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편 : 예비 보건교사를 맞이한 한 달

#교생 실습

by 단단씨

2023년 이른 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여기 OO대학교인데 교생을 받아줄 수 있나요?”

“아… 교감 선생님과 상의해보고 연락드릴게요.”

그렇게 해서 2년간 인근 대학교 간호학과에 다니는 교직을 이수하는 학생을 지도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지도하는 자체가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동시에 뿌듯함이 팡팡 샘솟는 한 달이었다. 2025년 새 학교로 발령이 나서 아쉬운 교생 실습이 끝났다.


오늘은 48명의 학생이 다녀갔다. 2학년 학생인 7명이 전날에 했던 줄넘기로 종아리가 아프다고 와서 종아리에 파스를 뿌려주었다. 3학년도 오늘 줄넘기를 돌린 후 손목이 아프다고 오고, 5학년은 높이뛰기 하다가 발목을 삐어 절뚝이는 학생 등이 방문했다. 운동을 이렇게나 안 하나 싶다. 다들 운동 학원 한군데쯤은 다니던데.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인가 보다. 교생 선생님들이 있었으면 이런 날, 도움을 받았을 텐데.


작년 이 맘때로 시간을 거슬러 갔다.

이번 예비 보건교사들은 나이가 다 다르다. 타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에 다녀본 경험이 있는 4명으로 다시 입학 시험을 치르고 합격한 학생들이었다. 다시 공부할 용기를 내다니, 진짜 멋있었다.

교생이 오고 나서 한 달 동안 바빠졌다.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한 사업을 차근차근 펼치며 지도해야 했다. 당장, 다음 주에 있을 흡연 예방 캠페인을 설명하고, 준비하느라 정신없었다.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현수막과 어깨띠 등을 꺼내놓았다. 또 가족이 함께 작성한 흡연 예방 서약서를 학생이 제출하면 사은품과 맞교환할 수 있도록 보건실 내에 책상과 사은품을 준비해 두었다.

한 달 동안 교생 선생님에게 하나의 업무를 알려주면, 새롭게 지도할 업무가 바로 기다리고 있었다. 잔뜩 긴장하며 실습에 임하는 교생 선생님도 지치겠지만, 나 역시 몸이 힘들어 지쳐갔다.


교생 실습의 하이라이트, 공개수업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생들이 떨리지 않게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하교한 오후에 옆 반 담임선생님에게 부탁해서 교실을 빌렸다. 실제 수업하는 것처럼 해보라고 한 뒤 서로 피드백을 주며 고쳐 나갔다. 드디어 공개수업이 이루어지는 날. 실습 지도교수와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이 맨 뒤에 앉아 수업을 지켜봤다. 한 주간 한 명씩 이루어지는 공개수업이 잘 마무리 돼 참으로 다행이라 여기며 맘을 놓았다.


드디어 마지막 실습 날, 다 모여 실습 협의회를 가졌다. 한 달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교생 선생님의 솔직한 소감을 들으며 그들이 처음보다 많이 성숙해졌음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교생 1: 제가 맡은 수업이 작년 선배분이 하신 교안의 내용이고, 성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구성해야 하는지, 또 성범죄이기 때문에 얼마만큼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첫 주 보건 수업 참관을 통해 반 분위기나 5학년의 수업 수준을 어느 정도 설정해야 하는지 참고가 되었습니다. 또 보건 선생님께서 빈 강의실에서 여러 번 수업 시연을 할 수 있게 해주시고 보건 선생님과 6학년 선생님들의 배려로 6학년 연구실에서 연습했던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보건 선생님께서 피드백을 해주셔서 수업에 바로 반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교생 2: 학교에서의 실습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한 상태였는데 아이들이 내뿜는 밝은 에너지가 있어 좋았습니다. 남들 앞에서 서는 걸 어려워했는데, 보건 선생님께서 저에게 맞는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학생들 처치와 관련해서도 아이들의 미묘한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임상에서의 경험도 많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실습 협의회 때 보건교사인 내가 했던 말이다.

"세안(상세한 교수학습 지도안)을 작성하고 수정하는 경험으로 교생 선생님들이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배움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철학을 수업에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보건교사로서 수업에서 특히 아이들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보건실에서 만나는 학생들 응급처치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모든 예비 보건교사들이 응급처치와 수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 미숙한 교생으로,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시절이 있었으니깐. 보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병원 근무 경력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혹시 없다해도 너무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다양한 연수가 있어 학생들 건강과 관련해서 배울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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