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수를 인정하기.
최근 일주일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예비창업패키지를 쓰려고 밤을 지새웠다. "다른 사람들이 다쓰니까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넣어볼까? 쓰다 보면 사업 감이 오겠지." 막상시작하니 전혀 가볍지 않았다. 검증되지 않은 아이템을 뭔가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꾸미며 나를 속이는 기분이 들어서 항상 찝찝했다. K의 만류에도 그냥 한번 써보겠다며 고집을 피웠기에 더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오늘 인터뷰와 리서치를 진행하며 그 찝찝함은 수면 위로 머리통을 드러냈다.
Y(예의 바른 애)는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는다면 어쩔 건데요?" 전혀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된다고 해도 이 아이디어를 할 생각이 없고 안된다고 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존심을 버리지 못했다. 자존심보단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내가 생각한 아이를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지 않는데 붙잡고 있던 것. 정신 차리고 이곳에 온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자.
1. 최대한 많은 비즈니스를 분석한다.
2. 그걸 기반으로 계속 도전하고 실패해 본다.
3. 혼자서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기른다.
또 재밌는 동료들을 많이 사귀었다. 먼저 J다. 나와 K, J 셋이서 이런저런 토론을 했는데 꽤 신났다. K랑 둘이 티키타카하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진중한 캐릭터일 줄 알았는데 웃을 때마다 유해진 님이 떠올라 마음이 편해진다. 좋은 친구가 될 느낌이다. 역시 해군들은 훌륭하다. 다음으론 S다. 우연히 둘이서 밥을 먹게 되었는데 내 생각과 너무 다른 모습에 놀랐다. 처음엔 나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해 가까이가지 않았었다. 확실히 단편적인 부분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순 없구나. 그랬다면 정말 아쉬울 뻔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지금까지 투자한 리소스가 아쉽지는 않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만 생각하면 된다.
전략적으로 물러서서 정말 당장 중요한 게 뭔지 확인해야 한다. 목적과 반대되는 일들은 지운다면, NOW 해야 할 일은 두 가지가 남는다.
1. 금요일에 있을 IR피칭 자료를 준비한다.
2. 자기 전 30분 리액트 강의를 듣는다.
이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