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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Mar 04. 2024

산행 필수품 득템에다 별미 맛산행 해늘산 첫 산행

북한산둘레길

해늘에 가입하고 첫 산행이다. 1번 산행을 해야 정회원 등업이 되어서 언제 가나 벼르다가 오늘 드디어 가게 되었다. 온새미로 대장님 첫 리딩 산행이기도 해서 산우님들이 엄청 많이 참여한다. 거의 40여 명 가까이 온단다.


온새미로 대장님 첫 리딩을 축하하며 참여하는 산우님들에게 선물(은정산행용 수저세트, 민교표 넥워머)도 주고 맛있는 먹을 것(오월이떡, 수육, 온새미로표 홍어회무침)도 가져온 대서 물만 싸간다.


북한산 산행인데 정상은 오르지 않고 불광역~북한산자락길~탕춘대~북한산둘레길~장미공원~불광역 원점회귀 코스로 약 4시간 살방살방 다녀올 모양이다.


나는 이제 너무 힘든 산행보다는 조금 무난하고 쉬운 산행이 좋아서 나한테 맞는 산악회를 찾아보다가 가입을 했는데 잘한 것 같다.


오전 11시 불광역에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니 해늘님들이 모여서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넥워머, 수저세트, 떡 등이다. 수저세트를 열어보니 수저, 젓가락에다 포크, 와인  따개까지 있다. 넥워머도 짙은 초록색에 까만 무늬가 놓인 거라 디자인이 맘에 든다.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기분이 참 좋다. 산행할 때 꼭 필요한 것들이라 잘 쓸 수 있겠다.


북한산을 여러 번 올랐어도 오늘 걷는 길은 또 전혀 새로운 길이다. 완전 샛길 산행이다. 다른 산악회에서 북한산만 300번 정도 올랐다는 분이 있는데. 그이는 북한산을 구석구석 아신다. 그만하면 북한산이 자기 소유라고 말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은 제대로 누리는 자의 것이니까. 나는  모두 합쳐도 10여 번 정도이니 샛길은 가도 가도 새로운 길일  것이다. 나는 새로운 것에 에너지가 솟는 형이라서 해늘산님들 48명과의 만남에다 코스도 새로워서 살맛이 났다.


조금 오르다가 서로 인사를 하는데, 온새미로 대장님 등극을 축하해 주러 온 분들이 많아서 거의 50여 명 가까이 되었단다. 어제까지만 해도 40여 명 되려나 했는데 더 많이 오신 거다. 암튼 사람 수가 많으면 리딩하는 대장님은 신이 나는 법이다.


날씨는 바람이 불어서 살짝 쌀쌀하기도 했지만 걸으니까 시원하니 좋다. 처음에는 누빔 패딩 겉옷을 입었다가 벗고, 얇은 바람막이만 입었는 데도 딱 좋다.


돌길, 흙길,  나무데크길 고루 지나 장군봉에 오르니 헬기장이 먼저 보인다. 전망대에서는 북악산, 인왕산, 청계산이 제법 가까이 보인다. 바위 위에 서서 주변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암릉길로 내려온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널찍한 밥터에 하얀 비닐하우스처럼 팔랑이는 게 보인다. 아, 세상에나! 온새미로 대장님이 아침에 미리 올라와서 밥터에 대형 비닐쉘터 쳐놓으셨단다. 아무나 대장을 하는 건 아니다. 그 열정과 수고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섬김의 달란트가 있는 해늘산 산우님들이 준비해 오신 수육, 홍어회 무침, 김치, 떡을 먹는다. 오돌뼈가 오도독 씹히는 보드라운 수육에다 민교표 굴김치가 어찌나 맛이  있는지 알이 굵은 굴이 달하다. 온새미로표 홍어회 무침은 또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회가 아니던가! 홍어회와 함께 미나리와 무채가 향기롭게 씹힌다. 오늘은 완전 산행 필수품 득템 선물에다 별미 맛산행이다.


앉아서 점심 먹을 때는 조금 추워서 겉옷을 꺼내 입는다. 오순도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음식을 먹는 동안은 오래 만난 사람들처럼 정겹다.


