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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Feb 07. 2023

위대한 멜랑콜리(※)

살아오면서 참 힘든 사람들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알코올중독증, 망상장애, 우울증, 조울증, 의처증, 경계성장애, 편집증 등등.


신앙이 없을 때는 무조건 견뎌주는 것으로, 신앙이 생긴 후에는 신앙적으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만, 잘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은 도망 다니다가 지금 여기에 이른 것 같다. 성경과 책을 읽고 기도를 하고, 때로는 병원 힘을 빌려보려고도 했지만, 그다지 많이 호전되지는 않은 듯하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뒤적이다가, 이런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창조성(천재성)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멜랑콜리]가 눈에 들어와 빌려다가 탐닉하고 있다.


'위대한 멜랑콜리'를 가장 잘 표출하는 사람은 '시인'이라고 한다. 화가와 문학가 중에도 그런 사람이 많다. 화가로는 뭉크, 문학가로는 샤르트르를 꼽을 수 있다. 뭉크의 [절규]와 샤르트르의 [구토]가 대표작이다. 삶의 악조건들이 그들을 '위대한 멜랑콜리'의 발산자로 만든 것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삶의 정황'이라는 것이 그 어느 것 하나 '쓸데없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오늘은 이 책과 뭉크, 샤르트르가 있어서 참 행복하고 가슴 벅찬 날이기도 하다.


"위대한 멜랑콜리 예술가들은 불안정한 영혼의 힘을 다해 창조의 제단에 자신을 바친 사람들이다."([멜랑콜리] 중에서)


※멜랑콜리(melancholy) : 우울 또는 비관주의에 해당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 삶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회의에서부터 비롯된 이 감정은 이후 정신 의학 분야에서 다루어진다.

[멜랑콜리](박혜정,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뭉크,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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