형태만 보였고 세세히 본 것 같지는 않다. 욕실에 가서 눈꺼풀을 제거 하 고 양치를 한 뒤 머리를 감고 옷을 입은 뒤 문을 열고 나간다. 오늘 면접 보러 가는 곳은 영등포 쪽으로 혜성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모양이다. 역에 도착해 혜성은 눈을 감고 면접 때 이 야기할 말을 정리한다. 2호선 학생들도 많고 어르신들도 많다. 향수냄새, 담배냄새, 지하철의 에어컨 냄새가 여러 가지로 합쳐져 괴상한 향이 난다. 가방으로 코를 막고 다시 면접내용 준 비에 집중한다. 면접 보는 곳에 도착한 뒤 회사 1층에서 시간을 기다린다. 오피스텔 형식으로 된 회사는 1층에 큰 소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조금 숨을 고르고 면접 담당관에게 전화를 건다.
“안녕하세요 오늘 면접보기로 한 이혜성입니다”
“아 네네 일찍 오셨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담당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쾌활했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다 바라본 인상은 참으로 남달랐다. 키가 크고 돋보기 같은 안경에 수염을 덥수룩하고 피곤해 보였다. 옷은 반팔에 옷깃은 늘어져 있고 금방이라도 속살이 보일 것 같은 상태였다. 그는 나를 보자 웃으며 손을 내밀었 고 나 또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안녕하세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단 올라가시죠”
“네 알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어색함과 함께 침 삼키는 소리만 들려왔다. 회사가 5층이지만 5분 이 상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착음과 함께 우리는 내렸고 건물 안쪽에 회의실에서 면집을 진행했다.
“이름 이혜성... 집이 회사랑 멀어요?”
“지하철 타고 한 30분 걸려요”
“아 멀지는 않네요”
“우리 회사에 왜 지원하셨어요?”
“제 전공이 무역학이기도 하고 무엇 보다 이 회사가 저에게 맞다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래요”
“혜성 씨는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기를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 저는 성실합니다. 노력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걸 증명할 수 있죠? 우리 회사가 혜성 씨를 왜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혜성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멍하니 면접관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다음 질문에도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면접은 끝이 나버렸다. 혜성은 스스로가 실망한 체로 인사를 하고 나왔고 회사 건물 밖으로 나와 하늘만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 하늘은 무척 푸른색이었고 구름 한 점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왔고 혜성은 말없이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아까 왜 아무 말도 못 했을까 그때 말을 잘했으면 합격을 하지 않았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한 혜성은 아직 면접 본 곳에서 연락이 안 왔지만 미리 예상하며 자책을 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배속에서 꼬르륵 소리와 함께 저녁 시간이 되자 혜성은 생각도 정리할 겸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로 이동한다. 오늘은 뭘 먹을지 길을 걸으면서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보다가 우연히 광고에 떡갈비가 나오자 혜성은 결심한 듯 마트에 냉동식품 쪽으로 가 떡갈비와 옆에 있는 미니 돈가스를 집어 계산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가는 길 신호등 앞에서 초록불로 바뀌길 기다리며 건너편 사람들이 보였다.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 이 휴대폰을 바라보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혜성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부러웠다. 본인 또한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와 아까 마트에서 산 음식들을 프라이팬에 굽고 냉동실에 있는 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밥과 같이 먹는다. 그리고 동시에 휴 대폰으로 채용소식을 찾아보며 지원할 회사를 찾는다. 다음 날 아침 혜성은 문자 한 통에 눈을 뜬다. 사실 어제 저녁잠을 설쳐 제대로 숙면을 취하 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자 내용은 기대와 다르게 불합격 소식을 전해 줘서 죄송하다는 통보 형식의 메시지였고 혜성은 실망한 체 못다 한 잠을 청한다. 오후 3시 전화 한 통이 땅바닥에서 울리자 혜성은 다시 잠에서 깬다. 어디서 연락 왔는지 확인을 하고 전화를 받는다.
“네 안녕하세요. oo 기업 유형서 대리입니다. 이력서 보고 연락 드렸습니다. 통화 가능하실까요?”
“아! 넵 가능합니다.”
“네 다름 아니라 저희 팀에 인원이 부족해서 괜찮으시면 지원해 보실래요?”
“일단 한번 내용 보내 주시면 읽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한번 천천히 읽어 보시고 연락 주세요”
“네”
혜성은 전화를 끊고 문자 메시지에 보내온 링크를 눌러 내용을 확인한다. 자세히 읽어보니 이름 모를 출판사에 신입을 모집한다는 공고다. 혜성은 원래 하고 싶은 일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조금 고민을 한 뒤 아까 그곳에 통화를 걸었다.
