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순오 Apr 14. 2024

꽃보다 이야기

강릉여행 : 오죽헌+경포대+안목해변+주문진시장

요즘은 어디나 봄꽃들이 피어나서 참 예쁜 세상이다. 집 근처만 가도 매화, 개나리, 목련, 산수유, 생강꽃, 진달래, 벚꽃 등 봄꽃을 원 없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또 다른 맛이 있다. 우리 이화 80  친구들이 매년 봄, 가을에 소풍을 가는 이유이다.


이번 봄소풍은 참석 인원이 8명이라 단출하게 오붓하게 도란도란 다녀올 수 있겠다.


우리 친구들 8명 중 2명은 서울시청에서, 3명은 교대역에서, 3명은 죽전에서 탑승을 한다.


반갑게 서로 인사하고 총무 연호가 준비해 온 알이 굵은 씨 없는 청포도와 고소한 호두과자를 먹으며 버스 안에서부터 화기애애하다.


문막휴게소에서 쉬어가는 시간에 회장 혜숙이가 물과 대추쌍화차를 사 온다. 피로회복에 좋다면서.


강릉에 아직 벚꽃은 안 피었지만, 오죽헌을 둘러보며 만개한 목련, 매화, 죽간이 까만 대나무를 볼 수 있다. 5만 원권 지폐와 5천 원권 지폐에 모자가 나온 신사임당과 이율곡의 자취를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다.


이율곡과 신사임당이 살던 안채, 사랑채, 직접 사용한 벼루 등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어제각 등에서 사진 찍기 놀이 재미나다.


여행사에서 오면 항상 시간이 조금 빠듯하다. 이율곡 기념관 휙 둘러보고 아래쪽에도 뭐가 있는데 가보지 못한다.


경포호수로 가서는 초당두부 유명 맛집 <차현희 순두부청국장>을 찾아 15분 정도 걸어갔는데 30여 분을 또 기다린다. 그래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말을 하며 맛있는 초당순두부전골과 청국장으로 점심을 먹는다.


경포대 벚꽃을 보러 왔는데 아직 꽃이 안 피었단다. 더군다나 식당에서 시간을 많이 써서 거기 가볼 시간이 없다. 이래저래 오늘은 벚꽃여행이 아닌 셈이 되었다.


경포호수길은 해파랑길 코스 안에 드는 곳인가 보다. 길가에 안내 표시가 있다.


우리는 천천히 호수 포토존 쪽으로 가서 또 열심히 사진을 남긴다. 마치 출사여행을 온 사람들 같다. 암튼 재미있으면 된 거다.


안목항 커피거리로 이동한다. 안목해변을 걸어본다. 신발이 모레밭에 쑥쑥 빠진다. 약간 경사진 모래비탈을 내려가야 파도치는 바다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다 위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곡예를 한다. 경쾌한 모터소리를 내며 휙 하고 우리 가까이 왔다가 저 쪽으로 간다. 바다 위에는 섬이 두 개, 그 섬으로도 갔다가 다시 우리 쪽으로 오기를 반복한다. 참 신이 나면서도 전율이 일겠다. 그런데 워낙 속도가 빨라서 무섭기도 하겠다. 진기한 풍경이다.


안목항 커피거리에 왔으니 커피를 꼭 먹어봐야 한단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 <알베로>로 들어간다. 두세 명이 먼저 올라가서 전망 좋은 곳에 자리가 있나 살펴본다. 3층에 있단다. 1층에서 단오빵과 커피, 주스, 아이스크림 등을 주문하고 올라간다. 단오빵이 진짜 맛있다. 호박과 커피 앙금이 들어있는데 고소하다. 꼭 경주빵 같다. 회장 혜숙이가 또 섬겨주어서 고맙다.


여행사에서 오면 개인 시간 갖는 게 참 어려운데, 오늘은 울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5월 개교기념행사와 연말 크리스마스 콘서트 준비 등 공적인 이야기에다 사적인 이야기도 주고받으니 한결 더 친해진 느낌이다.


주문진시장에서는 건어물 코너에서 장도 보고  시식도 하며 손에 한가득 선물을 안고 돌아온다. 마른오징어, 북어포, 낙지 젓갈, 문어 등을 산다.


이번 강릉 여행에서는 특별히 총무 연호가 단체사진에 필수라며 삼각대를 가져와서 우리들 사진을 원 없이 남긴다. 예쁜 사진이 많아서 고맙다.


날씨도 좋고 친구들과 함께 하니 많이 웃고 떠들며 길이 추억에 남을 여행이다. 친구들이 그런다. 단발머리 소녀로 돌아간 듯 스트레스는 다 날려버리고 행복한 힐링의 시간이었단다.


벌써부터 가을소풍도 기다려진다. 함께 못한 친구들도 담엔 꼭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오죽헌 지폐 포토존
만개한 목련과 매화
자경문에서
줄기가 까만 대숲과 안채에서
어제각
오죽헌 포토존에서
경포호수 초당두부 맛집 <차현희순두부청국장>에서 순두부와 청국장으로 점심식사
경포호수 포토존에서
안목항 커피거리 이름표에서
안목해변
안목해변에서
카페 <알베로>에서
주문진시장
매거진의 이전글 포토존이 멋진 어사리 노을공원과 광천시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