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톤 가을 여자와 쿨톤 겨울 아들 성장이야기
키작녀 웜톤 가을 여자에게는 겨울쿨톤 남편과 후후 남매가 있다. 웜톤여자는 쿨톤들의 담당 스타일리스트이다.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다. 졸업앨범 촬영을 봄에 시작해 여름을 보내고 짧은 가을까지 진행했다. 콘셉트와 표정 시선처리 의상 포즈를 아들과 상의하고 함께 준비했다. 아직은 이런 것들을 귀찮아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언제나 즐기면서 적극적이다. 엄마의 유전자가 어디 가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아들은 자기를 위한 쇼핑은 힘들어하지 않고 좋아한다. 이번 졸업앨범 사진을 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생각난다. 뭐라고 다 표현이 안 되는 감정들이다.
처음 아들을 품에 안았던 2013년 9월 9일이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2026년 1월이다. 3월이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출산 후 자궁수축이 되지 않아 입원실 바닥은 온통 피로 가득했고 의식은 점점 없어지며 응급으로 심정지까지 왔었다. 병원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걷고 살아난 게 신기하다고 했다. 가끔 그 순간을 떠올리면 이런 게 설명이 되지 않는 하늘의 뜻처럼 기적의 순간을 경험했다. 두 번의 수술과 온몸은 묶여 있었지만 3일 후에 걸어서 나는 아들을 내 품에 안았다.
나와 지후에게는 남들처럼 중학교 입학이 쉽지가 않았다. 유치원은 교육보다 케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그나마 아이가 편안하게 졸업을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보니 적응이 바로 힘들어졌다. 코로나가 한참 심해서 입학식도 하지 못했고 그나마 영상수업으로 대체되어서 학교 가는 일은 적었다. 그래도 학교생활은 지후에게 많은 부분이 힘들고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거의 2년 동안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음식이 소화가 잘 안 되니 거부하고 일주일에 몇 번씩은 분수토를 하며 나는 그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행이 잦았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생각을 하니 손끝부터 발끝까지 맥이 빠진다. 지금까지 잘 버텨온 우리에게도 토닥토닥해줘야 할 것 같다. 2학년 때 힘듦이 최고조에 다다라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발달장애 검사를 받게 되었고 지적장애 결과로 원반 생활은 힘들고 특수학급을 가야 했다. 남편은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 듯했지만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와 지후는 외롭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긴 터널을 함께 지나고 있다.
과연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백 번씩 고민이 끝이 없었다. 특수학급에 가야 하는데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6명 정원이어서 들어갈 수 없었고 마냥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 중 나처럼 너무나 간절했던 예비 입학생이 확정되면서 특수학급을 증설하게 된 것이다. 증설을 결정한 많은 분들에게 지금까지 고맙고 감사하다.
그래서 지후는 3학년부터 특수학급과 원반을 병행하며 다시 학교에 적응을 시작했다. 강박과 다른 여러 부분 소화장애도 심했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많이 힘들었다. 실타래처럼 하나씩 풀어가는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야 했다. 특수학급 선생님 담임선생님 엄마인 나 이렇게 세명의 노력과 합이 좋았던 것일까 3학년 2학기부터 지후가 친구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편안해졌다. 마냥 친구들을 거부하던 아이가 2학기 반장선거에 말도 없이 출마했다. 나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담임 선생님도 달라진 지후 모습에 마음이 좋았던 것인지 용기를 주고 싶어 친구들을 설득해 부반장이 되었다. 그때부터 아들의 사회성은 몰라보게 성장하였고 4학년부터는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도 멋진 지후라 불려지게 된 것이다. 3학년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생명의 은인 같은 분이다. 요즘 교사와 학부모 사이가 좋지 않고 경계가 있는 현실에서 너무나 따뜻한 인연을 만난 것이다. 늘 그때 생각만 하면 울컥해진다. 전화상담을 할 때도 진심으로 나를 위로해 주고 공감해 준다는 것을 느꼈다.
4학년도 다행히 담임선생님의 배려와 협조 덕분에 사건사고 없이 일 년을 보낼 수 있었다. 특수학급 생활은 지속할 수 있었지만 늘 마음에 돌덩이 같은 고민 장애판정이 있었다. 고학년이 되었고 5학년을 앞두고 있던 가을 6개월 이상을 기다려 차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발달장애 심한 장애 지적장애 ADHD를 판정받았다. 나와 지후를 지켜보던 남의 편 남편도 장애를 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빠의 받아들임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말과 행동에서 보였다. 나의 힘듦을 조금은 도와주고자 하는 듯했다. 주양육자는 나이지만 남자아이는 성장할수록 아빠와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빨리 받아들이고 협조하지 않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태도와 행동에서 변화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빠를 무서워하고 어려워했던 지후가 사회성이 좋아지고 마음의 힘이 커지면서 오히려 먼저 다가갔다. 그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남편보다 아들의 그릇이 더 커 보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다. 그건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여러 부분 성장하고 3~4학년을 보내서인지 5학년을 살짝 기대했었나 보다 역시 기대가 크면 안 된다는 말을 3월 초 개별화 상담에서 깨달았다. 담임의 한마디에 내 마음이 쿵하며 내려앉았다. 감정컨트롤이 되었던 건 특수학급 선생님이 내 곁을 지켜주고 있어서였다. 상의를 하던 중 2학기에 계획된 학부모 공개수업에 관한 의논이었다. 지후를 꼭 배려한 수업을 난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4학년 담임 선생님은 국어와 수학을 하지 않고 모든 친구들이 즐겁게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수업을 해서 선생님의 권유로 지후도 참여를 했다. 그래도 지후는 발표할 때 긴장도 많이 하고 아이컨택도 힘들어하면서 목소리도 크게 내지 못했다. 하지만 차별화하지 않고 같이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고 다들 좋았던 것이다.
