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러진 것은 다시 붙지 않는다

돌부처 남편을 둔 아내, 육아 힘에 부처 고백

by 이백지



당일 구입, 당일 배송처럼 당일 전량 폐기 당함


아이 엄마가 구입한 색연필이 빼빼로 과자처럼 사라져 간다.

만약 아이 엄마가 이 광경을 봤다면 아이들 등짝에 부처님 손바닥 표식이 타투되었을 것이다. 나는 유니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하면 안 돼~ 엄마한테 혼나"


어제도 혼났고 오늘도 혼났다. 나도 이미 한 차례 혼났다. 아이가 거실 등을 껐다 켰다 반복하며 놀고 있는데 안 말리고 뭐하냐며 5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축구 감독처럼 소리친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왜 이러는 걸까요?


다행히 색연필 부러뜨리기 놀이는 발각 후 혼나는 것으로 이월됐다. 아내가 주방에서 혼술 하며 음악을 크게 듣고 있어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올여름부터 술을 끊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는 마실 의향이 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진로 고민을 한다거나 이성 문제나 병역 기피 등으로 한 잔 하자고 할 때쯤 심각한 주제를 벗 삼아 마시고 싶다.


부러진 색연필이 들키지 않아야 할 텐데 내일 똑같은 제품을 구입할까? 아니면 부러뜨리는 소리가 듣기 좋아 내가 한 것이라고 말해볼까? 아이들은 많이 혼나고 맞아서 내성이 생겼을까?


아내의 손맛이 핫팩처럼 뜨겁다. 수족냉증은 아닌듯하여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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