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결혼 복권

그녀의 꿈은 로또 당첨

by 이백지


외벌이의 한계는 부부의 삶에 대한 태도가 서로 다른데 있다. 버는 입장에서는 생존에 초점을, 받는 입장은 좀 더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꿈꾼다. 서로 씀씀이나 경제관념이 비슷한 집안에서 자라 함께 뜻을 모으면 좋으련만 우리 부부는 살아온 환경이 사뭇 달랐다.


아내는 부모의 이혼 후 장모님이 한없이 챙겨주는 존재로 20대의 대부분을 뉴질랜드에서 보내며 영주권을 얻으려 발버둥 쳤지만 실패했고 반면 아내의 오빠는 영주권을 얻었다. 한국에 돌아온 아내는 장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 일을 도왔다. 함께 주방 일을 거들었던 오빠는 이번에도 자립에 성공해 음식점을 창업했지만 아내는 결혼을 개업해 하루 한 끼니 장사를 하고 있다. 가끔 주말 장사 세 끼를 책임지는 날에는 한 끼는 배달 음식을 나머지 한 끼는 남편이 차려주기를 바란다.


아내는 출산 전 오빠 가게의 주말 업무를 도와주곤 했다. 그러나 단 이틀을 일하고 나머지 5일을 힘들어했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대중교통이 아닌 내가 직접 차를 끌고 인천에서 서울 강동으로 모셔오길 원했다. 오래 지속될 수가 없는 아르바이트였던 셈이다. 출산 후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아직 관련 서적은 책상에 있지만 몸은 침대에 있다. 40세까지 공무원 합격에 매진하는 경우도 많다며 요즈음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지만 최근엔 다른 재미에 빠졌는지 술잔을 비우는 재주가 사뭇 경이롭다. 아내는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해보고 싶어 하는데 아직 먹방을 할지 다이어트를 주제로 할지 정하지 못했다.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아서 시도할지는 의문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1년 이상 지속하지는 못할 듯하다.


살아남으려는 이는 생존에 의미를 두지만 삶의 질을 중시하는 이들은 얼마나 잘나고 멋지게 사는지에 몰두한다. 평생을 타인이 벌어다준 돈으로 생존을 누리다가 말년에는 황혼 이혼하고 싶다 말하는 이도 있다. 남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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