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빠져 버린 나

좀 못나 보인다.

by 글향기

한동안 지쳐 있었다. 놀랍게도 지치니까 그동안 그렇게 원했던 게 다 사라져 버렸다. 무언가 이루고 싶었던 열망이 힘이 빠져버렸다.


원대한 꿈을 꾸고, 온 세상을 위해 뭔가 이루고 싶었었는데, 이제 평범하고 초라한 나 자신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바람이 빠져 한껏 쪼그라진 풍선처럼 볼품이 없다.


그런데 힘이 안 난다. 어쩌면 이게 원래 나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은 알 수 없는 바람이 들어서 이만큼 부풀었다가 이제야 원래대로 돌아온 건지도 모르겠다.


우울하니까 충동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한다고 누가 나에게 그랬었다. 여전히 우울하긴 한데, 그래서 벌떡 무슨 충동을 일으키려다가도 힘이 빠지고 만다. 허허


희한하다. 이런 내 모습이. 그동안의 나는 뭐였을까.


뭔갈 간절히 열망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지금 이대로 만족하고 산다면 그래도 괜찮다면, 어쩌면 그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지금 이대로.

작가의 이전글죽음을 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