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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양파장아찌에 선물까지 두 개나!

삼척 여행(1) : 이사부사자공원, 추암해변 촛대바위, 양파장아찌 만들기

by 서순오

삼척 체험 여행을 가는데 휴가철 피크라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서울에서 4시간이나 걸려서 삼척에 도착한다. 도로에서 앞에 가던 차들이 접촉사고도 났다. 세 번째 자리인 내 쪽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앞자리에서는 잘 보이는지 "아유 저를 어째?" 걱정들을 한다. 차 안에서 가이드님이 시간 관계상 이사부공원에서는 사진만 찍고 바로 점심 먹으러 간다고 그런다.


그런데 같은 여행사에서 또 차 한 대가 오는데 그 차를 기다려야 한단다. 지자체 지원이 있어서 단체사진 찍어서 제출해야 하는데 그때 들고 찍는 현수막이 한 개라서 그걸 전해 주어야 한단다. 시간이 조금은 있어서 이사부사자공원 들렀다가 추암해변 촛대바위까지는 가볼 수 있겠단다.


날은 덥지만 바닷바람은 시원하다. 데크길 내려가 여유 있게 돌아보고 올라오는데 이사부공원 전시관에 <삼 그림책 나라> 전시회가 있는 모양이다. 잠시라도 둘러보고 싶어서 들어가니 낮 12시~오후 1시까지는 점심시간이란다. 문이 잠겨서 못 봐서 아쉽다.


식당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 4인 앉아야 자연산 가자미조림과 골뱅이장아찌를 서비스로 준단다. 뷔페식 식사인데 역시나 맛있다. 골뱅이도 세 접시나 갖다 주어서 푸짐하게 먹는다. 간이 딱 맞고 식감이 꼬들꼬들하다. 나는 10개 정도 가져다 살을 빼먹는다. 여행사에서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여행비에 포함되어 있는 식사가 최고이다. 무엇보다 그 지역의 농산물로 만든 식탁이라 영양과 맛이 일품이다. 지자체에서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점심 먹고는 맹방마을 양파장아찌 만들기 체험을 한다. 하루 양파 반 개를 먹으면 그 어떤 약을 먹는 것보다도 몸에 좋단다. 혈액순환도 잘 되고 기분도 업시켜 준단다. 그렇지만 양파장아찌를 만들며 매워서 눈물을 흘린다.


내 바로 옆에 앉은 20대인 듯한 젊은 여성은 동영상을 찍으려는지 핸드폰을 삼각대에 끼워서 세워 놓는다. 그런데 조금 있다 보니까 자리에 없다. 양파를 썰다가 손끝에 상처가 났는지 병원에 갔단다. 하긴 젊은이들이 언제 양파 썰기를 해보았겠는가? 아직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 더 그럴 것이다. 칼이 큰 칼이 아니고 과도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나도 예전에 젊어서 무채 같은 걸 썰다가 손 베었던 기억이 있다. 가벼운 상처로는 병원까지 가진 않는데 상처가 깊은 모양이다. 빨리 상처가 낫길 바란다.


양파장아찌 제험을 진행하시는 분이 '혼자 온 사람 손 어 보세요' 하고, 팀으로 온 분들 모두 나이를 더해서 제일 많은 팀에게 작은 한복 모양 주머니에 담긴 방향제 선물을 주신다. 나는 혼자 왔으니 당연히 당첨이다.


참, 아까 아침부터 차 안에서 여행사 마크가 있는 장바구니도 선물로 받아놓은 터이다. 아, 글쎄! 퀴즈도 아니고, 영수증 추첨도 아니고, 만보 걷기로 제일 많이 걸은 사람도 아니고, 제일 멋지고 예쁜 사람 손을 들란다. 그래서 "저요!" 하면서 자동발사적으로 번쩍 손을 들었지 뭐야! 사실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하니까. 거의 자아도취 수준이지만 살아가는 데는 자신에 대한 긍정감이 좋기만 하다. 후훗!


오늘은 이래저래 양피장아찌에 선물까지 두 개나 더 받아서 아주 푸짐하다. 물이 비싼 건 아니지만 의미가 있는 선물이라 기분이 참 좋다. 울 딸과 사위가 한국 오면 차에 달아놓으라고, 아기용품 담는 바구니로 사용하라고 선물로 주어야 겠다.

이사부사자공원 <삼척 문어와 용왕이야기> 물길 장식
삼척 그림책 나라 전시관
추암해변 촛대바위
추암해변 풍경
자연산 가자미조림과 꼬막장아찌가 곁들여진 뷔페식 점심식사
양파장아찌 만들기, 한복주머니 방향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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