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은 그저 하루 산행하는 것처럼

제81좌~제83좌 달마산, 화왕산, 도락산

by 서순오

81좌 환상의 다도해 조망 : 해남 달마산(2022.4.2. 토)


해남 달마산은 금무박으로 한 번 다녀 왔는데(※찾아보니 벌써 4년 전, 2018년 11월 24일 산행이다), 인증하러 다시 간다. 그때는 날씨가 흐리고 약간 비가 내려 일출도 못 보고 신비스런 분위기에서 산행을 했다.


오늘은 날씨가 좋을 거라고 하니 시원스런 남해바다 조망을 하며 쓰릴있는 암릉도 타면서 산행할 수 있겠다. 예쁜 꽃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달마산은 남쪽이라 그런지 진달래가 곱게 피었다. 금무박으로 갔을 때는 보지 못했던 남해바다 조망이 완전 환상이다.


미황사에서 정상까지는 약 1km가 조금 넘는데 너덜길 오름길이라 조심조심 걷는다. 그래도 거리가 짧으니 힘든 줄은 모른다. 사방팔방 다도해 조망이 그림이다. 이런 곳은 무박으로 오면 안 된다. 날씨 좋은 날 당일코스로 와야 한다. 바로 오늘 같은 날 와야 제대로된 풍경을 볼 수 있다.


달마산 정상 불썬봉에서 100대 명산 81좌 인증을 한다. 다도해를 배경으로 서니 덩달아 내 모습도 멋지다. 사방팔방 두루 조망을 하며 쉬어간다.


가야할 암릉길을 보니 군데 군데 진달래가 예쁘게 피어 있다. 암릉과 어우러진 분홍 진달래 꽃은 건장한 남성들의 품에 안긴 수줍은 여인들 같다.


그런데 오늘은 암릉길을 생략하고 조금 쉽게 산을 탈 예정이다. 원점회귀도 좋겠고 천년고도길도 좋겠다. 일단 인증은 마쳤으니까 조금 여유있게 즐기면서 산행을 하려는 것이다.


참 내가 그런 생각을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번에 금무박으로 왔을 때 달마산 코스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산악회에서 달마산 내려올 때 차가 막혀 오후 1시에 미황사주차장에 내려주고, 당초 5시간 주기로 한 산행시간을 40분이나 줄여서 4시간 20분밖에 안 주는 것이다.


그래서 '느리게 천천히 꾸준히'가 모토인 나는 정상 찍고 미황사로 원점회귀하거나 문바위에서 천년고도길로 내려와서 마봉리로 가는 코스로 조금 쉽게 타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정상에서 암릉길로 조금 내려와 남신우님 두 분이 점심을 먹고 있기에 나도 옆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싸온 김밥과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고, 산행코스에 대해 얘기 나눈다. 남산우님 두 분도 좀 쉬운 코스로 탈 예정이란다. 그래서 함께 하기로 한다. 형님 아우님 하는 분들인데, 한 분은 주로 자전거를 타고 가끔 산행을 한단다. 한 분은 젊은이인데, 이제 100대 24개 찍었다고 한다. 젊어서 스틱도 안 짚고 산을 막 타서 무릎이 좀 안 좋은 편이라 쉬운 코스로 조심조심 산을 타고 있단다.


이래저래 산에서는 보폭이 맞는 사람들이 친구가 되기에 잼나게 함께 산행을 한다. 서로 사진도찍어주고 이야기도 나누고 재미나다.


달마산에는 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어서 담는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산에서 꽃 보기가 어려웠는데 여기저기 피어난 꽃을 만나니 '이제 완전 봄이구나!' 싶다.


문바위에서 내려가 천년고도길을 걸어서 마봉리로 가려고 했는데 너덜길에서 길을 못 찾겠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지 길이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냥 미황사쪽으로 내려가서 거기서 마봉리로 이동하기로 한다. 그래도 셋이 함께 했으니 여유가 있다. 친년고도길에서 보는 달마산 암릉 조망이 가히 예술적이다. 봉우리가 뾰족뾰족 솟아있는 암릉 모습은 산 아래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다. 멀리서 보는 이런 풍경도 진풍경이다.


