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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보는 고흐의 그림

영화《러빙 빈센트》

by 서순오


요즘 아크릴로 유화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이번 달에는 무슨 영화를 볼까?" 하는데, 자연스럽게 《러빙 빈센트》를 고르게 된다. 62,450점의 유화로 그린 빈센트의 영화라는데 대형 스크린으로 만나는 빈센트의 그림의 세계가 어떠할지 기대가 된다.


내게는 토요일 오후 2시 정도가 가장 영화 보기 좋은 시간인데, 오늘은 적당한 시간대가 없어서 오후 4시 것을 예매했다. 메가박스 수원남문점은 밤 10시 40분 심야 프로만 있어서 CGV 동수원점으로 가기로 했다.

《러빙 빈센트》는 100명의 화가들이 10년 동안 그린 유화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그림들이 살아 움직인다. 인물도 풍경도 사건도 모두가 다 지금 여기 현재의 시간 속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서는 오해들이 무성하다. '미치광이'이니 '자살'을 했느니.


그러나 찬사도 많다. 그림을 배운 적이 없지만 '천재화가'라고.


그는 일평생 800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을 뿐이다. 동생 테오가 그의 미술재료값를 대주었고, 고갱과는 화가로서의 진한 경쟁과 다툼과 우정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오늘 영화를 보고 나서 새로운 점은 빈센트 반 고흐,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사산으로 태어난 형 때문에 '빈센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그는 목회자였고 선교사로 일하다가 잘렸고, 그리고 28세에 화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의 건강을 돌본 의사 가셰는

'화가'가 꿈이었으나 아버지의 강요로 '의사'가 된 후 평생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따라 그렸다는 것, 그리고 빈센트는 자살한 게 아니라 타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권총 발사 시 위치상, 복부에 권총을 맞은 후 3일 후에 죽음) 등이다.


가셰의 딸 마르그리트와 고흐의 사랑은 어느 정도 깊이였는지 알 수 없지만 고흐가 그린 《피아노를 치는 마르그리트 가셰》그림은 고흐가 죽은 후에도 독신으로 산 그녀의 침실에 일평생 걸려 있었다고 한다.


영혼이 맑은 사람들은 그 주체할 수 없는 영혼의 갈망을 자연스럽게 밖으로 표출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그림'이라는 멋진 도구였던 것 같다.


그림을 그려보니 글보다도 더 진솔한 게 그림이라는 것을 느낀다. 마음껏 표현하고 나면 마음이 시원하고 후련하다. 꼭 목욕을 하고 난 후의 개운함이랄까 상쾌함이랄까!


글, 그림, 그리움.

열정과 사랑과 꿈.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가 주고받은 《영혼의 편지》를 꼭 사서 읽어봐야겠다.


홈플러스가 옆에 있어서 영화 보고 나오면서는 입고 싶은 보슬보슬 포근포근 니트 카디건 한 장도 샀다.

영육이 행복한 날이다!



♡《러빙 빈센트》 명대사

"그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삶은 강한 사람도 무너뜨리지."

영화《러빙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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