‘서울 마포구 오산대로 137-14 6층 시간은 오전 11시 도착하면 미리 연락 주세요’
그쪽에서 문자로 면접 장소를 알려 주었고 혜성은 주소를 보고 집하고 거리가 가까워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옷을 깔끔하게 입고 면접 장소로 이동한다. 여전히 앉을 곳이 없는 지하철 안을 보며 혜성은 원래 그래왔듯이 일어나서 지하철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오늘 면접이 제발 마지막이길 바라며 머릿속으로 면접 때 무슨 말을 할지 혼자 상상한다. 저번에 얼버무렸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면서 말이다. 장소에 도착한 혜성은 전화를 걸어 담당자에게 도착했다고 알렸고 또 한 번의 면접이 시작되었다. 면접을 보내는 내내 혜 성은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저번처럼 떨어질까 봐 걱정이 되었고 무엇 보다 자기가 전공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으로 취업을 하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 자신이 와 있다는 생각에 많이 긴장을 하였고 면접을 보는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여력 했다. 면접이 거의 다 마무리되고 혜성은 면접관에게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장소를 빠져나온다. 집에 가려고 하는 도중 면접관 한 명이 혜성을 붙잡고 말을 건넨다. 아까부터 질문을 하는 것 보 다 유심히 혜성을 바라보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혜성씨는 이 일을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네? 무슨 말씀이시죠?”
“왠지 그럴 것 같아요”
왠지 그럴 것 같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말에 혜성은 괜히 이곳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찝찝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간 다.
‘안녕하세요 oo 기업, 출판 ooo입니다. 우선 저희 회사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해 신입사원 모집
전형에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면접을 본 다음날 혜성의 번호로 문자가 도착했고 합격했다는 통보가 전해 왔다. 혜성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여러 번 확인했고 웃으면서 언제부터 출근하면 될지 물어보았고 내일부터 출 근 하라고 답이 왔고 급히 부모님꼐 전화해 합격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근처 옷집에서 출근할 옷들을 구입하고 혜성은 어서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저녁 늦게 잠을 설친다. 구두를 신고 양복 같은 차림으로 혜성은 회사를 출근한다. 한참 들뜬 마음으로 도착해서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인사를 했고 자기 보다 직급이 높은 팀장이라는 사람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회사 안을 소개해 주었고 마침 혜성의 일 할 자리를 알려 주었다.
“혜성 씨는 일 할 곳이 따로 있어요. 저 따라와요”
예상보다 다르게 갑자기 혜성은 팀장이라는 사람이 자기 차에 태워 일할 곳을 알려 주었고 회 사에서 먼 곳 어느 시장 쪽으로 이동을 하였다.
얼마나 차를 타고 갔을까. 한 15분 이상 차를 타고 갔고 마침 팀장이라는 사람은 브레이크를 밞고 혜성을 바라보며 앞으로 일할 곳을 소개해 주었다. 의심스러웠다. 생각보다 너무 허름한 곳에 자신을 내려준 팀장이 원망스러웠다,
“혜성 씨는 앞으로 여기서 일을 하게 될 거예요”
옛날 골목에 있던 허름한 구멍가게 같은 곳을 티브이에서 본 적이 있는 혜성은 아직도 이러한 곳이 있는지도 몰랐고 자신이 여기서 일을 하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팀장은 앞으로 할 일을 알려 주었고 혜성은 회사에서 출판하는 책들을 여기서 판매를 하면 되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건투를 빕니다. 파이팅”
팀장이라는 사람은 다 알려 주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손을 흔들고 자신의 차로 떠나 버렸다. 20살 때부터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 몰랐던 혜 성은 멀어져 가는 팀장의 차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다가 갑자기 울리는 자동차 클락션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팀장이라는 사람이 안내해 준 서점풍경은 참으로 비극스러웠다. 녹슨 철 기둥, 곰팡이가 가득한 서랍들 혜성은 침착하게 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몇 시간 전 첫 출근으로 들뜬 자신의 모습이 매우 후회스러운 혜성은 자신이 입고 온 복장에 대해서도 한숨을 쉬며 하소연하듯 혼잣말을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장을 입고 오는 게 아닌데” 치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 더미들을 정리하며 몇 시간 지났을까 전화 한 통이 울리기 시작한다.
“혜성 씨 일을 잘하고 있죠? 어디까지 정리를 하고 있어요?”
