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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영

왕상 22장

by 서순오

열왕기상 마지막 장인 22장에는 하나님께서 악한 아내 이세벨로 인해 동색이 되어서 우상숭배의 악을 행한 아합 가문을 멸할 계획을 미리 정하시고 어떤 방법이 좋을지 의논하는 천상회의가 나온다.


아니, 그전에 아람왕 벤하닷이 포로로 잡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아합 왕의 부친이 소유했던 땅을 돌려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길르앗라못을 순순히 돌려주지 않는다. 그러자 아합 왕이 그 땅을 치러 가려고 한다. 예언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의견을 묻는다. 하나같이 길르앗라못을 치러 가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북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불쌍히 여기셔서 함께 하셨기에 국력이 꽤 강해진 상태였고 또 남유다 여호사밧과도 동맹을 맺어 연합전선을 폈기에 아람과의 전쟁은 명분만 있다면 해볼 만했다.


모든 예언자들이 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호와께서 길르앗라못을 임금님 손에 붙이셨습니다.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미가야 선지자만은 '아니라'라고 말한다. 그러자 거지선지자 시드기야가 미가야의 뺨을 치며 조롱한다.

"여호와의 영이 나를 떠나 네게만 말씀하시더냐!"


미가야 선지자는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천상회의에서 거짓말하는 영을 내려보내 아합이 길르앗라못을 치게 하고, 그 전쟁에서 아합 왕을 죽게 하자고 꾀를 내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허락하셨고, 결국 거짓말하는 영에 사로잡힌 거짓 예언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아합에게 거짓말을 한다.


아합 왕은 한술 더 떠서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까지 미가야 선지자를 옥에 가두고 죽지 않을 만큼의 밥과 물만 주라고 한다.


북이스라엘왕 아합은 남유다 왕 여호사밧과 함께 아람의 길르앗라못을 치러 간다. 아합은 왕복을 벗고 평범한 군인으로 변장을 하고, 여호사밧은 왕복을 입고 출전한다. 그런데, 아람 군은 벤하닷의 특별한 명령을 받았다.

"아합왕만 사로잡으라!"


결국 아합왕은 아람 군이 우연히 쏜 화살에 맞아 전차에서 쓰러졌는데 왕복이 아닌 평군인복을 입었기에 아무도 알아보지 못해서 목숨을 잃고 만다. 왕임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치열한 싸움이 끝날 때까지 계속 피를 쏟아서 죽고 마는 것이다.


아합이 죽자 창녀들이 목욕하는 곳에서 아합이 죽은 전차의 피를 씻어서 개들이 그 피를 핥아먹는다. 이세벨 역시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신 대로 이스르엘 성벽에서 죽어 그 시체를 개들이 뜯어먹었을 것이다. 왕과 왕비의 죽음 치고는 너무나도 처참하고 참혹한 죽음이다. 악의 대명사는 그렇게 끝이 난다.


어디까지 올라갔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가 중요하다. 많이 맡은 자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하면 그 죄벌 또한 그만큼 비례해서 크다. 천하에 씻을 수 없는 자로 남을 것인가?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악명을 남길 것인가? 길이길이 기억되는 명예와 두고두고 존경을 받을 것인가? 그것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평가받는 것이다.


국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 거짓말하는 영에 사로잡힌 자들이 가득한가도 살펴봐야 한다. 그들은 길을 잘못 가는 왕을 말리지 않았기에 결국 왕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이다. 듣기 좋은 말이라고 다 유익한 것이 아니다. 나라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한 것인가? 그리고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랑과 공의에 의한 결정인가? 그것을 잘 분별해야 한다. 우리는 단 한번 살지만 우리의 이름은 영원히 남는다. 내가 살아간 대로 나의 이름이 역사 속에 남아 회자될 것이다. 아니 천국과 지옥에서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현대어성경 열왕기상 22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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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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