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반추] 버트란트 러셀, 행복의 정복(4)

행복에 관한 소고

by 알리오올리오


#2-1. 경쟁의 철학에 오염된 세상(후편)


러셀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행복의 주요 원천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렸을 때부터 경쟁과 승리가 행복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되며, 경제적으로 가치가 없는 교육은 신경쓰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이상 과거 18세기에서 문학/미술/음악을 즐기던 그런 취미는 행복의 조건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야생화의 이름 하나조차 알지 못하는데, 그것은 야생화의 이름을 아는 것이 돈벌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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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본주의에서 돈은 많아질수록 추가적인 돈을 벌기가 점점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돈은 점점 더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오로지 '경쟁'만이 행복의 원천으로 자리매김 하는 순간, 설령 경쟁을 통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성공 이후에 '권태'의 먹이로 전락한다고 말한다.


내게 부족했던 가치는 바로 이것이었다.

전편에 언급했듯, 근래들어 나에게 중요했던 가치는 '돈'이었다. 누군가를 특정하여 경쟁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주식/부동산 투자자들을 가상의 '경쟁자'로 삼고 그들이 중시하는, 생각하는 정도의 돈의 가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재테크적으로 성공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서도,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조차도 즐기지 못했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괴감을 느끼고 불행해하는 반복이었다. 러셀이 정확히 지적한대로, 나에게는 과정을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무언가가 없었고, 그저 도달할 수 없는 이상한 목표만이 존재했을 뿐이었다.


"습관화된 경쟁심"

문제는 다음이다. 러셀이 추가로 지적하는 것은 바로 '습관화된 경쟁심'이다. 위와 같은 경쟁심리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발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성공해도 뭘 해야할 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은 설령 성공해도 권태에 빠지거나, 아니면 그 '습관화된 경쟁심'이 거의 다른 모든 분야에까지 옮겨가며 삶을 갉아먹게 된다. 뭐가 됐든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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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금전적인 재테크의 성공과 이를 과시하는 것인가? 얼마 전 나혼자 산다의 하석진은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으면서, 한 구절을 읊는다.



"성공하고 싶다면 원하는 바를 가져라, 하지만 행복하고 싶다면 가진 것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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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다. 그러나 이미 가진 것 또한 많다. 마음에는 안 들지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직장, 급여는 적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건강하신 양가 부모님, 건강한 아내와 아들. 사람이 나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면 한도 끝도 없다. 나보다 급여가 더 많은 직장, 더 안정된 회사, 더 잘 나가는 전문직, 더 좋은 집..


당연히 노력은 필요하다. 현재 상태에서 더욱 자기를 발전시키고 능력을 향상시키며 나를 더 높은 위치에 올리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노력이 '경쟁'으로 잘못 비화되면 안 되고, 내 삶의 목표가 아닌 덧없는, 혹은 터무니없는 무언가로 변질되면 안 된다.


지금 내가 방황하는 이유, 그것은 내 삶을 무엇을 위해 사는가?란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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