달마산 카페까지 내려가서 택시를 불러 이동한다. 택시비는 함산한 남산우님 중 형님이 내셨다. 오후 5시에 마봉리에 도착해서 남은 간식을 먹고 약수터에서 씻고 기다린다. 아니나 다를까? 풀코스 탄 분들이 다들 헐레벌떡 내려오고, 반 정도는 30분이나 늦게 내려온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늦게 내려오니 기다릴 수밖에 없지요."

리딩대장님 하시는 말씀이다.


우리는 쉬운 코스를 탄 게 잘한 일이라며 여유를 부린다. 달마산 정상 찍고 암릉 조망과 다도해 조망을 맘껏 했으니 오늘도 행복한 시간이다.



제82좌 사는 일은 그저 하루 산행하는 것처럼 : 창녕 화왕산+관룡산 1일2산(2022.4.7. 목)


토요일에는 차가 많이 막히고 사람도 많아 목요일 산행으로 창녕 화왕산+관룡산 1일2산 산행을 신청했다. 화왕산은 진달래꽃이 고운 산이라는데, 올들어 처음으로 진달래 군락지 산행을 하는 셈이다. 총10km, 6시간 산행이다. 날씨는 맑지만 20도 가까이 올라간다고 하니 꽤 더울 것 같다. 그렇지만 진분홍 하늘하늘한 진달래꽃밭을 걸을 수 있어서 한껏 기대가 된다.


화왕산 옥천주차장에서 오전 11시에 산행 시작한다. 도로길에 벚꽃이 만개해서 하이얀 눈발같은 꽃잎을 흩날리고 있다. 꽃잎을 맞으며 걸으니 기분이 엄청 날아갈 듯하다. 사뿐사뿐 꽂잎길을 걸어간다.


도로길 끝나고 산길로 들어선다. 초입에 관룡사 석장승이 있다. 조금 더 가니 관룡사가 나오고 용선대 가는 길 이정표가 있다. 나는 산에서 절은 잘 안 보니까 그냥 지나간다.


양달에는 진달래가 만개해서 예쁜 길을 걷는다. 길도 딱 걷기가 좋다. 경사도도 완만하다.


용선대에서부터 관룡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암릉길이 살짝 있다. 암릉길에 핀 진달래가 잘 어우러져서 아주 멋스럽다.


암릉길을 걷다가 나랑 보폭이 맞는 남산우님과 짝궁이 된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는다. 우리 뒤에는 젊은이 커플과 부부 한 쌍, 그리고 리딩대장님과 함께한 산우님들 서너 명이 따라오고 있다.


오늘 산행시간은 여유가 있다고 해서 느릿느릿 천천히 걷는다. 나랑 함께한 분이 본인 사진은 거의 안 찍으면서 내 사진만 많이 찍어주신다. 감사하다.


시간을 보니 낮 12시가 넘어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통나무길 오름길이 계속 이어져서 한참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거기서 짝꿍과 리딩대장님과 셋이서 점심을 먹는다. 대장님은 참깨라면을 싸오셨고, 나는 김밥과 삶은 계란과 사과, 짝꿍은 떡과 고급 빵 김영모제과점 빵을 싸오셨다. 서로 나누어 먹고 일어서니 거기가 바로 관룡산 정상이다.


관룡산에서 한참 내려가니 임돗길이 나온다. 화왕산 허준세트장까지 이어진다. 길가에 개나리가 만개했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함께 어우러져 핀 곳도 있다. 꽃을 보며 봄산행을 제대로 한다.


허준세트장 앞에 진다래군락지가 있다. 아직 꽃이 30% 정도만 피어서 분홍 물결은 볼 수 없었지만 제법 볼만하다. 허준세트장도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드라마 <허준>과 <대장금> 등을 찍었다고 한다.나도 즐겨보았던 드라마라 더욱 세트장이 소중하게 보인다.


