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딸 성장 이야기

성조숙증&ADHD 가을 여자와 겨울 딸의 성장통

by NfourL

2025년 1월 성조숙증 판정

2026년 1월 ADHD 판정

쿨톤 겨울 남매 ADHD


1학년은 학교 적응기라 투정이 많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려워도 지켜봤다. 많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코칭도 해주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답을 주기도 했다.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가면서부터 감정기복이 점점 심해졌다. 내가 보는 딸은 초등1학년이 아닌 사춘기 소녀를 보는듯했다. 왜 이렇게 뭔가 빠른 느낌이지?라는 생각과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종종 가슴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해서 병원을 갔다. 비염을 달고 사는 아이기에 소아과를 자주 간다. 감정컨트롤이 힘들다고 선생님께 얘기를 했더니 가슴을 만져보시고는 뼈사진을 찍어보자고 했다. 바로 사진으로 보였다. 또래보다 뼈성장이 3~4년이 빠르다고 했다. 성조숙증 확인을 위해 피검사를 예약했다.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기 전 우리들은 성조숙증일 거라고 확신했다. 인생은 작은 것 하나라도 쉬운 게 없구나라고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딸을 안심시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4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고 3개월에 한 번씩 피검사를 해서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큰아이 때문인지 둘째는 검사를 하게 되면 많은 부분들이 정상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주사에 덤덤한 아이가 몇이나 있을까 4주에 한 번씩 딸과 병원 데이트를 한다. 빨리 적응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주사는 아직 매번 힘들어하지만 병원 가는 것에는 부담이 덜한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겪고 육아를 하면서 내 인생에 병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병원 쇼핑을 하는듯하다. 아이 둘은 돌아가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프다고 한다. 어쩜 그리 다양하게 아픈 것일 성조숙증은 호르몬 주사로 치료를 한다. 그래서 컨트롤이 힘든 감정이 좀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부분에서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렇게 1학년을 마무리 짓고 치료를 하고 있으니 힘들었던 부분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2학년을 맞이했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2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불안한 마음은 전혀 없었다. 나만 기대를 했던 것일까? 2학년까지는 학교 적응기이니 딸과 코드가 좋은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을 만나기를 바랐다. 딸은 일상 관심사 친구 학교에 관해 소소하게 디테일하게 말을 잘한다. 둘이서 대화도 많은 편이다. 시작은 괜찮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4~5월부터 뭔가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이에 관해 좀 더 빨리 말해주고 상의를 해서 대처를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담임선생님도 충분히 관찰하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학부모에게 자기 생각과 판단을 전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봄부터 한 번씩 전화상담을 하게 되었다. 통화 후 내가 매번 느낀 감정은 하나였다. 본인은 할 수 있고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다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기준치가 너무 높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며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그게 시작이었고 학기가 끝날 때까지 상담을 할 때마다 반복해서 들었다. 계속 들었던 말은 우리 딸아이가 문제가 많은 것처럼 들려서 속상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모두가 힘들어졌다. 학교생활이 안될 정도로 딸의 감정컨트롤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내가 옆에 있지 않으면 제어가 안 되는 상태였다. 10월까지는 학교를 가는 것에는 부담이 없어 보였다. 등교 준비도 잘하고 기분 좋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타면서부터 불안 두려움 걱정 짜증 등이 복합적으로 딸의 마음을 흔들었다. 잘 갔다 오겠다던 아이는 아파트 1층부터 학교 쪽문까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무거웠던 것이다. 우연히 베란다에서 학교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다. 그날 딸의 상태가 심각하고 좋지 않다는 것을 직접 보고 알았다. 왜 계속 괜찮다고만 했을까 속상하면서 맘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그날 나는 하교시간에 맞춰 교실로 아이를 데리러 갔다.


선생님과 얘기를 나눠보니 학교 1층에서 울고 교실로 들어오지 않는 일이 몇 번 있었다고 들었다. 그날 이후로 매일 등하교를 나와 같이하기로 했다. 수업시간에도 학습 진행에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1교시부터 감정이 힘들어지면 점심시간까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아무리 속상해도 먹는 거에는 완전 진심인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날도 종종 있었다. 한두 달 정도 이 상황을 지켜봤다. 매일 힘들어하며 울고 있는 딸을 보는 내 맘과 머리도 복잡하면서 말이 아니었다. 딸과 얘기를 나눠보니 하루하루 지날수록 학교 가는 것 자체가 본인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고민후 남편과 상의를 해서 12월이고 학기가 얼마 남지 않아 현장체험학습으로 쉬기로 결정했다.


어른들도 자신의 감정 마인드컨트롤이 힘든데 초등2학년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글을 쓰는 순간에도 상황이 떠오르고 감정이 전해져 숨이 크게 쉬어진다. 이 상황들을 주저하지 않고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엄마가 생존해야 자식들을 케어하고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에너지는 바닥이고 지쳤지만 틈나는 시간을 활용해서 수영과 홈트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쿨톤 남매는 각자의 병원과 치료법으로 방법을 모색하며 잘 이겨내고 있다. 현재진행형이지만 가을여자는 쿨톤 두 남매와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웜톤 가을 여자는 미술 다음으로 새로운 전공을 발견했다. 그것은 요리다. 한 번도 요리를 직접 배운 적이 없다. 간을 하는 것도 내가 지금까지 먹어봤던 맛으로 하는 거다. 여러 음식들을 하고 있지만 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거의 일 년 365일 중 360일은 손님들이 왔었다. 그래서 늘 엄마는 음식을 많이 하셨고 나는 그걸 오며 가며 봤다.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우리 집의 쿨톤 세 사람은 먹는 것에 너무 진심이다. 그래도 예민하고 까칠한 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나마 진정되는데 도움이 되어 다행이다. 매일 집밥을 하며 아들도 뼈말라를 탈출하고 있다. 한참 성장기이다 보니 먹는 양들도 많이 늘었다. 마르긴 해도 먹는 양들은 남부럽지 않게 잘 먹는다. 큰손 가을 여자는 음식의 양을 적게 하지 못한다. 패션 스타일 음식에 열정이 많고 진심인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