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깊은 곳에 따뜻한 추억
어릴 때부터 나는 노는 것을 좋아했다. 비록 다리는 불편했지만, 동네 깨댕이 친구들이 있어서 세상이 즐거웠다.
나는 손재주가 있었다. 연 만들기를 특히 잘했는데, 대나무를 깎아서 연살을 만들고 한지를 붙여 멋진 연을 완성하면 친구들이 부러워했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연을 바라보며 실을 조작하는 재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활 만들기도 즐겼다. 적당한 대나무를 골라 활을 만들고, 화살도 직접 깎아서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활로 노루나 꿩을 잡으러 다니기도 했다. 물론 실제로 잡은 적은 거의 없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산과 들을 누비며 사냥놀이를 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방학이 되면 정말 신났다. 아침 일찍 친구들과 약속을 하고 들로 나갔다. 하루 종일 뛰어놀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곤 했다. 불편한 다리였지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높지 않은 산과 넓은 들판이 우리의 놀이터였다.
칼싸움도 했고 총싸움도 했다. 나뭇가지로 칼을 만들고, 돌멩이로 총알을 만들어 전쟁놀이를 벌였다. "탕탕!" 소리를 내며 숨어 다니고, "으악!" 하며 쓰러지는 연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 놀이 속에서 우리는 진짜 전사가 된 기분이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낚시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을 집에 던져두고, 낚싯대를 들고 선창가로 향했다. 저녁 무렵의 바다는 특별했다. 노을이 바다 위에 비치고,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그 시간에 낚시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
가끔 고기가 잡히면 정말 기뻤다. 낚싯바늘에 걸린 고기가 팔딱거리며 올라올 때의 그 짜릿함이란! 비록 크지 않은 고기였지만, 내 손으로 직접 잡은 것이라 더욱 소중했다.
방학 때가 되면 집 앞이 바다였던 덕분에 더욱 신나는 일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배를 타고 나가서 낚시도 했다. 바다에서의 낚시는 선창가에서 하는 것과는 또 달랐다. 더 큰 고기들이 잡혔고, 바다 한복판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배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를 회로 먹었던 일이다. 싱싱한 생선을 칼로 잘라서 그 자리에서 바로 먹는 맛이란! 간장에 찍어 먹는 그 맛이 지금도 입안에 맴돈다. 바다 위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었던 그 회는 세상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어린 시절 깨댕이 친구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혼자였다면 결코 경험할 수 없었을 일들이었다. 비록 다리가 불편했지만, 친구들은 그런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내가 연도 잘 만들고 활도 잘 만든다며 인정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놀기만 하면 되던 그 시절. 해가 지도록 뛰어놀아도 집에서 기다려주는 따뜻한 저녁밥이 있고, 내일이면 또 친구들과 만나서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잠자리에 들던 그 시절.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우리의 놀이터였고, 깨댕이 친구들이 함께했기에 모든 것이 특별했다. 그 소중했던 시간들이 지금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