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반추] 버트란트 러셀, 행복의 정복(12)

행복에 관한 소고

by 알리오올리오


# 행복에 관한 나의 결론


최근 가족일로 여러가지 바쁜 일이 있어서 행복에 관한 마무리를 늦게 짓게 되었다.


전편 글에 이어 마무리 글이 너무 늦어져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 언급한 구절이 생각나 기어이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세상으로 나가라. 해적도 되어보고, 보르네오의 왕도 되어보고, 소련의 노동자도 되어보라(여러 일을 처리하고, 나태한 자신을 극복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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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까지 행복에 관한 총 11편에 이르는 글을 적어보았다. 사실 이 글을 처음 쓰게 된 동기는 내가 너무 힘들어서였다. 육아휴직 전만 해도 회사일, 가사일 등으로 인해 체력 및 정신적인 한계에 다다랐고, 자존감과 동기부여가 많이 떨어졌으며,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고생 끝에 낙이 있어야하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헛 쳇바퀴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책으로 읽은 것을 단순히 글로 풀어내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나의 가장 큰 단점인데,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결말(?)을 미리 생각해보고, 으레 짐작하여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고 글쓰기에 도전했다.(그리고 오늘에서야 첫 편의 마무리를 쓰고 있다..ㅎㅎ)


그 이유는 작은 성취라도 이루어야 지하바닥까지 내려가 나의 자존감을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내가 당장 시행할 수 있고, 또 익숙하고 관심있던 글쓰기에 도전하여 과거 글을 쓰며 받았던 그런 느낌을 되살려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마무리하며 내가 얻은 것은 다음과 같다.


행복에 관한 러셀의 생각을 정리하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나 또한 홀로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나 생각이 정리가 안 됐다. 그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만 반복될 뿐. 그러나 소위 말해 행복에 관한 전문가(?)의 생각과 논지를 내 생각과 비교하며 행복과 삶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이 러셀과 크게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생각한 것과 유사한 부분, 어렴풋이 생각만 하고 있던 부분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었고,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글쓰는 기쁨을 맛보았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브런치 작가에 도전에 승인을 받았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편까지 총 12편의 글을 작성하며 매일 하진 못했어도 성과물과 기록을 남겼다는 점이다.(다음 편은 기록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그 전까지 나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성취물을 이뤄낸 경험이 많지 않았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글쓰기, 외국어는 회사나 일상에서 전혀 발휘할 경험이 없었고, 그저 익숙하지 못한 업무와 외부변수에 휘둘리며 괴로워하는 것 뿐이었다. 힘들어도 목표가 있고 헤쳐나가는 과정이 있으면 괜찮은데, 그렇지가 못했다. 그러나 이번 행복에 관한 정리를 통해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의 기쁨을 느껴볼 수 있었다.


그간 나를 짓눌렀던 중압감들, - 예를 들어 발생할 확률이 극히 낮다거나, 세상 사람들이 생각보다 나를 그렇게 중시 생각하지 않는다거나, 등등 - 어떻게 보면 경증의 피해망상증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경증의 공황장애가 온 것 같기도 하다. 과거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에 시달려 방송출연을 중지한다는 뉴스를 보면 멘탈이 약하다고 치부(?)했던 경험이 많았는데, 나 또한 결코 예외가 아님을 몸소 깨달았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글을 쓰자고, 브런치 작가가 되자고 결심한 마음조차 또 작심삼일이 될 뻔했다. 여러 일들과 나를 짓누르는 나태함이 있었다고는 하나, 결국 또 그걸 핑계삼아 글쓰기를 미루고자 했던 것.. 뭐 얼마나 연재했다고, 누가 보는 사람이나 있겠냐고, 에이 귀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글을 또 중단할 뻔했다.




AI가 대세다. 챗GPT는 단순정보전달을 넘어, 이제 시를 짓고 글도 쓴다. 그림도 그린다고 한다. 이런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나로서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나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비록 빈약한 시작일지라도 글짓기로 발현될 수 있다. AI도 글을 짓고 운문을 작성할 수 있을지언정, 지금 내가 적는 이 경험과 생각은 오직 나에 기인한 것이고, 또 그것을 볼 대상은 여러 사람들과 내 자식이기 때문에.


아무튼 행복에 관한 두서없는 글은 이걸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기분이 어떠냐고?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우리 아기를 지켜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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