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랑짤랑짤랑
주머니 안에서
동전 하나가 묵직하게 돌아앉는다.
한쪽면은 내가 걸어온 값,
남은 한쪽면은 아직 지불하지 않은 내일이다.
나와 우리는
늘 무언가와 거래하며 살아왔다.
시간 몇 분, 사랑 한 조각,
말 한마디의 온도까지.
세상은 항상 먼저 값을 매겨버리고,
난 그제야 뒤늦게
앞면인지 뒷면인지
확인할 뿐이었다.
동그라미는 공중에서 잠시 빛났다 사라지며
나와 우리의 운명을 대신 골라주고,
나와 우리는 그 작은 원을 따라
어디론가 끌려가듯 걸어간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결국 나와 우리의 삶은
커다란 거래소 한가운데에 서있는 셈이다.
나와 우리, 아무도 내밀지 않은 것까지
언젠가는 가격표가 붙는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작고 동그란 금속 하나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짤랑, 짤랑, 짤랑,
내 주머니 안에서 흔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