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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순오 Sep 03. 2024

예쁘고 사랑스러운 결혼예식

토요일에 대학친구 딸 결혼식이 있어서 여의도에 갔다. 대방역에 내려서 여의교 지나 한 15분 정도 걸으니 결혼예식이 있는 여의도침례교회에 도착했다. 주차가 어렵다고 해서 대중교통으로 온 친구들이 많다. 여고교사를 하다 명예퇴직한 친구한테서 '도착해서 본당에 있다'라고 톡이 온다. 오전 10시 20분이다. 대학친구 10명 약속 시간은 10시 30분, 한 친구가 차를 잘못 탔다며 늦는다. 9명이서 혼주(신부 어머니)인 친구랑 기념사진을 찍는다.


식당으로 가서 먼 식사를 하란다. 뷔페식인데 음식이 아주 잘 나왔다. 회와 초밥도 싱싱하고 다른 음식들도 모두 맛이 있다. 누군가 어디서 나온 거냐고 물으니까 회 뜨는 분이 '한솔뷔페'라고 알려준다. 과일과 떡과 커피까지 마시고 결혼예식이 있는 본당으로 올라간다.


결혼예식은 오전 11시 30분이다. 목사님의 주례사가 있다. 둘이 만나 가장 좋을 때 결혼을 하지만, 이제 한쪽 눈은 고 한쪽 눈은 고 살란다. 장점을 보고 단점은 보지 말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단다. 이어서 신랑 신부의 간증과 서약식이 있다. 갈등과 어려움 중에도 주님 의지하고 이겨냈다는 내용의 간증과 하나님과 부모님과 이웃, 그리고 배우자에 대한 책임과 배려가 담긴 서약식이다.


다음으로는 청년들의 축가와 혼주(신랑 아버지)의 축가가 울려 퍼진다. <항해자> 그걸 듣는데 가슴이 뭉클하다. 친구가 동영상을 찍어서 단톡방에 올려준다. 반 정도 찍은 거라서 집에 와서 유튜브를 찾아서 들어보니 단연 혼주 아버지의 노래가 압권이다.


결혼예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가 행진하는데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마도 친구 딸이라서 내 자식 같은 느낌이라서 더 그런 듯하다.


신혼여행도 안 가고 바로 유학길로 돌아간단다. 둘 다 미국에서 공부 중에 와서 결혼을 하는 거라서 박사과정을 다 마칠 때까지 또 부지런히 학업에 전념해야 하나보다. 대학 찬양팀에서 만나서 5년 사귀고 결혼을 한다는데, 어쩌면 둘 다 신앙심도 깊고 공부도 잘하고 선남선녀인지 기특하기도 하다. 둘이 아들 딸 낳고 알콩달콩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기도드린다.


친구들과 교회 카페에 가서 시원한 아이스티 한 잔씩 마시고 수다를 떨다가 돌아온다. 여의교에서 샛강으로 내려가서 살짝 산책하고 온다. 날이 더운 데도 잔차맨들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결혼식에 다녀오면 괜스레 내가 결혼을 한 것처럼 마음이 상기된다. 예쁜 커플을 보는 것은 그 나이 때의 내가 있었음을 기억할 수 있어서다. 우리를 주례하신 선생님은 '둘 다 배울 만큼 배우고 인물도 그만하면 되었으니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살라'고 하셨는데, 그걸 잘 지킨 것 같지는 않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신랑 신부도 오늘의 주례사를 기억하며 살 수 있을는지, 부디 그러하기를 바라본다.


♡항해자♡

나 비로소 이제

깊고 넓은 바다 간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 손을

주는 결코 놓치지 않으셨다

나 비로소 이제

폭풍우를 뚫고 간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약한 나를

잡아 주시는 그분은 나의 주님

주 나를 놓지 마소서

이 깊고 넓은 바다에 홀로

내 삶의 항해의 끝이 되시는

주님이시여 난 의지합니다

날 포기하지 마소서

나 잠시 나를 의지하여도

내 삶의 항해의 방향을

잡아 주시옵소서

나 비로소 이제

깊고 넓은 바다 간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 손을

주는 결코 놓치지 않으셨다

나 비로소 이제

폭풍우를 뚫고 간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약한 나를

잡아 주시는 그분은 나의 주님

주 나를 놓지 마소서

이 깊고 넓은 바다에 홀로

내 삶의 항해의 끝이 되시는

주님이시여 난 의지합니다

날 포기하지 마소서

나 잠시 나를 의지하여도

내 삶의 항해의 방향을

잡아 주시옵소서

이 깊은 바다에 나 홀로

버려두지 마소서

예쁜 결혼예식 꽃장식
혼주(신랑 아버지)의 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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