“음.. 한 10% 정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 정리를 많이 하셨네요 시간이 12시 되었으니 점심 먹고 마저 일해요 아 그리고 너무 깔 뜸하게 하지는 말고 대충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일할 준비 하세요”
“일이요? 네... 알겠습니다”
“수고해요~ 이만”
팀장이라는 사람은 자기 일 아니라는 듯한 말투로 지시를 내리고 전화를 끊었다. 혜성은 팀장의 말대로 점심을 먹고 일을 마저 할 생각으로 주위에 식당이 있는지 살펴본다. 분명 도심 속에 위치에 있으니 식당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생각과 달리 먹을 곳은 없었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편의점을 발견하고 들어가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대충 점심을 때운다. 밥을 다 먹고 다시 돌아와 짐을 정리한다. 불현듯 머릿속으로 도망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기에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는 혜성은 일단 한 달은 다녀 보기로 다짐하고 일을 묵묵히 짐을 치운다. 밖 외부를 정리를 다 마치고 문을 열어 안쪽을 들어가 보니 안은 더 가관이었다. 냄새도 먼지 가득한 향이 났고 곰팡이는 안쪽 상황이 더 심각했다. 팔로 입을 가리고 천천히 들어가며 어디서부터 정리할지 혼자 구상을 해 보다가 테이블 쪽에 종이 한 조각이 눈에 띄었다. 뭐지 싶은 생각에 조심스레 다가가 확인을 해 보니 영어 알파벳이 적 혀 있었다.
“D... T”
몇 년이 흐른 종이처럼 글자는 대부분 불분명해 보여서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별 뜻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혜성은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다. 열심히 정리를 하고 밖이 어두워지 자 또다시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연락이 온다.
“혜성 씨 일은 잘하고 있죠? 수고하셨어요 오늘은 마무리하고 퇴근해요”
퇴근이라는 말이 무섭게 혜성은 문을 잠그고 바로 집으로 도망치듯 달려간다. 옷은 청소를 해 서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땀에 찌든 향이 몸에서 난다. 빨리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에 혜성은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하고 길에서 택시를 잡는다. 집으로 돌아온 혜성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며, 세수와 함께 목욕을 한다. 첫 출근이기도 하고 긴장이 풀려 밥을 먹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이 든다. 어제저녁밥을 굶어서 배에서 신호가 온다. 덕분에 잠이 깬 혜성은 일어나기 싫어 부비적 거 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출근 준비를 한다. 깔끔하게 입 어야 하지만 하는 일이 짐정리기 때문에 운동복을 입고 문을 열고 한숨을 쉬며 회사에 출근한 다. 날씨는 구름이 약간 하늘을 가리고 있고, 간밤에 비가 왔는지 땅에서 습한 기운이 올라온 다. 혜성은 정리한 것들이 비 때문에 다시 더러워지지 않았는지 걱정하며 지하철을 타고 서점으로 발을 옮긴다. 도착지점에 다다르자 허름한 간판이 보이고 정리하다만 쓰레기봉투들이 쌓여 있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불필요한 물건들을 치우고 곰팡이를 제거하려 근처 마트에 서 제거제를 사고 다시 돌아와 곳곳 구석구석 뿌리며 말살시킨다. 서점 안쪽은 짐이 별로 없어서 점심시간 전에 정리를 어느 정도 마무리 하고 팀장에게 전화를 한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이혜성입니다.”
“네 혜성 씨 출근해서 일은 잘하고 계시죠?”
“네 짐을 다 치우고 서점 내부 외부 정리를 일단락 마무리 했습니다”
“아 그래요? 고생 많으셨어요”
“조금만 쉬고 계세요” 통화를 끊고 혜성은 눈에 보이는 의자 같은 것을 앞으로 당겨 자리에 앉아 숨을 돌린다. 시간 이 몇 분지 나가 밖에 누군가 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팀장이라는 사람이 확인 차 찾아왔다.
“오 기대 이상으로 잘 정리하셨네요”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책 판매를 하시면 돼요, 저기 서랍 보이시죠? 책이 오면 안쪽에서부터 밖에까 지 채우시면 돼요”
“네”
“그 밖에에 혜성 씨가 잘하실 것 같아요. 파이팅”
어설픈 미소로 응원을 하고 팀장이라는 사람은 다시 차를 타고 돌아갔다. 혜성 또한 책이 도 착하기를 기다리며 어떻게 디스플레이를 할지 스스로가 정리를 해본다. ‘11시 34분’ 밖에서 클락션 소리와 함께 트럭이 서점 방향으로 다가온다. 파란색에 누가 봐도 우리 쪽 짐 을 전달해 주는 것 같아 보였다. 혜성은 고개를 살짝 목례를 하고 인사를 한다. 운전석 속에서 남자 한 명이 내리고 책이 담긴 박스를 하나씩 내리기 시작한다. 혜성은 궁금한지 그분에게 물어본다.