5학년 담임은 공개수업 부분을 언급하면서 5학년부터는 학습 난이도가 높아져서 지후는 하기 힘들 것 같다고 직접적으로 말을 했다. 먼저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나와 지후 특수학급 선생님이 현명하게 선택하고 대처할 텐데 말이다. 학기 초부터 이렇게 선을 그을 거면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특수학급 아이를 왜 맡은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몇 년 동안 꾹꾹 누르며 참고 참았던 마음이 한 번에 무너진 걸까 집으로 돌아와서 가벼운 음식을 조금 먹었는데도 급채를 하고 거의 한 달 동안 음식을 먹지 못했다. 몸은 많이 지치고 힘들었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나타난 거라고 본다. 그렇게 담임과의 모든 상담은 비대면으로 특수학급 선생님을 통해서만 전달했다. 상처가 오래도록 남았다.
그런데 초등을 마무리하는 6학년 이게 웬일인가 여자의 직감은 이리도 정확한 건지 5학년 담임 선생님이 6학년 담임으로 연임된 것이다. 5학년 학기 초부터 마음을 비운 상태라 큰 요동은 없고 그냥 지금처럼 차분하게 대처하자라는 마음이었다. 그래도 지후를 파악하고 있고 서로를 잘 알아서 부딪히는 부분 없이 잘 마무리가 되었다. 그 외에 나는 내년 중학교 입학 걱정에 3월부터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래서 학기 초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 특수학급이 있는 중학교에 전화상담도 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여름에는 특수교육 대상자들 입학설명회도 다녀왔다. 마음이 급해서인지 운전경력 20년이 넘었는데도 30분을 헤맸다. 그곳에 참석한 부모들은 모두 한마음일 것이다. 서로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현실이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특수교육 선생님께서 많이 힘드시죠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일단 어머님들 건강하고 행복하셔야 합니다. 교육감 선생님의 말씀에서도 중등은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희가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잘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 멘트에 또 울컥하지만 차마 눈물을 흘릴 순 없었다.
가을과 겨울사이 지후는 1순위로 바라던 중학교 특수학급으로 배정을 받았다. 기다리던 기쁜 소식에 춤까지 췄다. 친정엄마도 엄청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 발표를 전달해도 몇 번을 확인하시면서 다행이다. 정말 잘되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몇 년 동안고민하다 멘토인 친정아버지에게 지후 상태를 말했다. 눈빛만 봐도 나의 상태를 바로 아는 분이다. 사실 한 달에 한번 내려가던 친정도 지후 장애판정을 받기 전까지 내려가지 못했다. 아빠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히어로다. 남편도 나의 강한 멘털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한다. 후후 남매 양육이 힘들어서인지 나의 몸 상태는 점점 마르기 시작했고 현재는 44kg을 넘지 못한다. 소화장애는 더 심해지고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뼈말라가 되어간다.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살 빠져서 좋겠다고 하지만 어찌 다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볼 때마다 말라가는 딸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있기에 버텨내고 있다. 그래도 지후는 20kg 초반에서 시작해 뼈말라를 벗어나고 있다. 체중계에 올라가니 40kg을 넘었다.
이렇게 성장해서 쿨톤의 시크한 청소년이 되었다. 지적장애여도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고 스타일에도 진심이다. 옷을 입을 때마다 아직은 나의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 같다.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사진이 마음에 든다. 첫 번째 사진은 블랙 앤 화이트 스타일링에 밝고 마른 체형을 커버하면서 비율이 훌륭하게 나왔고 두 번째 사진은 좀 더 성숙해 보이는 느낌에 블루셔츠와 네이비 컬러바지 의상 배경은 블루와 그린 컬러의 쿨톤 조합이 잘 어우러졌다.
아들 인생 14년 차 너의 사진은 나에게 소중하고 최고지만 살아오면서 많은 이들이 엄지 척하며 손꼽히는 베스트 인생샷이다. 평생 남을 멋진 사진으로 초등시절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 엄마 아빠는 마음이 좋다. 너의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파이팅이다. 남들과는 다르게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졸업을 축하하며 사랑한다.
쿨톤 멋진 지후 2026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