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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세 화이트를 만나다.

by NfourL

블랙은 나의 시그니처 컬러이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장 좋아하며 늘 함께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과는 다르게 한 해의 시작부터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던 것들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관심이 없던 것들과 컬러에 내 맘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일까? 그리고 내가 직접 스타일 코디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나의 손가락은 아이템들 하나씩 결제를 하고 있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40세부터 일 년 일 년이 지날수록 조금씩 쇼핑에 있어 결정장애가 있던 내가 여러 번의 고민이 없이 선택을 했던 것이다. 44세가 된 지금 요즘 나에게 사랑으로 다가온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바로 화이트 컬러이다.

화이트가 좋아지고 직접 스타일링을 한 것이 거의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껏 내 인생에 화이트는 없는 존재였다. 정말이지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다. 아동기 청소년기에도 착용하지 않았다. 일단 어쩜 이렇게도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울리지 않아서 쳐다보지도 않고 코디에서도 늘 빠져있던 컬러였다. 20대 쇼핑을 자주 하고 젊음을 무기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던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매니저들이 고객님 같은 디자인의 화이트 컬러도 입어보세요 해서 착용하고 나오면 화이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나의 말에 완전 100퍼센트 공감한다는 듯 아~~를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화이트는 나와 거리를 둔 컬러가 된 것이다. 생각해 보니 화이트와 나는 서로 선긋기를 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나이와 감정과 달라진 주변 환경에 따라 스타일이 변화한다. 현재의 자기 모습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스타일링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꿈꾸기도 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렇고 또 실행해 보기도 한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런 부분은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이 매우 민감하고 달라지고자 하는 의지도 크며 이거다 싶으면 바로 실행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여자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쩜 그리 입을 옷들이 없는 것 같은지 여자에게 쇼핑은 지금 당장 필요한 옷과 물건을 사는 게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화이트를 활용한 나의 스타일링 사진 첨부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계절은 여름과 가을코디 콘셉트사진이다. 일단 나의 시그니처이자 너무 잘 어울리는 블랙을 바탕으로 코디를 하고 화이트는 작은 부분 포인트로 활용을 했다. 그리고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 메이크업에서 파운데이션을 밝은 컬러로 톤업을 했다. 나는 밍크의 블랙그라마 같은 짙은 블랙을 선호한다. 화이트와 블랙이 하이컨트라스트를 이루며 얼굴도 피부톤도 이목구비도 선명함을 드러내며 모던한 느낌을 준다. 화이트는 상의 탑이나 액세서리에서 모자나 선글라스 주얼리로 포인트를 주었다. 블랙셔츠에 화이트 스트라이프의 튜브탑을 선택했다. 활동적인 느낌을 더해 좀 더 캐주얼한 룩이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새치도 많아지고 머리숱도 줄어들기에 확실히 볼륨감도 없어진다. 그래서 나도 작년부터 모자 스타일링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더 어려 보이면서 헤어의 단점을 커버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컬러별로 아이템을 구비하는 게 경제적으로 살짝 부담은 있다. 코디에 많이 활용한다면 가성비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모자도 짙은 블랙에 로고가 화이트가 있는 것으로 착용하였고 지금껏 14k 로즈골드 주얼리만 했었다. 그 부분에서도 변화를 주었다.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큰 편이며 곡선형의 얼굴형이라 동그란 단추형의 화이트 귀걸이를 착용했다. 귀걸이가 사이즈가 있다 보니 포인트가 되어주면서 스타일리시함을 더했다. 하의는 긴바지를 입었다. 44 사이즈의 체형이지만 작년 다리 하지정맥류 수술을 한 뒤로 스커트보다는 바지를 더 즐겨 입게 되었다. 그리고 키작녀라 짧은 치마보다는 조금이라도 길게 보이기 위해 롱스커트나 긴바지를 입는다. 비율이 나름 괜찮아 항상 나의 키보다는 크게 봐서 다행이긴 하다.


사진의 배경이 퍼스널컬러 웜톤 브라운과 바닥의 블랙 앤 화이트가 하이컨트라스트가 세팅되어 나에게 맞춤이었다. 의도하지 않고 아이들과 호캉스를 갔다가 즉석으로 찍은 사진이다. 컬러 진단으로 얘기를 하자면 나는 전형적인 웜톤이며 계절로는 가을이라 백설공주를 떠올리는 순백의 화이트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팩트다. 화이트의 느낌을 코디에 적용하고자 한다면 아이보리 컬러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10대 20대 30대의 나와 지금 44세의 나에게 화이트는 다른 느낌과 의미로 다가온 것이다. 화이트 컬러가 현재의 나에게는 착용하면 맘이 편안해지고 얼굴도 좀 더 밝아 보이면서 치유의 컬러가 된 것 같다. 스타일링에서도 뭔가 더 어려 보이고 화사해 보이는 효과로 자존감을 높여주는 색이 된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컬러에 대한 관심 의미와 활용도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 느끼고 체감한다.


이 사진은 가을과 겨울의 콘셉트 사진이다. 이제 춥고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나는 항상 가을이 되면 마음이 힘들었다. 그래서 겨울이 건강상으로도 추운 날씨 때문에 몸이 너무 차가워져서 추위가 무섭기까지 한다. 소화장애도 더욱 심해져 1일 1식을 하는 나에게 그것조차 어려워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은 설레고 무언가 계속하고 싶은 의지와 열정이 많아진다. 행운이 다가올 징조라고 생각한다. 겨울이 나에게 터닝포인트를 가져다주려나 보다. 추워져도 운전을 가장 즐기는 나로서 외출은 하지만 뭔가 다양한 활동을 할 에너지는 없었다. 시간을 쪼개어 브런치를 더 열심히 하면서 이 공간에서 공감과 소통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


아무래도 겨울은 무채톤의 코디가 대부분이다. 올 블랙의 스타일링에서도 소품 액세서리 상의 하의의 소재가 각각 다른 것으로 매치한다면 블랙의 시크함과 멋스러움을 살릴 수 있다. 사진에서도 올블랙 코디에 가죽재킷의 퍼만 화이트로 부착해서 촬영을 해보았다. 퍼는 따뜻함도 느끼게 해 주지만 작은 조명처럼 얼굴이 화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선글라스부터 상의 하의 모두 검정으로 코디했다. 상의는 아크릴 혼방 소재의 목폴라 하의는 블랙진을 입었고 신발도 장식이 전혀 없는 검정 앵클부츠를 신었다. 귀걸이는 오랜만에 오른쪽은 옐로 골드 왼쪽은 로즈골드를 착용했다. 이것도 큰 변화는 아니지만 포인트에서 줄 수 있는 작은 매력이다.


반지를 작년까지 하지 않다가 올해부터는 매일 가족을 위해 맛있는 집밥요리를 하는 고생하는 손에게 선물을 했다. 나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다. 자주 소소하게 꾸준히 나를 위해 선물을 한다. 그래서 요즘은 반지를 데일리로 잘 때 빼고는 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손이 많이 노출된다. 40대가 되면서 보이는 손에 민감해지면서 반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코디에 있어서도 작은 것이지만 스타일리시함을 더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액세서리의 효과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은 간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작은 디테일의 차이에서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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