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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Oct 31. 2023

욕심을 버린 지 하루

마음이 불안하다.

 욕심을 버린 지 하루가 지났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던 마음도 내려놓고, 남편한테 좋은 자동차를 사 주고 싶은 마음도 내려놓았다. 엄마한테 보란듯이 거한 용돈을 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내려놓았다.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싶었던 마음도 내려놓았다. 


 그저 내가 바라는 건, 가장 바라는 건, 내 가족의 행복이었다. 나와 가족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 그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내가 그동안 바래왔고 매달려 왔던 것은 별로 쓸데없는 것들이었다. 내 가족의 행복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해외여행이나 부모님께 큰 용돈을 드리는 것은 나에게는 큰 기쁨과 만족이 되었을 거다. 분명 잠시는 더 행복해졌을 거다. 그런데, 그 잠시의 행복을 위해 내 건강과 우리 가족의 행복에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면, 나는 안 할거다. 내가 건강하지 않고 아프다면, 우리 가족은 힘들어진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니까 난 건강해야 한다. 그게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한 첫번째 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 사실을 깨닫기 전에는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내가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내 놓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내 가족이 더 소중하다. 나도 소중하지만, 내 꿈과 내 만족보다도 내 가족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이 세월을 참고 견뎠고, 지금도 버텨나가고 있다. 더 나은 것, 더 큰 성공, 바랄 수도 있지만, 이젠 안 하련다. 


 그런데 아직 예전의 습관이 남아서 가만히 쉬거나 놀고 있으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마음이 불안하다. 그 마음의 빈 자리를 채울 것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뭘 해야 할까. 근데 안 하고 싶기도 하다. 근데 또 한편으론 불안하다. 


 다시 나로 돌아가봐야겠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고, 나 자신을 들여다봐야겠다.그러려면 무슨 책이라도 읽고 사색을 해야 한다. 사색이 답이다. 책보다도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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