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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Feb 27. 2023

봄이 오는 길목에서 싱그러운 눈산행

태백 연화산

나는 겨울에 추운 게 싫어서 계속 남쪽 산행을 하려는 중인데, 오늘은 좀 추운 산행을 하겠다.


이제 곧 봄이라 강원도 쪽도 괜찮겠거니 생각했는데, 태백지역에는 눈이 많이 와서 체감 온도가 영하 12도란다. 태백 연화산은 처음인데 완전 상고대 눈꽃 산행을 할 수도 있겠다.


사놓은 발열 조끼를 입을 기회가 왔다. 실제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아서 생각보다 덜 추울 수도 있긴 하다.


오늘 산행은 태백 연화산+정선 민둥산 1일 2산이다. 정선 민둥산은 산나산에서 억새 예쁘게 피었을 때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겨울 산행을 하겠다.


연화산, 민둥산 둘 다 그리 길지 않은 코스라 추워봐야 싶긴 하다. 두 산 다 약 5km 정도로 약 3시간씩 총 10km, 6시간 산행이다. 암튼 뜻밖의 눈꽃산행이 기대가 된다.


아, 그런데 태백 연화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날씨가 정말 좋다. 짧은 코스라 배낭을 차 두고 작은 가방만 메고 오르기로 한다.


가다가 생각해 보니 아이젠이 배낭 안에 있다. 다시 주차으로 가지러 와보니 차는 벌써 우리가 하산할 지점으로 떠나고 없다.


리딩 대장님께 전화하니 그냥 올라오란다.  약수터에서 기다리시며 아이젠을 빌려주신다. 계속 오름길 오름길 눈이 쌓이고 밑은 얼어 미끄럽다. 조심조심 오른다. 투구봉에 도착해서 인증숏 남긴다. 리딩 대장님이 기다렸다 찍어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날씨는 오전 9시까지는 눈이 내리고 그쳤다. 우리가 도착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 10시 30분쯤에는 날이 완전히 개어서 해가 반짝이며 빛난다. 눈은 아직 녹지 않아서 완전 눈산행이다.


백 연화산 정상 오르는 동안 조망터가 있다. 멋진 눈꽃 풍경이 저 멀리 마을과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꽃을  가득 꽃피운 나무 사이로 백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햐!정말 멋지다!


아이젠 때문에 조금 지체를 해서 오늘도 후미다. 그렇지만 대장님이 세심하게 배려해 주셔서 곳곳에서 인증숏도 남긴다.


연화산 정상에서 100+명산 21번째 인증숏 찍는다. 리딩 대장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사진을 찍어주신다. 나한테 아이젠을 빌려주고 막대기 하나 주워서 짚고 내려가시는데 괜히 미안하다.

"아이젠 한 짝이라도 드려요?"

그래도 아무 말이 없으시다.

내가 아이젠 차고도 워낙 느리게 조심조심 걸으니까 그냥 두시는 것 같다.

암튼 덕분에 안전하게 잘 내려온다.


하산길은 하얀 눈이 더 많이 쌓여서 싱그럽다. 길 위에 하얀 눈과 갈색 낙엽의 조화가 운치 있다. 이제 곧 봄이 가까운데, 눈산행이라니 이것도 행운이라 여긴다.


태백 연화산은 100+명산 찍는 게 니었으면 안 와 보았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목표를 가지고  인증을 하는 건 좋은 점이다.


대산아파트 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산림욕장인지 편안하게 눕는 의자가 있고, 연화산 샘터가 있다. 먹을 수 있는 물 같은데 물맛도 안 보고 내려온다. 눈이 내려서 시간이 예정보다 더 많이 걸려서다. 하산은 오후 1시 30분에 완료한다. 총 5km, 3시간 소요되었다. 멋진 눈산행 참 잘했다.

태백 연화산 눈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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