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개 캐릭터로 저장해둔 남편을 의심했겠지. 아들은 개 캐릭터가 귀여워서 엄마 번호에 설정해둔 건데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개로 여긴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흐린 눈으로 봐야 예쁘다. 매의 눈으로 보면 먹잇감만 보인다.
아내의 오빠인 형님은 나와 동갑이다. 1월생이라 한 학년 빠르게 입학하셨다. 지난 달 저녁 식사 자리에서 형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동생을 변호하는 형님의 모습에서 아무리 내가 희생하고 헌신한들 와이프 집에서 보는 나는 부족한 사람일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여만에 다시 만난 형님께서는 태국 국적의 예비 신부를 데리고 오셨다. 스무 살 가량 차이가 났다. 아내와 내가 두 살 차이니까 열 배 차이다. 여름 휴가 차 처갓집에 내려와 식사 후 설거지를 하던 중 딸이 형님에게 고자질한다.
설거지하는 팔은 안으로 굽어져 있었다. 딸의 본심에 조금이라도 오해가 풀렸을까? 형님의 예비 아내 분께서는 형님이 식사를 마친 후 물 한 잔을 떠다 주셨다. 거나하게 술에 취해 물 좀 가져다 달라는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물놀이를 다녀온 후 아이들 샤워 좀 시켜달라는 나의 부탁에 눈을 부라리며 한 숨을 쉬던 아내를 내가 오해한 거겠지? 아직 그 오해가 풀리진 않았다.
딸은 숙모를 누나라고 부른다. 아들은 그런 누나를 언니 호칭으로 알려준다. "내가 누나고, 너는 언니지!" 큰 오해다. 그녀는 숙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