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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Nov 05. 2023

사주 공부에 대한 고민

정말 모르겠다

 흔들리는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어찌 하면 좋을까. 나에게 편인이란 십성이 있어서 이렇게 사주 공부에 끌리는 걸까. 너무 재미있게 공부하다가도 한번씩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자괴감이 밀려 온다. 


 나는 과연 사회적 시선을 무릅쓰고 이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인가. 나에겐 합당한 이유가 있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도 배척하지 않을 만한 논리가 나에게 있나? 잘 모르겠다. 그냥 나 좋자고 하는 공분데. 


 내 공부 내가 알아서 한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 싶어도,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서 살아가는 면이 크지 않나. 어떤 땐 그게 다인 것 같을 때도 있다. 


 얼마 전 <사랑 손님과 어머니> 소설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그런 얘기를 했었다. 주인공 여인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사랑하는 아저씨와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동네에서 욕을 듣고 쫓겨나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가족들이 뿔뿔히 흩어져 이 도시 저 동네에 살고 있지만, 당시에는 한 마을에 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옥희 어머니는 오빠 친구와 결혼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자라난 동네에서 여전히 살고 있는 것이다. 같은 동네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옥희 어머니의 친정 식구들도 비난했을 것이고, 친정식구들도 이사가야만 했을 것이다. 


 같은  1930년대 일제강점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백치 아다다>도 마찬가지였다. 아다다는 한번 결혼에 실패하고 도망쳐나와서 어머니에게 구박받던 중에 수롱이라는 노총각과 눈이 맞았다. 이 둘은 살던 동네를 떠나서 낯선 곳에서 정착을 하려고 한다. 그러니 마찬가지 아닌가. 당시에는 사회적 관계의 힘이 훨씬 컸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한테도 그렇다. 아무 신경 안 쓰고 싶다가도,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있는데, 다같이 눈총받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그런데 하고 싶은데 이를 어쩌나.


 나는 원래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그게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는데, 결혼 후 이기적인 성향 때문에 큰 말썽이 생겼다. 남편과 자주 싸우고, 아이들 돌보는 일도 너무 힘들었고, 남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아이가 넷이라서 힘든 게 아니라, 나란 사람이 희생하고는 담을 쌓고 살던 사람이라서 그걸 극복하는 게 무지 힘들었다. 


 그런데 지난 15년 동안 남편과 함께 싸우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이 깎여서 지금은 참고 양보하는 게 많이 익숙해졌다. 또 그게 보람되기도 하고. 정말 나에겐 큰 변화다. 그런데 여전히 변하지 않은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인 것 같다. 


 맞다. 나는 여전히 이기적인 거다. 사람이 변한 줄 알았지만, 사실 변한 건 없었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그래도 그러는 와중에 남도 생각하고, 가족도 배려하고. 나름대로는 그러고 있다. 


 우선은 우리 가족들을 대상으로 분석하면서 사주 공부를 어제 오늘 했다. 앞으로는? 어찌할지 잘 모르겠다. 공부하면서 배운 내용을 가지고 유튜브를 할지, 브런치에 적을지.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나란 사람은 자꾸 쓰고 말하고 해야 한다. 선하고 정의롭게 살고, 다른 사람을 도와주며, 그렇게 살아야 나에게도 유익하다. 


 하나님이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놓으신 걸까? 내가 이기적인 사람인 걸 아시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어떤 사주 전문가 블로그에서 본 글에서는 생긴대로 사는 게 가장 좋은 거라고 하던데, 나의 생김은 이런 건가보다. 


 그래서 생긴대로 함 살아보자. 나에게도, 그리고 남에게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한번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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