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는...
내 마음으로의 여행이 재미있다. 내 마음을 탐구하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리저리 살피는 시간이 재미있다.
나에게 관심이 가장 많은 건 바로 나다. 그런데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살았다. 그래도 알고 싶었다. 지금도 알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 그러나 나에겐 중요한 일.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
나를 알아가는 여행.
그런데 나를 알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전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인데, 이젠 절실하게 필요하다. 학자들의 연구가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의 사례가 필요하고, 그래서 우주에 비춰보면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내 안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있나.
나만 가지고는 나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남과 비교하고 차이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내가 보인다. 얼마나 놀라운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제야 나를 알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한 가지씩 알 때마다 안도감이 든다.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 다른 사람과 다른 면이 있다고 해서 내가 틀린 건 아니구나. 내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구나. 싶어서다.
그냥 다른 것뿐인데, 왜 그렇게 나를 못살게 굴었을까. 왜 그렇게 자책해야만 했을까.
너무 외로웠다. 세상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외로웠다.
그런데 나만 외로운 게 아니었음을 알았다. 그 사람도 외로웠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지하게 강해 보이던 그 사람, 너무 밝아서 어두움이라곤 하나도 안 보였던 그 사람도 외로웠단다.
그러면 나도 괜찮은 거다. 나쁘지 않다.
훌륭해지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지금 이대로 나를 돌아보고 기력이 남아돌면 주변도 돌아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만큼 살자.
그냥 그렇게 흘러가 보자. 잔잔하든 거세든 그 물결에 몸을 맡기고.
거기다가 미소 한 스푼을 은은하게 추가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