날씨가 너무 좋아 파란 하늘과 꽃괴 허준세트장과 진달래군락지가 천연 그대로 예술이다. 풍경 속에 그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좋다. 걸으연서 예전에 방영했던 <허준>과 <대장금> 등 드라마의 재미난 장면들을 떠올려 본다.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곳이 역사적인 장소구나!' 싶다.


허준세트장에서 화왕산성 가는 길 진달래가 아주 곱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 그런 것 같다. 분홍꽃이 하도 예뻐서 클로즈업해서 찍어본다.


화왕산성 동문을 들어서며 지나온 허준세트장 쪽을 돌아본다. 멀리서 보는 연분홍 진달래군락지가 그림 같다.


성문을 들어서니 넓은 억새군락지가 펼쳐진다. 이곳이 가을 억새축제 때 한 번 불이 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억새가 거의 다 자라서 가을에 오면 장관일 듯하다.


억새밭길을 걷노라니 마음이 설렌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으면 좋을 낭만적인 길이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에도 젊은이 커플이 있었는데 이들은 산행을 하면서도 꼭 손을 잡고 걷는다. 젊음은 그 자체로도 빛이 나니까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눈이 부시는 건 당연하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 싶다. 아련하지만 고운 추억이다.


화왕산 성곽길 둘레길에 멍석이 깔린 폭신폭신한 길이 제법 많이 있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이런 길은 걷기가 좋다. 이리 찍어도 저리 찍어도 구불구불한 억새밭길 화왕산성길이 멋스럽기만 하다. 봄여름가을겨울 어느 계절에 와도 좋을 화왕산 성곽길 고풍스런 옛길에 몸과 마음을 풀어놓는다. 힐링의 시간이다.


정상 오르는 억새밭길이 참 예쁘다. 길 양 옆으로는 군데군데 진달래가 곱게 피었다. 사방팔방 조망도 멋지다. 배봉 쪽으로는 진달래 군락지도 보인다. 아직 꽃이 한 30% 정도만 피어서 조금 아쉽지만 날씨도 좋고 길가에 만개한 꽃들도 있어서 '이 정도라도 어디냐?' 하며 걷는다.


화왕산 정상에서 100대 명산 82좌 인증을 한다. 이제 18좌 남았다. 올 가을에는 완등을 할 수 있겠다.


짝꿍은 정상에서 딱 두세 컷만 찍는다. 100명산 인증도 안 한단다. 아마도 60여 개는 올랐을 거란다. 매주 관악산을 가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원정산행을 한단다. 일은 일주일에 이틀 하는데 특수 전문직이라 월급은 제법 받는다면서 요즘 '워라밸 시대'라 만족한단다.


화왕산 정상에서 두루 주변조망을 하고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고 있는데, 구룡산 올라갔던 리딩 대장님이 오신다. 구룡산 왕복 1.8km를 빨리 다녀오신 것 같다. 화왕산 정상 인증샷 찍어드리고 하산을 같이 하기로 한다.


리딩대장님을 따라 서문쪽으로 걷는다.

"또 올라가나요?"

올라간단다.


나는 늘 오름길이 힘들어 그냥 내려가고 싶지만, 진달래가 핀 억새밭길을 따라 올라간다. 짝꿍도 부지런히 올라간다.


대장님은 배봉 올라갔다 온다면서 우리 보고 산불감시초소 쪽으로 가란다. 그런데 이정표를 보니 버들재 암릉구간이다. 다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대장님은 곧 뒤따라온다.

"암릉길이네요!"

"그래도 길은 괜찮을 거예요."


속았다. 완전 뾰족 울퉁 암릉 하산길이다.

그렇지만 잼나게 걷는다.


암릉 사이에 진달래도 많이 피어 있어서 담는다. 올라갔다 내려온 화왕산 조망도 암릉들도 멋지다. 시간이 넉넉하니 여유가 있다.


