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A. Milne, 『Winnie-the-Pooh』
작년에 엄마랑 교보문고에 갔다가 엄마가 이 책이 속한 Canterbury Classics 시리즈가 참 예쁘다고 하나 골라줄 테니 사라고 하셔서 선물 받은 책이다. (책이 진짜 너무 귀엽고 예쁘다. 재질도 가죽 같고 완전 좋다. 가격도 재질과 제본에 비해 은근히 착했다) 갖고 싶은 건 많았지만 집에 다른 출판사의 원서로 사둔 것들이 많아서 없는 것 중 고른 게 이 책이었다. (그리고 쉬워서 일단 사두면 읽겠지 싶기도 했다)
절반 정도는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 피글렛 등이 나오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절반은 밀른이 쓴 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두 부분 다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머리가 좋지는 않지만 마음 하나는 따뜻한 푸, 체구도 작고 겁도 많지만 다정한 피글렛, 말이 많지만 넓은 마음씨를 지닌 래빗, 똑똑함을 뽐내는 걸 좋아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나 나서서 도우는 아울 등등 모든 캐릭터가 단점이 있는데도 너무나 귀여웠다.
크리스토퍼 로빈과 친구들의 이야기라 사실 크게 줄거리는 없지만, 소소한 이들의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책이라 좋았다. 후반부에 실린 시들도 유쾌하면서도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일러스트도 군데군데 실려 있는데, 이 책과 잘 어울리는 펜화라 옛날 책 느낌이 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즐겁게 구경하며 읽었다.
2. Agatha Christie, 『The Murder at the Vicarage』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탐정인 미스 마플의 첫 등장 작품이라 해서 꼭 읽어보려고 사둔 책인데, 요즘 원서가 유난히 읽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평화로운 영국의 시골 마을 세인트 메리 미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은 고약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도 호감를 사지 못하던 Protheroe 대령이 죽은 채로 목사관의 서재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살인이 벌어진 목사관의 주인 Clement 목사는 흔한 할머니 같아 보이지만 남다른 예리함을 갖춘 미스 마플과 함께 이 살인사건을 파헤치게 되는데... 과연 누가 대령을 죽인 걸까?
크리스티의 책답게 정석적이고 깔끔해서 좋았다. 눈에 띄는 트릭이나 뛰어난 플롯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크리스티의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코지 미스터리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미스 마플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책이라 그런지 미스 마플의 캐릭터성에 집중한 점도 매력적이다.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정석적인 추리소설을 원한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