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뜨거운 한 여름의 가운데에서

영원의 교환일기 제 6편 -원에게

by 겨울

안녕, 원 !

푹푹 찌는 한 여름이다. 오늘은 무려 온도가 40도에 육박했대.

매일같이 보느라 뜨거워진 내 스마트폰 온도도 그 정도일까?


너의 디지털 디톡스 소식에 깊이 공감하는 바야.

나 역시 이러다 나의 뇌가 파충류가 되는 건 아닌가... 싶었거든
속도를 늦추고,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용기.
가장 너다운 방식으로 다시 숨을 고르고 있구나 싶었어.


나는 요즘, 이 여름의 온도만큼이나 뜨거운 꿈을 품고있어.

그 꿈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남기곤 해.

지금 이 선택은 나의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 걸까.
SNS도, 글도, 수업도, 꿈도
결국은 다 ‘나’라는 사람을 통해 흘러가는 일인데,
그 중심에 있는 이유가 희미해질 때면
몸도 마음도 쉽게 흔들리더라고.


가끔은 생각해.

요즘 유행하듯 번지는 ‘브랜딩’이라는 말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성장’이라는 말도
너무 번쩍번쩍하게 소비되고 있는 것 같아서.

다시 찾아야 하는 건 "꿈", 그러니까 "왜 내가 이 일을 하는가"가 아닐까 생각해.


나, 어릴 적부터 꿈꾸는 걸 참 좋아했어.
꿈속에서 나는 작가가 되었다가, 어느 날은 연예인이기도 했고,
어쩔 땐 사업가였고, 또 만화가였어.
가끔은 강연자가 되어서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했고,
또 어떤 날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교사가 되기도 했지.


그렇게 꿈을 품고 자란 아이는 대학생이 되었고,
어느 날은 여느 청춘 드라마처럼 잔디밭에 누워서
맥주 한 캔을 들고 이런 말을 하기도 했어.
“선배, 선배는 꿈이 뭐예요?”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조금 오글거리지만, 그때는 정말 진지했거든.


우리 대학생 때, 인스타툰이 막 유행하기 시작했어.
나는 또 갑자기 만화가가 되고 싶어졌고,
언제나처럼 별 계획 없이 무턱대고 시작했지.
그때 내 계정 이름은 ‘꿈꾸는 ㅇㅇㅇ’이었어.
(ㅇㅇㅇ은…브런치에선 비밀로 해두자)


나는 지금도 누군가를 만나면 자주 물어봐.
“꿈이 뭐예요?”
그 사람이 어떤 꿈을 꾸기에 이렇게 반짝이는지 궁금해서.
반짝이는 눈으로 자기 꿈을 말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괜히 내 마음도 같이 두근거리거든.


내 꿈은 <그럼에도 사랑과 영감을 나누는 사람>이야.

그게 단 한 사람일지라도 말이야.

그 사람이 나의 글을 보고 조금 덜 외로워지고, 조금 더 자기 삶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러다보면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영감’을 줄 것을 꿈꾸며 이렇게 또 글을 쓰게 돼.


너는 지금, 어떤 꿈을 품고 있어?
그리고 그 꿈의 온도는, 어디쯤에서 너를 데우고 있어?


다음 너의 편지에는, 너의 꿈이 너무 궁금해.

디톡스 후 맑아진 너의 언어를 기다리며

이만 줄일게.


총총

- 뜨거운 한 여름의 가운데에서 영이가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두 손은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