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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현 Oct 05. 2023

내가 잘나서 여기까지 왔다고?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지면서 나는 지랄 맞게 교만해졌다.


남들은 사업하면 다 망한다는 데 나는 시작부터 잘되니까 뭐라도 되는 줄 안 거지.


정말 그럴까?


서정진 회장의 연설을 보면서 나를 찢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난다. 저 정도 위치에 올라도 겸손하다. 내 가치는 저 사람에 손톱도 안될 텐데 모가 잘났다고 요란하게 떠들고 다녔을까?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내가 잘나서 된 게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았을 뿐이다.


엄마가 일찌감치 나를 포기했다면? 나는 없었다.

여자친구가 밥 먹을 돈도 없을 때 데이트 비용을 내주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홍식 교수님이 처음에 나를 대학원 강연에 세워주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윤경 님이 나를 대중의 앞으로 이끌어주시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이번 부트캠프도 잘 생각해 보자.


성큐가 회사 대표님께 나를 소개해주지 않았다면? 태현님은 분명 크게 될 거라고 지속적으로 응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이룸이 내 강점을 실행력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내 스터디에 참여해서 아웃풋을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우직이 퇴사한 거에 내 역할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같이 자동화에 대해 깊게 이야기해볼 수 없었다면? 나는 없었다.    


닉이 함께 일하지 못하게 됐을 때 그냥 떠나버렸다면? 진심으로 퓨처플로우를 응원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민철이 끝까지 내가 생각하는 가치에 공감해주지 않았다면? 생각 없이 지르고 보는 나한테 질려서 바로 퇴사했다면? 나는 없었다.


정호가 나를 롤모델이라고 벤치마킹 해주지 않았다면? 이번 부트캠프에 참여하고 싶다고 장문의 문자를 남기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서진이에게 일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내 고집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다시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퓨처플로우에 임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없었다.


다시 정신 차리자. 내가 잘나서 된 게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 그리고 나를 지켜봐 주시는 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 가장 큰 장점이 빠른 실행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9월 내 실수를 인정하자.


“더럽게 교만했다”


다시는 교만해지지 말자. 내가 잘나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았을 뿐이다.


그럼 앞으로 내가 키워야 할 능력은 남들이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구나. 더 내 몸을 갈아서 좋은 정보를 전달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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