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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우리 스타일! 몇 날 며칠 걸어도 좋겠다

광교산+백운산 산행

by 서순오

소피아님과 둘이서 살방살방 광교산과 백운산 산행 즐겁게 했다. 비가 온다고 해서 우의에 스패치까지 잘 챙겼지만 비는 안 오고 쾌적한 산행이었다.


오늘은 한 번도 안 가본 상왕교 종점에서 토끼재 쪽으로 오르는 길을 선택했다. 가파른 계단이 나오지만 쉬엄쉬엄 걸으니 참 좋다. 토끼재에 오르니 비로봉을 가고픈 마음이 살짝 들었지만 그냥 거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시원한 바람도 불고 초록숲길 산행이라서,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좀 뭐 한, 힘 하나도 안 들이고 땀도 별로 안 흘리고, 언제 다 걸었나 싶게도 후딱 정상 시루봉에 올랐다.

"역시 혼자보다는 둘이 더 좋다!"


시루봉에서는 비가 살짝 뿌린다. 산악회에서 온 듯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부랴부랴 내려온다. 우리는 둘 다 조용한 게 좋다. 비는 금방 그쳤다.


눈독만 들이던 광교산 시비에서 인증숏 남기고, 둘이서 도란도란 억새밭 쪽을 향해 간다. 백운산을 가나 마나 망설인다. 이따 소피아님도 나도 추석 장을 봐야 해서다. 곧 억새밭이 보인다. 여기서 결정해야 한다. 다음 코스는 하산? 아님 백운산? 글쎄다!


소피아님과 의견이 맞고 또 원래 코스이기도 하고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백운산으로 간다. 백운산에서 예쁜 꽃들과 동물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 싸리나무, 쑥부쟁이, 벌등골나물, 둥근이질풀 등 눈 맞추고, 고양이들과 꿩도 본다. 꿩은 사진에 담으려니까 자꾸 도망을 간다. 겨우 사진에 남긴다.


아, 그리고 백 명산 찍을 때 안내산악회에서 자주 뵈던 산우님을 백운산 정상에서 만났다. 청광종주 중이라 하던데, 산에서 우연히 뵈니 무지 반갑다. 기념샷 찍었다. 후훗!

오늘 산행은 소피아님과 둘이서 "우리가 예전에는 이랬다!" 그러면서 산행을 했다. 모름지기 운동은 자기 체력에 잘 맞을 때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다. 무어든 지나쳐도 모자라도 해가 되는 법이니까.


광교산과 백운산 산행은 "딱 우리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소수정예, 체력을 아껴가며 도란도란 우리끼리 넘 행복한 산행이었다.

"이렇게 걸으면 몇 날 며칠을 걸을 수도 있겠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둘이서 나눈 인사다.


소피아님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성격도 혈액형도, 현재 건강상태(산 타는 수준 등)도 조금 비슷하다. 험한 산은 이제 그만 타고 쉬운 근교산 자주 타자고 했다. 한가위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고 나중 또 만나길 바라본다.

광교산 등산 안내소에서 출발해서 갈림길에서 맨오른쪽 토끼재 쪽으로 오른다.
광교산 470 계단을 올라 토끼재에서 점심 먹는다.
광교산 정상 시루봉에서
백운산 전망대에서
백운산에서 만난 꿩과 고양이
백운산에서 만난 벌등골나물과 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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