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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Nov 02. 2023

<성령과 기질>을 읽고

회개

 어제는 내 마음이 큰 파도를 겪었다. 그래도 결과가 좋은 쪽으로 나서 참 다행이다. 


 남편은 내가 사주 공부를 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내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모양이다. 어제 대화를 나눈 분은 나에게 성령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들었다. 왜 이런 기본적인 교리 이야기를 하실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당연한 거였다. 혼란스러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다. 


 그래서 기본으로 돌아가보면, 나는 기독교를 저버릴 수가 없다. 무엇을 해도 하나님 안에서 하고 싶은 게 내 본심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이것까지는 주시지 않을 것 같아서 내 힘으로 나의 노력으로 발버둥치며 얻으려 했던 것은 그게 나의 욕심이라는 증거였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을 것 같은 것을 내가 바라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하나님을 외면해야 했고, 하나님께 나의 고민을 아뢸 수가 없었다. 즉, 기도를 할 수가 없었다는 거다. 


 그러면 문제가 시작된다. 하나님에게서 멀어질수록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나의 마음의 평안은 깨어진다. 마음의 평안이 깨어지면, 육신에도 문제가 생긴다. 겉으로 봐도 사람이 힘들어보인다. 나도 힘들다. 


 어제 읽은 <성령과 기질>이라는 책에 보니, 점액우울질은 두려움으로 움직이게 된다고 했다.-다혈질과 담즙질은 분노가 큰 감정이다.- 맞다. 이기심에 두려움이 결합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남편이 화를 내지도 않았는데, 화를 낼까 봐 두렵고, 그 화를 받을 나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도망쳤다. 어떤 때는 아이들을 버리고 싶기도 했다. 싶었다는 거지 결코 그런 선택은 하지 않을 거다. 


 나를 향한 이기심과 자기중심성,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두려움.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이거였던 거다. 


 둘다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두려움을 이기고, 그 사랑으로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이며, 그것이 내가 가장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행복해질 수 없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깜짝 놀랐다. 그러니 몸이 아플 수 밖에 없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러면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나는 하나님 안에 있는 사람이니 하나님의 법칙을 따라야 행복하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순종하며 사는 것이 필요한 거다. 성령 충만한 삶, 온유, 절제 등 성령의 열매들을 맺는 삶. 내 삶의 목표는 그것이어야 했다. 


 탕자는 모든 것을 잃고 거지꼴이 되어서야 아버지께로 돌이켰지만, 나는 아직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가. 방향을 이제라도 돌리려고 한다. 다시 예배로, 말씀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 회개라고 했다.


 교사라는 직업이 잘난척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긴 하지만, 겸손함을 잃지 않고, 매달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지만 분에 넘치는 욕심을 내지 않고, 올해 말 이 계약도 어찌될지 모르지만, 두려워하기보다는 현재 나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나의 기질 안에서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이해와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자.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보자. 이것도 과정이고, 나는 흘러갈 것이다. 자연스러운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하나님은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계신다. 그리고 나의 이 감정도 알고 계신다. 나보다도 잘 아신다는 게 참 부끄럽지만, 하나님은 날 사랑하시니까 괜찮다. 그 흐름에 나를 맡기자, 나의 가족도 맡기자. 그 은혜와 사랑에 푹 잠겨서 하루하루를 살아보자.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용쓰기보다, 내 하루하루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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