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디자이너들을 피해 도망가는 내 뒷모습을 보았다.
지금까지의 브런치에 작성한 글을 돌아보면서, 사업에만 집중하며 내 본질, 디자이너로서의 열정을 잠시 잊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이 과정은 나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AI Driven Designer"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가지며, 다시 한번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비즈니스 맨으로서 정체성을 되짚어 보려 한다.
내 지금처럼 정체성에 혼란이 온건 콘텐츠가 하나로 모이지 못한 게 크다고 생각했다. 기존에는 나는 디지털 크리에이터로서 창작물을 다양한 플랫폼에 펼쳐놓았다. 그로 인해 이메일이 섞이게 됐고 한국에서 가장 좋은 미대의 대학원에서 온 강연 기회를 놓쳤다. 다시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하나로 나의 작업물, 이메일 등을 통일해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링크트리나 리틀리 같은 링크 아카이빙 플랫폼이 있지만, 이것들은 모두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아름답지 않다. 너무 단순하고 쉬워서 간지가 안 난다. 그래서 나의 멋진 프레이머(framer)를 이용해 나만의 아카이브를 만들어 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제작한 웹사이트에는 내가 진행했던 디자인 작업, 블로그, 사진, 북마크, 팟캐스트까지 모든 것이 담겼다. 크리에이터의 포트폴리오로써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웹사이트는 나의 히어로 콘텐츠를 모으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곳에는 나의 열정, 역량,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디자이너로서의 나의 정체성이 담긴다.
물론 급하게 만든거라 아직 디자인이 완벽하진 않다. 사실 몇번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 나에게 어울리는 색을 레이아웃을 폰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곧 찾게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