점심을 먹고는 계속 쉬운 길로 걷는다. 데크로 잘 만들어 놓은 길들이 많아 거의 평지길이나 다름없다. 아니 평지보다도 더 걷기가 좋다.


나처럼 처음 온 조은님이 길이 너무 쉬운 거 아니냐고 그런다. 그래도 북한산인데, 우린 조금 더 산길로 들어섰으면 싶은데 말이다.


드디어 산길 오름길 나온다. 그리 가파르지는 않고 약간의 경사도가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너무 짧다. 또 편안한 흙길 살방살방 걸으니 돌담을 쌓은 탕춘대가 나온다. 삼삼오오 기념사진들 찍고, 일부는 탕춘대성을 통과해 장미공원으로 하산한다. 우리는 조금 더 걷고 싶어서 산불감시초소 지나서 오르다가 가파른 돌길 시작되자 왼쪽길로 하산한다. 오른쪽 돌길은 암릉길이 나오면서 굉장히 가파른 길이다. 그쪽으로는 여러 번 내려와 봤는데, 오르기는 쉽지 않은 길이다.


약간 가파른 길 마른 낙엽이 밟히는 천연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눈썹바위가 나온다. 조은님과 도란도란 내려오는데 유끼에 대장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사진을 찍어주신다.


한 30여 분 내려오니 졸졸 흐르는 북한산 계곡물소리가 싱그럽다. 나뭇가지에는 봄눈들이 봄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곧 부산하게 깨어날 봄이 오는 소리이다.


나무다리와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니 구기터널이 나온다. 도로길 따라 한참 걸으니 <풍년갈비> 앞이다. 오후 3시다. 그제야 <풍년갈비>는 다른 산악회에서도 북한산 산행 후에 왔던 곳이라는 걸 알겠다. 산악회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은 맛도 좋고 양도 넉넉하고 친절해서일 거다. 맛있는 삼겹살과 돼지갈비로 오순도순 재미나게 뒤풀이를 한다. 나는 조은님과 코치님과 함께 앉은 테이블에서 이야기 나누며 먹는다. 산행도 좋지만 뒤풀이도 산행의 한 부분이다. 밥을 같이 먹으면 한결 더 친해진다.


또 일부는 집으로 가고 일부는 노래방을 간다는데 나는 그냥 집으로 온다. 집이 멀기도 하고, 또 노래방 같은 데를 별로 안 좋아해서이다.


참, 온새미로 대장님 닉 뜻못 물어봐서 카페에 물어보니 유끼에 대장님이 국어선생님처럼 박식하게 친절하게 려주신다. '거침이 없이 막힘이 없이, 자연 그대로, 나누지 않고 통째로'라는 뜻이란다. 산우님 이름으로는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에 대장님의 '유끼에'는 어려서 일본에 산 적이 있어서 일본이름인데. '눈이 내리는 강'이란다. 아주 서정적인 이름이다.


그러고 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수선화'를 해늘산에서 드디어 닉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얼굴에 반해 물속에 빠져 죽었다'는 미소년 나르시스의 전설을 간직한 수선화 꽃으로 만난 해늘산 첫 산행,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된다.  


암튼 첫 산행 가볍게 하고 여러 산우님들을 만나 즐거운 북한산둘레길 산행이었다. 리딩해주신 온새미로 대장님과 여러 모로 섬겨주신 산우님들, 그리고 함산 한 산우님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가족적인 산악회를 만났으니 앞으로 산행에서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다.

민교표 넥워머, 은정표 수저세트, 오월이표 떡 선물
해늘산님들 단체사진
북한산둘레길 산행
장군봉과 헬기장
북한산 장군봉에서
온새미로 대장님이 아침에 미리 와서 쳐놓으신 점심밥터 비닐쉘터
수육, 온새미로표 홍어회무침, 민교표 굴김치로 맛있는 점심식사
북한산자락길 전망대에서 주변 산 조망
약간의 오름길
 탕춘대성에서
향로봉을 배경으로
눈썹바위에서 해늘산 첫 산행 온 수선화와 조은
북한산 계곡 봄이 오는 소리
불광역 <풍년갈비>에서 삼겹살과 돼지갈비로 뒤풀이
북한산둘레길 산행 기록 : 총 10km, 4시간 소요(휴식, 점심시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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