화왕산 정상에서 리딩대장님을 만나 하산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화왕산 길을 걸어볼 수 있었을까 싶다. 버들재 암름길은 위험구갼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다. 산 잘 타는 이들은 이런 암릉을 타는 게 쓰릴이 있고 좋은 것이다. 대장님 덕분에 짝꿍과 나는 거친 암릉길을 조심조심 내려온다. 암릉길에서 보는 화왕산 조망이 색다르다.


"누가 알았으랴! 능선길 걷기 좋은 길 화왕산길이라 하는데, 이런 암릉 하산길이 있을 줄이야!"


그렇지만 그동안 한 산행이 얼만데, 넉넉히 대장님 따라서 잼나게 잘 내려온다.

암릉을 따라 내려오다보니까 저 앞에 산우님이 높은 바위에서 폼을 잡고 있는 게 보인다. 아마도 멋진 경관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리라.


우리만 이 길로 하산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산마니아들은 산행 코스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우리같은 아마추어들은 비교적 쉬운 코스로 산악회에서 안내해주는 데로만 다닌다. 그래서 한두 코스를 아는 게 전부인데 말이다.


언젠가 토산님 한 분이 같은 산을 한두 번 올라서는 그 산을 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그렇다. 100대 명산을 찍는다 해도 그저 정상을 한번 올라볼 뿐 그 산을 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산에는 얼마나 많은 길이 있고, 나무와 풀과 동물과 꽃과 곤충들이 있는가 말이다. 산을 오를 수록 산에 대해 경외심을 갖게 된다.

오르고 내리고 우리의 인생을 닮은 산행길을 걷다보면 마음이 초연해지고 숭고해진다. 일상에 대해 안달복달하지 않게 된다. 살고 죽는 일이 그저 하루 산행하는 일처럼 여겨진다. 태어나서 열심히 정상에 오르고 죽음을 향해 고요히 내려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버들재 암릉길을 한참 내려오니 정자가 하나 있고 커플 한쌍이 쉬고 있다. 그들 뒷모습이 보이게 한 컷 담는다.


암릉길에 진달래가 곱다. 내려올수록 만개해서 색감이 진분홍으로 곱다. 가다가 멈춰서서 사진에 담는다. 참 에쁜 길이다. 이곳을 화양지맥이라고 부른다는데 산 기운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산을 그냥 걷기만 해도 엉혼몸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약산인 셈이다.


자하곡매표소 쪽으로 하산을 하니 벚꽃이 만개해서 바람에 흔들리며 하얀 꽃잎을 흩날리고 있다. 올 들어 벚꽃길을 처음 걸어본다. 참 좋다.


앞에 가는 짝꿍이 나보고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다고 핸드폰이 주인을 잘 못 만났단다. 너무 귀찮게 한다고.


"그런가요?"

반문하고 또 사진을 찍어댄다.

예쁜 것을 폰에 담는것은 내 즐거움 중 하나니까 괜찮다. 물론 눈에도 마음에도 담는다.


산에 오면 예쁜 것 천지라서 한껏 기분이 고양된다. 나도 덩달아 예뻐지는 것 같다.

벚꽃길을 따라 내려오니 창녕시내가 보이고, 무덤들이 남향으로 봉긋하게 솟아있다. 무슨 무덤인가? 미리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왕족 무덤이지 싶다. 거의 예닐곱 봉분이 경사진 곳에 위에서부터 아래로 쭈욱 비스듬히 솟아있으니 말이다. 신분에 따라서 위에는 높은 분, 아래는 낮은 분이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신분은 남는 것인가 싶다.



제83좌 나에게도 물푸레나무 연두물이 들었으면 : 단양 도락산 산행(2022.4.22. 금)


도락산은 바위가 많은 난이도 상급의 산이라고 한다. 약 7km인데, 산행 시간을 5시간 30분을 주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빨리 걸을 수 없는 산인 것이다. 오르락 내리락 계단도 많고 바위도 많은 산이라니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간다. 그래도 지금까지 한 산행 훈련이 있으니 무난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전 9시 40분에 월악산국립공원 주차장을 출발해서 채운봉을 향해 오른다. 오후 3시 10분까지 하산하면 된다.


