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시간 외 근무, 육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힘내 줄게요
느슨해진 육아 시간에 긴장감을 가져다주는 가장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이 얼마나 삶을 지치게 하는 일이란 말인가? 말 그대로 이것은 일, 업무에 가깝다. 급여로 보장되지 않는 시간 외 근무. 때로는 아이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투입되어야 하는 강도 높은 작업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빠가 할아버지의 역할을 엄마가 할머니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높은 곳에서 날려야 멀리 날 수 있다.
아이들의 에너지 레벨에 맞춰 놀아주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손목, 어깨, 허리 등을 혹사시키지 않고는 아이들을 어른의 눈높이, 혹은 그 이상의 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게 할 수 없다. 그야말로 일정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그럴 각오를 해왔던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회피 유형의 캐릭터인 내게 결혼과 육아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방학숙제와도 같았다. 개학을 일주일 앞두고 부지런히 속도를 내는 방식으로 밀린 인생의 업무를 하자니 하루가 바쁘게 흘러간다.
생후 50일 때는 풍선에 얼굴을 넣어도 버둥거렸는데 지금은 웃는다.
아이를 안아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두 팔이 저려오지만 아이는 좋아한다. 그 웃음을 보는 일도 얼마 남지 않았음에 오늘도 무리해서라도 안아주고 놀아준다.
아빠는 그렇게 야근에 녹초가 되어 단잠을 이룬다. 육아는 매일매일이 야근이지만 가정이라는 회사는 야근수당이 없다. 세상의 쓴 맛은 염전 노예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아이는 아빠의 쓴 웃음을 희석시키려 단 웃음을 금광처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