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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Nov 04. 2023

다시 사주 공부로

나는 흔들리는 갈대다

 그랬다. 나는 참지 못하고 휴일을 맞아 우리 가족 모두의 사주팔자를 분석하였다. 참고한 책은 장세엽 저자의 <누구나 쉽게 따라 하는 사주 풀이>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아무래도 나는 이걸 공부해야 할까보다. 시도 짓고, 글도 쓰고, 사주도 공부하고. 남편은 요 며칠 주식에 빠져 있다. 마흔이 넘어서 처음 접하는 주식에 깜짝 놀라고 있는 듯하다. 누구나 돈을 잃으면 가슴이 쓰리겠지만, 한 푼 두 푼 절약하며 모으는 사람이라 가슴이 여러 번 철렁했을 거다. 잠이나 잘 잤나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나에게 매달리는 남편이 바빠서 좀 편했다. 대신 오늘은 1시간을 주식 얘기를 들어주어야 하는 고충은 있었다. 나도 사주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얘기하는 와중에는 계속 주식 생각만 하는 듯 보였다. 나는 경청해 주었건만. 


 가족들 사주를 분석해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이 있었다. 아이들 성향을 파악하게 된 것도 좋았지만, 여러 사람의 사주를 직접 분석해보면서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었던 개념이 좀 명확해진 것이다. 역시 적용을 해 보아야 한다. 


 하루종일 희비가 왔다갔다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가족들이니까 안 좋은 게 나오면, 마음이 아프고, 걱정되고, 좋은 게 없나 더 찾게 되고. 애타는 마음과 그게 해소되면 안도하는 마음이 교차했다. 듣기로는 좋은 게 꼭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게 꼭 나쁜 것도 아니라고 했다. 다 사람 하기 나름이라고. 


 유일하게 신강한 사주를 갖고 있는 둘째가 조금 안쓰럽기는 하지만, 하나님이 선하게 인도하실 줄 믿는다. 사주와 기독교의 하나님을 연결시켜서 어색한 감은 없잖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 하나님도 믿고, 사주는 공부하는 중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안에 사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누가 그게 틀렸다고 하면,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때까진 그렇게 생각할 거다.


 아직 모르는 개념이 많고, 자꾸 분석을 해 보면서 공부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다행히도 나에겐 실험대상자(?), 아니, 연구대상자가 6명이나 있다. 


 신금 일간인 내게 가족 네 명이 나무이고, 한 명이 물이다. 그동안 뾰족하고 독한 나의 말에 나무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물인 아이는 나하고 또 잘 맞는다. 


 공부해서 사주 팔자 상담을 하면 어떨까. 누군가한테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나처럼 마음을 못 잡고, 헤매고 방황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역시 아는 게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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