원래는 제봉 먼저 오르고 도락산 정상 찍고 채운봉쪽으로 하산하려고 예정이 되어 있었는데, 리딩대장님이 초반에 힘든 게 낫다며 가파른 코스를 먼저 타란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하기로 한다. 나는 언제나 오름길이 힘든데 그래도 잘 따라간다.


에쁜 꽃들이 반겨주어서 힘든 줄 모르고 걷는다. 도락산은 오르락 내리락 계속 굴곡이 있는 산이다.


도락산에는 꽃도 많이 피었지만 진귀한 바위와 나무들도 많다. 보는 것마다 신기해서 사진에 많이 담았다.


도락산 진달래는 그리 많지는 않은데 길가에 있는 꽃들은 거의 만개를 했다. 암릉 길가에 진달래를 보며 걷는 맛이 있다.


마당바위를 지나간다. 엄청 큰 바위다. 주변조망이 좋다. 산 능선도 가야할 봉우리도 마을도 조망이 된다. 약간 날씨가 흐리긴 하지만 시원스럽다.


도락산 정상 오르는 길에 가파른 데크길 엄청 많다. 쉬지 앓고 꾸준히 오른다. 나에게는 사진 찍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면 따로 쉬지 않고 가도 괜찮다. 잠시 예쁘고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노라면 힘든 것도 잊는다. 좋은 것을 보고 감탄하는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다. 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서 가시던 남산우님 한 분이 기암괴석 앞에서 풍경사진을 찍고 있다. 나도 찍어달래서 멋진 사진을 여러 장 남긴다.


"채운봉은 어디에요?"

질문을 하고 앞을 보니 이정표에 '채운봉'이라 써 있다. 사진을 안 찍었으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도락산 정상에서 100대 명산 83좌 인증을 한다. 정상 나무의자에 앉아 점심을 먹고 하산을 한다. 하산길은 조금 쉽다. 역시나 오르락 내리락 멏 번 하지만 내림길이 많다.


하산길도 암릉이 꽤 있다. 도락산 산행은 한 바퀴를 빙 돌아 원점회귀하는 산행이다.


마당바위에서 기념삿 찍고 도락산삼거리로 내려와 제봉쪽으로 간다.


도락산에서 하산하면서 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물푸레나무 꽃이 제법 많이 피었다. 연한 연두빛 거의 흰색에 가까운 꽃색이 어찌나 마음을 사로잡는지 한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다.


물푸레나무는 물에 가지를 담궈두면 물색이 연두빛으로 변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왠지 나도 온통 영혼몸에 연두물이 들었으면 좋겠다.


소나무도 송홧가루를 잔뜩 매달고 있다. 송홧가루 날리는 봄, 콧 속에 흠흠 냄새를 맡아본다.


두 주일 전까지만 해도 산에 나무들이 아직 초록옷을 입지 않았었는데, 이제 보니 완전 초록색이다. 초록숲길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초록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행복한 산행을 한다. 산이 있어서, 산행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도락산 한 바퀴를 빙 돌아 내려오니 꽃들이 반긴다. 그런데 왜 꽃이름은 알아둬도 이름 불러주려고 하면 생각이 안 나는 지 모르겠다. 이게 벚꽃인가 앵두꽃인가, 진달래꽃인가 철쭉꽃인가, 그러고 있다. 아예 이름을 모르는 것도 많다. 아무래도 꽃을 직접 키워봐야 이름을 제대로 알지 싶다. 꽃 키우는 데는 영 재주가 없으니 아쉽지만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을 한다. 이쁜 꽃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

해남 달마산 다도해와 암릉
창녕 화왕산+관룡산 1일2산 벚꽃과 억새능선, 암릉과 진달래
단양 도락산 암릉과 물푸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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