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합시다
요즘 아침잠이 없어졌다. 그런 김에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기를 이번주부터 시작해서 이제 4일째다. 아침잠이 많아서 새벽에 일어나는 게 너무나 힘든 일이었는데, 이상하게 요즘은 새벽에 잘 깬다. 알람 전에 일어나기도 한다. 나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매일 새벽에 눈이 번쩍 떠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 할 거 하고 다시 잔다고 한다. 그래서 시간 맞춰 일어난다고. 나이가 젊은데도 그런 사람도 있었다. 신기했다. 아침잠이 얼마나 달콤한데, 그 새벽에 깨어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그런 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니, 아.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어릴 적 우리가 늦잠을 자면 아빠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하셨는데, 이제 내가 그렇게 될 판이다.
운동하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운동 안 하면 안 된다고 하니, 하긴 해야겠고, 그래서 주변의 추천으로 걷기 어플을 깔았다. 포인트가 쌓이면 더 걷게 되고, 재미도 있다고 한다. 누구는 그 포인트로 치킨을 시켜 먹었다고 한다. 우리 식구는 이제 치킨을 시키면 두 마리는 시켜야 하는데, 그럼 나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 거다. 얼마나 걸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열심히 걸어봐야겠다.
또 어떤 분은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씀해 주셨다. 첫째, 어깨가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동네 운동기구 있는 곳에 가면 커다란 원형의 돌리는 기구가 있는 거라고. 아! 큰 깨달음을 얻었다. 둘째, 먹을 때 잘 흘리고, 뭐가 입 주위에 묻어도 감각이 잘 안 느껴져서 묻었는지도 몰라 실수할 때가 있다고 한다. 이건 좀 서글픈데. 셋째, 가까운 게 잘 안 보여서 안경을 자주 벗게 된다고 한다. 노안이다. 나도 요새 노안이 시작되었는지 먼 데 가까운 데 볼 때 전환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럴 수가. 남편은 이미 백내장 수술도 한 적이 있지만, 나는 괜찮았는데, 나도 이제 시작이다.
무엇이든 변화는 당황스럽다. 변하는 게 싫고, 어렵다. 그래도 어쩌나.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을 받아들이고 더 건강하게 살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지금은 조금 속상하지만, 주위에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덜 외롭고, 언젠가는 편안하게 나의 노화를 수용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도 있을 거다. 재밌고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다.
무엇보다도 나는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커다란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출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네 번의 출산을 경험했고, 이제 더 이상 출산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너무나 크다. 그래서 나는 20대로도 30대로도 돌아가고 싶지가 않다. 지금이 젤 좋다. 나이 들면서 조금씩 생기는 여유와 노련함과 지혜도 마음에 들고.
건강하게 오래 살아보자. 오늘 운동장 다섯 바퀴! 다섯 바퀴는 너무 많은지도.. 네 바퀴만 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