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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Dec 17. 2023

천북굴단지에서 올 한 해 영양보충 마무리

서천+보령 여행(2) : 천북굴단지

서천조류생태관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보령천북굴단지로 이동한다. 천북굴단지는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에 있는 굴 특산단지다. 처음에는 비닐하우스 같은 데서 굴을 팔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100여 개의  어엿한 식당들이 자리를 잡아 천북굴단지를 이루고 있다.


매년 12월에는 천북굴축제가 열리는데, 신선하고 맛있는 굴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굴구이, 굴찜, 굴부침개, 굴무침, 굴라면, 굴밥 등 다양한 굴 요리 맛볼 수 있다. 


굴단지 주변으로는 홍성호, 홍성 방조제 등  풍경 볼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바람이 세게 불고 날씨도 흐려 바다가 안갯속에 숨었다 나타났다 해서 신비로웠다.


2023년 천북굴축제는 12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2일간 열렸다는데,  아직도 그 천막들이 남아 있다. 에서 노랫소리가 흥겹게 울려 퍼진다.


그렇지만 우리는 점심 겸 저녁을 먼저 먹기로 한다. 천북 굴사랑이라는 식당이다. 다른 집은 조용한데 유독 친절한 목소리로 문 앞에 나와서 '어서 오라'는 손짓을 하는 젊은 여자분을 따라서 들어간다. 가리비굴찜으로 주문한다. 커다란 양은솥에 굴과 가리비가 한가득이다. 아마 3~4  사람이 먹어도 괜찮을 만한 양이다. 친구는 술을 한 잔 하고 싶어 지만 운전을 해야 해서 못 먹는다. 우리 둘이서 엄청난 양을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다 까먹고 나니 배가 엄청 부르다. 아직 덜 익은 것은 안 벌어져서 못 먹고 7~8개를 남긴다. 비타민 C가 풍부하다는 영양 굴을 이렇게나 많이 먹었으니 올 한 해 영양보충은 다한 것 같다.


서해안 드라이브를  바퀴 하고 다시 돌아와서 굴축제를 했던 천막 안으로 들어간다. 버드리 공연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어깨를 덩실거리며 엉덩이도 흔들고 발도 구르며 장단을 맞춘다. 신나게 춤을 추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이 파란 지폐, 노란 지폐를 가져다가 버드리 공연단이 치는 북과 장구 줄에 끼워놓기도 한다. 한참 구경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간다.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 구이 주전부리를 산다.


아, 그런데 밖으로 나와서 조금 돌아다녀보려니까 바람이 너무 세게 분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가 어렵다. 바닷바람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춥다 추워! 돌아다니기 쉽지 않은 날이다.


로망스 버스가 '천북굴단지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와서 '알았다'고 답문을 보낸다. 친구랑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진다. 세찬 바람을 뚫고 비틀거리며 귀경 버스에 탑승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가 엄청 막힌다. 거북이걸음도 그런 걸음이 없다. 그래도 안전하게 즐거운 여행이다.

천북굴단지 식당들
<천북굴사랑>에서 가리비굴찜으로 점심 겸 저녁식사
홍성호
서해안 드라이브 하면서 본 설산 풍경
천북굴단지 축제 현수막을 배경으로
천막 안 버드리공연단과 오징어구이 주전부리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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