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순오 Sep 16. 2023

광교산은 내가 리딩

수원 광교산

이번 주간에는 비소식이 많아 비가 안 오는 날에 광교산 산행을 한다.


지난주 지리산 백대종주 함산했던 대장님이 광교산 와본 지가 2년이나 된다 해서 언제든 오시라고 했다. 그런데 마침 시간이 맞는다. 이번 주 비소식으로 대장님 리딩이 취소되고, 나도 토요일에 예약해 놓은 산행이 취소되어 시간이 된다. 대장님 사시는 곳이 노원구라서 수원까지 오려면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리지만 말이다.


그런데 나는 아직 집 출발도 안 했는데, 대장님한테 톡이 오기를 광운대역에서 환승을 하려는데 지하철 노조 파업으로 시간이 1시간이나 지연되고 있단다.


"천천히 오셔요."

상왕교종점 만남 시간을 11시에서 30분 더 늦춰놓고 시간을 맞추어 출발한다.


내가 도착한 후 한 10여 분 지나니까 대장님이 오신다. 버스 타도 금방인데 시간을 잘 지키시는 대장님이라( 속시간 30분 전 도착) 제시간에 대어오려고 택시로 오셨다.


반갑게 인사하고 약수터 쪽 완만한 길로 광교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광교산은 내가 리딩이다. 후훗!


상왕교동종점(다슬기화장실)에서 출발해서 광교산 시루봉 찍고 비로봉, 형제봉 지나 광교저수지(반딧불이화장실)로 하산할 예정이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거나 그럴 때는 시루봉 정상에서 인터넷 연결이 잘 안 된다. 오늘은 날이 좋은 데도 자꾸 오류가 나온다. 발도장을 조금  내려가서 찍고 다시 올라온다.


아기용 포토존이 오늘따라 더 앙증맞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미역국라면, 던킨도너츠, 흑미가래떡, 사과, 김치, 땅콩비스킷, 포도 등이다.


옆에서 길고양이가 빤히 쳐다보며 야옹거려서 도넛과 가래떡과 비스킷을 떼어주니 잽싸게 물고 사라졌다가 다 먹고는 다시 온다. 그런데 사과와 포도는 주니까 냄새만 맡아보고 안 먹는다.


대장님이 나보고 '날씨의 요정'이란다. 나랑 산행하는 날은 늘 날씨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오늘도 바람이 불어 엄청 시원하고, 흐린 날씨 치고는 어찌나 시계가 좋은지 아주 멀리까지도 조망이 잘 된다. 광교산 여러 번 가봤지만 이렇게 좋은 날 시루봉을 올라보기는 또 처음이다. 관악산, 청계산은 물론 남산, 롯데타워, 저 멀리 북한산, 도봉산까지 다 보인다.


더군다나 지난 토요일에 지리산 종주를 해서 그런지 광교산을 걷는데 힘이 하나도 안 든다. 밑창이 나간 등산화도 콜롬비아 거 새것으로 바꾸었는데 아주 잘 맞고 릿지도 잘 되고 예쁘다. 조금은 무리인 일정으로 목이 살짝 잠긴 것 외에는 무릎도 싹 낫고, 몸이 제법 가벼워서 '이렇게 산행 실력이 느는구나' 싶어 기분이 참 좋다.


비로봉 가는 길에 멋진 나무가 있어서 담아본다.


비로봉 정자에는 또 처음 올라가 본다. 광교저수지와 수원 시내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인다.


형제봉 쪽에서 비로봉 오르는 길은 계단이 많아 꽤나 힘이 드는데, 반대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라 좀 쉽다.


광교산 형제봉은 한남정맥이라 어게인 인증을 한다. 어떤 남산우님이 암릉 위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역광이라 얼굴이 까맣게 나온다.


그런데 내 핸드폰은 사진이 제법 잘 나온다. 카메라가 4개나 달려 있어서 자동 조절이 잘 되는 편이다. 잼나게 사진 찍기 놀이를 하고 내려온다. 계속 내리막길이라 걷기가 좋다. 나는 오름길은 힘들어도 내리막길은 수월한 편이다.


대장님 얘기가 이제는 엄청 잘 걷는단다.

'그런가?'

그래도 나는 여전히 '느리게 천천히' 파인 건 맞는다.


오늘따라 지하철 파업으로 대장님이 조금 늦게 오셔서 오전 11시 40분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오후 4시 20분쯤 하산완료했다.


대장님이랑 함산 하면 시간이 금방 간다. 오늘도 이야기꽃을 한참 피웠다. 서로의 첫사랑 얘기, 취미와 산행 이야기도 나누었다. 언제나 감사하다.


광교산 산행 기록은 상왕교동종점~절터약수터~노루목~시루봉~토끼재~비로봉~전망대~형제봉~반딧불이화장실 코스로 총 8.8km, 4시간 40분(휴식, 점심시간 포함) 소요되었다.


울 식구들이 회를 안 좋아해서 거의 못 먹다가 대장님 수원 오신김에 먹으러 가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갈랬더니 안 잡힌다. 그래서 버스로 한 번 환승해서 간다. 환승정류장이 수원전통문화회관이라 버스 기다리는 시간에 구경을 한다. 사진도 몇 장 찍어드린다.


뒤풀이 장소는 나해석 거리 <해주>라는 일식집인데, 회를 무한리필해 준다. 생선종류도 많고 계속 리필해도 생선살이 아주 싱싱한 게 나온다. 그렇지만 3번 리필해서 먹고 나니 배가 부르다. 밥도 안 먹고 회만 먹고 저녁식사를 대신한다.  

광교산 등산 안내도
광교산 정상 시루봉 아기용 포토존과 조망
비로봉 아래 멋진 나무와 형제봉 가는 길 전망대
형제봉 표지석과 데크길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위험구간은 생략하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