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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Jul 07. 2024

시원한 콩국수에 수제맥주에 물놀이까지

충북 제천여행(3) : 제천시장 & 수제맥주펍 & 송계계곡 물놀이

천 재래시장은 세 군데가 한 곳에 몰려 있다. 제천 중앙시장, 내토재래시장, 동문시장 등이다. 중앙시장은 의류 종류가 많고 내토재래시장과 동문시장은 먹거리가 많다.


여행사에서 오면 꼭 지방 재래시장에 들른다. 그곳에서 돈을 좀 쓰라는 것이다. 나는 뭐 살 만한 게 있을까 꼼꼼히 살펴본다. 그런데 돌아보니 내가 사는 지역인 수원 재래시장보다 물가가 비싸다. 상품도 그다지 더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재래시장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

그렇다면 굳이 사서 무겁게 들고 올 필요가 없다. 수원에도 재래시장은 10여 개나 있으니까 없는 게 없다.


가이드님과 둘이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이곳 제천 재래시장은 국밥 종류가 맛이 있단다. 순댓국, 돼지국밥 등. 그런데 나는 그런 게 먹고 싶지가 않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가이드님이 추천하는 <담담>이란 곳을 들여다보니 문을 닫았다. 어디가 아픈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해서 며칠간 쉰다는 내용이 문에 적혀 있다. 가게도 테이블 3개가 놓여 있어서 몇 명 들어가면 손님을 더 받기는 어렵겠다.


"시원한 냉면 같은 거 맛있게 하는 집 없어요?"

가이드님은 잘 모른단다.

그래서 가겟집에 물어본다

"냉면은 모르겠고, 콩국수는 바로 여기 옆집이 있어요."

그래서 안으로 들어간다. 상점들이 워낙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가게 이름도 모른 채 들어가서 콩국수 두 그릇을 주문한다.(집에 와서 카드 영수증을 보니 가게 이름이 <동문장수국수>이다.) 콩국수 한 그릇에 9천 원이다. 김밥 같은 것도 파는데 가이드님이 원래 적은 양을 먹는다면서 안 시킨단다. 물어보니 키가 150cm에 몸무게가 48kg,  조금 작은 몸집이다.


콩국수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안을 둘러보니 한글로 쓴 훈민정음 글씨 액자가 벽에 걸려 있다.

"누가 글씨 쓰시나요?"

"아, 어느 작가 분이 쓰신 거예요."

나는 문인화를 그리니까 글씨에도 관심이 간다. 그림을 그리고 옆에 화제를 쓸 때는 붓글씨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주문한 콩국수가 나온 걸 보니 양이 무지 많다. 그래도 고소하고 시원하니 맛이 있다. 나는 원래 국물을 안 좋아하는 데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열무김치도 잘 익어 맛있어서 리필해서 먹는다.


이제 수제맥주펍을 가보기로 한다. 이따 사람들 많으면 사진 찍기 어려울 듯해서 먼저 가서 사진도 남긴다.


시장을 한 바퀴 또 돈다. 찰옥수수라며 직접 쪄서 파는 곳이 있는데 3개 5천 원이라고 사는 이들이 있다. 나는 너무 배가 불러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도 사고 싶지도 않다.

"이제 곧 수제맥주와 안주도 먹어야 하니까."


수제맥주펍에 예약한 시간이 되어 모두 모였다. 다들 수제맥주를 주문하는데, 나는 술을 안 먹어서 망고주스를 주문해 달라고 한다. 주스를 시키는 사림은 딱 나 혼자이다.

수제맥주 설명을 들어보니, 한약재로 만든 맥주이고 아직 시중 판매 전이라고 한다. 안주는 이미 테이블에 세팅이 되어 있고 맥주를 준비하는 걸 보니 작은 음료수 잔으로 한 잔씩이다. 이것은 여행비에 포함된 금액이다.  

"애개? 저 정도라면 뭐 먹어도 무방할 듯하네. 황기, 당기 등 한 3가지 한약재를 넣어서 만들었다고 하니 약이라 생각하고 먹어보자."

망고주스를 수제맥주로 변경 주문해서 맛을 본다. 한약 냄새가 나면서 맛이 독특하고 시원하다. 안주 중 치킨도 한방치킨이다. 점심 먹고 수제맥주에 안주까지 먹었으니 배가 거의 포화상태이다.

"이를 어째?"

다들 걱정이다. 버스를 타고 귀경할 때 급하게 볼일이 생길까 봐서이다.


제천시장 수제맥주펍에서 나와 버스에 탑승해서 약 1시간 이동해서 덕주사로 간다. 마의태자와 함께 덕주공주가 피신해 있다가 마의태자는 다른 곳으로 가고 덕주공주가 스님이 되어 이곳에 거주했다고 한다.


나는 절은 잘 안 둘러보기에 송계계곡으로 가기로 한다. 모두 7명이 송계계곡 파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분들도 우리와 함께 간다. 물놀이를 하려면 덕주사에서 약 800m 정도를 내려가야 한단다. 그전까지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르는 송계계곡이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게 모두 철책이 쳐져 있다. <토박이 가든>이라는 곳까지 내려오니까, 아마 여기까지가 800m 거리인 듯하다, 송계계곡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옷을 입은 채 알탕을 하기에는 날씨가 선선해서 추울 듯하다. 그냥 얼굴 손발 씻고 송계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멍 때리며 논다. 족욕만 해도 하루 동안의 피로가 한 방에 풀린다.


주어진 1시간이 금방 간다. 가이드님한테 전화가 와서 일어선다. 막 비가 한두 방울씩 내리는 찰나이다. 빗방울이 어찌나 굵은지 금방 옷이 젖겠다. 얼른 짐을 챙겨 <토박이 가든>으로 올라와서 테이블에 앉아 있는다. 화장실도 사용해도 된다. 주인이 참 친절하다. 버스가 와서 타고 귀경길에 오른다. 알뜰한 하루이다.

제천재래시장
<동문장수국수>에서 콩국수로 점심식사
제천시장 내 수제맥주펍
덕주산성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온 효성스러운 가족
월악산 송계계곡 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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