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편 :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글쓰기

함께 1: 보건교사 넷이 모여 책을 내다

by 단단씨

"오래간만이야!"

"샘, 우리 같이 글 써볼래요?"

"갑자기? 근데 나 글 잘 쓰지는 못하는데."

"다 비슷해요. 읽걷쓰 동아리를 만들려는데 참여하실 거죠?"

"알았어. 하지만 많이 기대는 하지 마!"

2024년 3월 말경 나보다 어리지만 다방면으로 능력이 출중한 임용 동기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고 뜻이 있는 보건교사 넷(초, 중, 고, 장학사)이 모여 「읽걷쓰(읽고 걷고 쓰는)」동아리에 참여했다. 나에게 연락을 한 동기가 리더격이 되어 계획서를 제출하여 동아리 심사에 통과했다. 「읽걷쓰」동아리로 인정받아 예산 지원까지 받게 되어 작가님의 강의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글쓰기가 느린 편이라 혼자서 과거-현재-미래의 순으로 글을 써나갔다. 아직 서로의 공통주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이 생겨 작가님의 강의도 나 혼자 듣지 못해 더 잘 써야된다는 압박감마저 들어 중간에 '동아리 탈퇴'선언을 했다. 하지만 동기의 강한 만류로 결국 끝까지 참여했다. 돌이켜보면 동기에게 고마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통통통 올라온다.


서로의 일정으로 바빠서 여름 방학 개학 이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넷이 모여 글쓰기의 방향을 후다닥 정했다. 난 그 방향에 맞게 글을 수정했다. A→B→C→D→A의 순서로 각자 맡은 글을 읽으며 피드백을 해줬다. 또 간호사 경력도 포함시키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정신병동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새롭게 쓰기도 했다.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내 정신과 동기에게 연락을 취해 글에 대한 자문을 받으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잘못된 글로 정신과 환자들이 오해받을까 염려되어서였다.


리더 동기가 우리가 쓴 글을 모은 출간기획서를 작성하고,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나는 부푼 설렘을 안고 동기의 연락을 기다렸다. 다른 세 명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미다스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처음으로 자신이 쓴 글이 실린 책을 본다는 두려움 반 기대 반 속에서, 출판사에서 언제까지 수정하라는 미션 메일을 주면 우리는 그 기한을 지켜 글을 수정해서 제출했다. 책 제목을 정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 책 제목을 각자 5개씩 적어와 아이디어 회의를 거쳤다.


출판사는 네 명의 글이 모두 달라 각각의 키워드에 맞춰 써달라고 요구하였다. 내 글은 '마음'에 맞춰져 있어 마음이란 키워드로 소제목은 '울림에 귀 기울이다 보면'으로 정했다. 그림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주의하라는 출판사 담당자의 안내에 난 초등학생인 딸이 글에 맞게 그려준 그림을 삽입했고, 다른 사람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삽입했다. 다른 작가의 글도 저작권이 있어 가급적 본인이 해석한 글로 쓰고, 인용 부분을 반드시 표기하라고 하여 그에 맞게 전체적으로 수정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다른 동기들이 쓴 밑바탕에 각자 담당한 글 부분만 작성했다. 본문을 맞춤법까지 점검하니 다음 일은 책에 대한 추천글이었다. 추천글은 인간관계가 작고 좁은 내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라고 여기며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최종적으로 표지 색상과 디자인을 골랐다. 디자인 감각이 없는 나로써는 가장 힘든 부분이었지만, 감각이 있는 다른 동료들의 다수결로 정해졌다. 이렇게 하여 핑크빛 표지의『보건교사 해방일지』가 세상에 태어났다. 서로 응원하며 발로 뛴 보건교사 넷이 모여 쓴 인생의 첫 책이었다.


출판된 책을 받아본 세 명은 리더격인 동료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3월 경에 받은 전화 한 통이 한 권의 책으로 연결되기까지 리더의 세세한 수고로움을 다들 알았으니까. 그녀가 없었다면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쁨! 그녀를 향해 뛰어가 힘껏 안아주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는 말로만 내 진심을 전했다. 해가 바뀐 지금 친절한 동기에게 다시 이 뭉클한 마음을 알리기로 했다.

<공동 저자로 참여한 Tip>
1. 제목: 제목은 저작권이 없어 유명한 책 제목을 수정해서 작성해도 됨(소제목도 고려)
2. 방향: 글의 방향을 정하며 일관성 있게 써야 됨. 특히 공동 저자일 경우 한 흐름대로 갈 수 있게
미리 회의를 거쳐야 하며, 각자 키워드를 정해 거기에 맞게 써도 됨
3. 문단: 문단은 너무 길지 않게 작성. 들여쓰기 등은 먼저 하지 않기
4. 저작권 주의:
가. 그림, 일러스트 작품은 저작권 문제로 가급적 본인이 그리거나 본인이 찍은 사진 활용
나. 노래 가사 등을 인용할 때 가수 등의 인용 문구 표기하기
다. 책 내용 등을 인용할 때 세 줄 이상 넘어가지 않게 인용하고, 가급적 본인이 해석한 글을 쓰기
예) 청소년들에게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를 읊어주고 싶다.
시 구절처럼 오늘 하루 비참하더라도 오늘은 과거가 되고, 과거들은 흑역사가 아닌 값진
추억으로 기억되는 날이 올 것이다. (본문 중 일부)
5. 기타
가. 맞춤법 주의
나. 서로 돌려보며 읽기: 자기가 쓴 글은 계속 보면 실수가 잘 보이지 않으므로 돌려 보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 어색한 부분 등을 알려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여 수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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