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사랑

by 서순오

해님이 보내준 한줄기 빛을 모아

바람결에 묻어온 씨앗 하나 품고

따사로운 흙 속에 단비의 정액을 쏟았습니다

흙의 자궁 속에 넓고 깊게 뿌리를 내려

초록 싹을 틔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갔습니다


해님은 날이면 날마다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해바라기가 그만 부담스러워

더 이상 바라보지 말라고

불태울 듯 폭염을 퍼붓습니다.


얼굴이 까맣게 타서

흙빛이 되어가면서도

해바라기 사랑은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숯검정이 되어 타들어가는

샛노란 얼굴 속에서

재가 되어 부서지는

하얀 영혼 속에서

내일을 기약하는

생명의 씨앗이 영글어갑니다.


헐떡이는 늦여름 폭염 속

노랗디 노란 질투의 여인입니다.

수원 인계 올레길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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