“혹시 양이 많나요?”
그 사람은 비웃듯이 혜성을 쳐다보며
“그리 많지는 않아요”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박스 더미만 옮기고 차에다 자기 갈길을 간다. 혜성은 박스 하나씩 풀고 책을 차례대로 박스 위에 적혀 있는 메모 대로 서랍에 꽂고 정리를 한다. 교과서, 문제집, 소 설, 만화 등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혜성에게는 생소한 풍경이지만 내심 표지를 살펴보며 흥 분을 하며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정리를 한다. 퇴근 전까지 정리를 다 마친 혜성은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서점을 운영할 준비를 한다.
서점을 본격적으로 운영을 한지 하루 첫날 아무런 사람이 이곳을 찾아오지 않는다. 아침 일 찍 조금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출근했지만 또 역시나 기대와 달리 무료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혜성은 심심한 나머지 책 한 권을 들고 읽기 시작한다.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고전 문학 장르는 학교 다닐 때 교양시간에 잠깐 배운 것들이라 조금은 기억하지만 스스로 책이 궁금해서 읽어 본 것은 처음이다. 사실 책의 표지 안에 그림이 신기해서 살펴보려고 꺼낸 것이다. 사람 한 명이 앉아 있다. 무슨 고민이 있다는 듯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이다. 혜성은 그것이 궁금했 다.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눈 빛이 처량해 보인다. 배가 고픈 것일까. 한참 궁금해하던 나머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손님인가 싶어 혜성은 책을 내려놓고 인사를 한다.
“어서 오세요”
중년의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목에는 헤드폰 같은 것을 두르고 옷은 양복 차림세를 하고 있다. 근처 직장인인가 싶어 물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오지랖인 것 같아 혜성은 말을 하 지 않기로 한다. 그 남자는 신기하다는 듯이 두리번거렸고 무언가 물어볼 듯하려다가 밖으로 나갔다. 허탈해진 혜성은 다시 책을 손에 들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으려 책을 펼친다. 첫 목차를 읽고, 첫 파트를 읽으려는 순간 졸음이 몰려온다. 이대로는 못 버틸 것 같아 편의점을 들려 커피를 사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문을 닫고 편의점을 향해 걸어간다. 커피를 사고 돌아와 혜성은 자리에 앉아 다시 손님을 기다린다. 정확히 시간이 점심시간이 지나가자 한 여성분이 서점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며 책들을 살펴보더니 물어본다.
“혹시 여기 중학교 1학년 수학 문제집 있어요?”
“네 있죠 어떤 출판사 찾으세요?”
“연계출판사요”
“아 그 출판사 문제집은 저희 가게에 없어요”
“아.. 네”
“죄송합니다.”
“죄송할 필요는 없어요”
딱히 별다른 말없이 그 여성분은 문을 열고 나갔고 그다음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혜성은 답답한 나머지 오늘을 일찍 퇴근을 하기로 하고 문을 잠그고 집으로 간다.
'6시 24분’
혜성은 너무 일찍 눈을 뜬다. 잠이 안 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서점에 손님이 없는 탓에 걱정돼 기도 하고 여러 가지 고민들로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 이대로 더 잘까 하다가 그냥 출근하기로 하고 아침 해가 뜰 때 서점으로 출근한다. 서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퀘퀘 묵은 냄 새가 코를 자극한다. 혜성은 급히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이참에 청소를 할 겸 먼지떨이로 책 구석구석 살펴보며 먼지를 털어놓는다.
“저기 혹시 아직 준비 중이신가요?”
한참 열 준비를 하고 있던 참에 남자 청년 한 명이 찾아왔다.
“네 찾은 거 있으세요?”
“음...”
한참 고민을 하는 듯 고민을 하던 남자는 혜성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한번 찾아보시고 궁금하면 물어 봐 주세요”
“네”
그 남자 청년은 책을 넣었다 뺏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결국 혜성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죄와 벌이라는 책은 여기 없나요?”
혜성은 잘 못 드러나 싶어 다시 한번 그 남자에게 되물었다.
“죄와 벌이요 작가 누구요?”
“네 도스토옙스키요”
“아 여기 있어요”
신기했다 자신이 읽은 책을 찾는 사람이 있구나 싶은 혜성은 첫 책을 구입한 청년이 내심 고마웠다. “안녕히 계세요” 청년은 아무런 말 없이 나갔고 혜성은 뒷모습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