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사람은 전공을 했건 안 했건 상관없이, 아마추어이건 프로이건 간에 전시회를 해보고 싶다. 혼자서 그린 그림을 많은 사람 앞에서 선 보이고 싶은 것이다.
나도 아크릴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네 번의 전시회를 했다. 한 번은 성남아트센터에서, 한 번은 장신대 백인숙공간에서, 한 번은 지구촌교회 분당성전, 한 번은 수지성전에서 했다. 물론 개인전이 아니고 신예회(※) 정기전시회 그룹전이다.(※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신예회 그림 동아리를 중단한 것이 원인이 되어 지금은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전시회를 할 때 나는 마음이 꽤나 들떴다.어렸을 때부터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것도 감사한데, 그 작품들을 모아 근사한 공간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꾸만 가슴이 벅차올랐다.
나는 그림 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어서 준비하는 일로 많이 바빴지만 기쁘게 즐겁게 섬겼다. 전시할 그림 사진을 찍어서 팸플릿을 맡기고, 액자 주문, 작품 반입, 오프닝 등 준비할 것이 많았다. 전시장 당번도 돌아가면서 했지만 맡은 이가 일이 있을 때는 내가 대신 서 주었다. 작품 반출일에는 또 끝까지 남아서 지켜보았다.
이런 여러 번의 경험으로 나는 마치 진짜 프로 화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지인들이나 관람 온 이들이 사가는 경우도 있었다. 흡족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나는 혹여 누가 내 그림을 사간다 해도 팔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내 마음 때문이었는지, 내 그림은 팔리지 않아서 거의 모두 소장하고 있다. 언젠가 개인전을 열 날이 올런지도 모르겠기에 나는 내가 그린 작품들을 잘 간직하고 있다.
아니다. 그전에 나는 내가 그린 그림들을 이야기로 써서 책을 낼 생각이다. 물론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낼 것이다. 그림책을 낼 때 한 번 해보았으니 조금 더 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